제2공항 전면재검토를 요구하며 무기한 단식 농성에 나선 김경배씨를 지지하는 도민들이 자발적으로 동조단식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김경배씨가 제2공항 전면재검토를 요구하며 사생결단의 각오로 무기한 단식에 돌입한 지 오늘(16일)로 7일째다. 제주도청 앞 농성 천막에는 김경배씨를 격려하기 위한 발걸음이 줄을 잇고 있다. SNS 상에서는 단식 농성 지지를 위한 한 끼 굶기 <김경배 힘내라!> 캠페인도 시작됐다. 김경배씨 옆에서 하루 동안 음식을 끊고 천막을 지키는 동조단식도 이어지고 있다. 오늘 하루 동조단식에 나선 황용운씨를 만났다.

 

-소개를 부탁한다.

2015년 2월에 제주에 내려 왔다. 3년 되어 간다. ‘아름다운 가게’에서 활동하다가 세월호 참사가 난 뒤 세월호 희생자를 기억하기 위한 공간을 마련하고자 제주에 내려오게 됐다. 운영해 오던 ‘기억공간 리본’은 계약 기간이 끝나서 현재 문을 닫은 상태고, 다른 공간을 알아보는 중이다. 녹색당원으로서 다양한 제주 지역 현안들에 대해 논의하고 또 참여하고 있다.

 

-처음 내려 왔을 때와 지금의 제주는 많이 다른 모습인가.

지금의 제주는 내가 생각했던 제주가 아니다. 제주에 와 보니 너무 많은 곳이 개발되었다. 천혜의 환경 자원인 바다, 오름, 곶자왈 들을 모두 개발하면 제주에 뭐가 남나. 제2공항을 지으려면 오름 절취가 불가피하다는 자료를 봤다. 도와 정부 측에서는 아니라고 발뺌할 수 있겠지만 일을 시작하고 나중에 말 바꾸는 일이 한두 번이 아니었다.

 

16이 하루 동안 제2공항 전면재검토를 요구하는 동조 단식에 나선 황용운씨(왼쪽), 단식 7일째에 이른 김경배씨(오른쪽).

-어떤 계기로 동조단식에 나서게 됐나.

무기한 단식을 선언한 김경배씨를 보면서 세월호 유족이신 유민 아버지 생각이 많이 났다. 안쓰러웠다. 단지 경제적인 이익만 따져서 제2공항을 밀어붙이는 제주도정의 행태에 화가 났다. 주민과의 소통 없이 일방적으로 물아붙인 결과가 강정마을 아닌가. 국가가 주민들의 목소리를 무시한 결과 그곳에서는 10년 째 갈등이 이어지고 있다. 지금 똑같은 일이 일어나고 있다. 과거의 경험으로부터 아무것도 배운 것 없이 제2공항을 몰아붙이는 것을 보면서 이건 정말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똑똑하다는 원희룡 지사는 강정마을의 갈등으로부터 대체 뭘 배운 건지 모르겠다. 민주시민들은 ‘숙의민주주의’에 대한 고민을 나누고 있는데 제2공항 문제를 보면 숙의는커녕 민주적이라고 말할 수조차 없는 일을 원희룡 도정이 하고 있다. 이게 독재 아니면 뭔지 모르겠다. (기자 註, 숙의민주주의는 민주주의의 한 유형으로 자유롭고 평등한 시민 사이에 공개적인 논증과 토론을 진행해 그 결과를 국가 권력의 잠정적 의사 결정 과정에 반영하여 정책 결정의 정당성을 확보하는 민주적 통치 방식을 뜻한다. 문재인 정부에서는 최근 신고리 원전 5,6호기 건설 중단을 둘러싼 공론화 과정에서 숙의민주주의를 실험적으로 적용하기 시작했다.)

 

-제주도정에 바라는 점이 있다면.

원희룡 지사는 도정에서 그만 손을 놓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원희룡 지사는 우근민 전 지사가 싸놓은 똥을 치우고 있다는 억울한 마음이 들지도 모르겠지만, 제2공항은 원희룡 지사가 치적을 세우기 위해 무리해가며 추진하고 있는 작품이다.

 

-끝으로 한 마디 부탁한다.

김경배씨가 건강을 해치기 전에 이 일이 잘 마무리 됐으면 좋겠다는 생각뿐이다. 단식은 사생결단의 각오로 목숨을 걸고 하는 것이다. 원희룡 도정은 사람을 살리는 결정을 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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