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4회 제주마축제가 20일부터 22일까지 렛츠런파크 제주에서 열린다.

국내 말 축제 중 가장 오랜 전통을 자랑하는 이번 축제는 한국마사회 제주지역본부가 주최, 제주특별자치도 후원으로 마련했다. 기존 축제와 차별화한 각종 행사와 전시, 공연 등 다양한 이벤트를 선보일 예정이며 제주 전통 말 문화와 말산업, 승마 등 말과 관련된 모든 것이 총망라됐다.

사라져 가는 고유의 전통 말 문화를 복원하기 위해 ‘제주 서순실 큰 심방의 말놀이 큰굿 공연’이 21일 열린다. 제주 신화 속에 나타난 말 이야기를 큰굿 공연으로 재현, 소중한 제주의 말 문화유산을 국내외에 널리 알리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번 축제 이벤트 가운데 의미있는 행사로 조선시대 임진왜란과 정묘호란 등으로 나라가 풍전등화의 위기에 처할 때 전마용 말 수 천마리를 나라에 바쳐 국난을 극복하는데 기여한 인물인 헌마공신 김만일의 영웅적 애국정신을 기리기 위해 제정된 제1회호국영웅헌마공신김만일상 대상 시상식이 오는 21일 오후 5시 렛츠런파크제주에서 개최되는 제주마축제 개막식 도중에 열린다.

제1호국영웅헌마공신김만일상 대상은 평생 말과함께 살며 지역사회에 봉사한 고경수씨(87·제주시 조천읍 선흘동)가 수상자로 선정돼 상패와 상금 1,000만원을, 특별공로상은 고 이달빈(서귀포시 중문동)씨가 상패와 상금 200만원을 각각 받게 된다.

고경수씨(대상수상자)

대상 수상자로 선정된 고경수씨는 “평생을 말과 함께 살아온 삶이 이렇게 보람있는 일인 줄 몰랐다”며 “더욱 까마득히 잊혀지고 있던 조선시대 제주에서 말을 길러 왜적과 호적의 침략을 물리치는 핵심전략으로 쓰도록 나라에 말을 바친 호국영웅 헌마공신 김만일의 역사적 사실을 새로이 평가하는 뜻 깊은 상을 받게 되어 뿌듯하다”고 소감을 밝혔다.

고경수씨는 조천읍 선흘리에서 평생 말을 키우며 마을리장, 청년회장, 동(洞)농업협동조합장, 마을공동목장조합장 등을 역임하면서 초지개량사업을 선도하는 등 지역사회의 리더로서 마을발전에 앞장서왔다.

특별공로상 수상자인 고 이달빈씨는 1920년 일본유학에서 수의면장을 받은 한국인 제1호 수의사로 축산업 불모지인 우리나라 축산학 및 축산업 발전에 금자탑을 쌓아올린 인물이다.

광복 이후 창경원 동물원장 겸 수의관, 한국마사회 초대마산과장 겸 이용과장, 기도(騎道)훈련소 총관, 국방경비대 및 기마경찰대 전속 수의관, 경주목장 조성 및 초대 경주목장장, 미군정청 국립대학안에 협조하여 서울대학교 수의과대학 설립에 기여했고, 외래교수로 산마·마정학 등의 강의를 하며 축산 불모지인 대한민국 축산학 및 수의과학 발전에 기여했다.

고 이달빈씨(공로상)

1952년에는 오랜 외지생활을 정리하여 제주로 귀향해 제주도 공수의(1953), 남제주군 공수의(1954)로 활약하는 등 가축병원을 개원하여 27년간 제주 축산업 발전에 헌신했다. 이같은 공로로 농림부장관 표창(1964), 제주도지사 표창(1969), 제주도지사 공로패(1997.8)를 받았다.

고인을 대리해 수상대에 오른 그의 아들 이문웅씨는 “대한민국의 현대식 축산업 도입 및 발전에 헌신해온 바를 공식적으로 인정받게 되어 선친께서 지하에서 기뻐할 것 같다”면서 “임진왜란과 정묘호란으로 국난을 당할 때 자신의 전 재산인 말을 나라에 바쳐 위기극복에 기여한 헌마공신 김만일이야말로 제주남성의 대표할 표상적 인물”이라고 말했다.

(사)헌마공신김만일기념사업회(이사장 김부일)가 주최하고 한국마사회제주지역본부(본부장 정형석)가 후원하는 제1회 호국영웅헌마공신김만일대상은 조선왕조가 임진왜란과 정유재란, 정묘호란 등 외적의 침입으로 최대의 위기때 나라에 전마가 모자라 전전긍긍할 때 국난극복에 필요한 말 수 천여마리를 바쳐 헌마공신의 칭호를 받은 호국영웅 김만일의 애국정신을 널리 기리고 제주의 말산업 발전과 마 문화 창달에 기여한 개인이나 단체를 발굴 시상함으로써 국가사회발전을 도모하고자 제정됐다.

호국영웅 헌마공신 김만일(1550-1632년)은 조선시대 정의현 의귀에서 태어난 탁월한 목축가로 개인 목장인 산마장을 경영하면서 왜적과 호적의 침입으로 국난을 겪을 때 마다 나라에 핵심 전략 군수품인 전마 수 천여필을 도맡아 감당했던 제주남성의 표상적 인물이다.

헌마공신 김만일은 선조, 광해군, 인조대에 걸쳐 자신의 목장에서 키운 양마를 군마용으로 나라에 바쳐 ‘헌마공신’의 칭호와 관직을 제수받았고, 지위는 종2품 가선대부, 오위도총부도총관에 이어 정2품 동지중추부의 지중추부사, 종1품 숭정대부에 이르러 제주사람으로서는 조선시대 가장 높은 벼슬을 지냈다.

조정은 그의 헌마공적을 인정하여 그의 큰 아들 대명을 보성군수로, 둘째 아들 대길을 산마감목관으로 임명하는 등 240여년(효종9년1658~고종32년 1895)간 그의 후손 83명이 산마감목관직을 세습하며 헌마공신 김만일 가계는 누대에 걸쳐 2만여필 이상의 말을 나라와 조정에 바쳤다. 인조는 헌마공신 김만일의 영웅적인 애국정신에 고마운 마음을 담아 비단옷을 보냈고, 그가 살았던 동네가 오늘날 남원읍 ‘의귀리(衣貴里)’로 불리는 것도 임금님으로부터 ‘귀한 옷을 받은 마을’이란 데서 나왔다 한다.

수상자인 고경수씨는 80을 넘긴 지금 후계자인 작은 아들(碩希)과 함께 30여 마리의 제주마와 한라마를 사육하며 최고의 경주마로 훈련시켜 전후 4회의 대상경마에서 우승하는 등 그의 말에 대한 안목과 열정은 식지 않고 있다.

제주시 조천읍 선흘리 16번지 일대 10여필지 2만여평과 임대한 땅 등 그의 목장은 수백년된 여러 종의 나무와 천연 그대로의 자연·개량초지로 조성되어 있고, 연중 방목할 수 있도록 피우설가(避雨雪家·비와 눈을 피할 수 있는 집)가 있는 개방형 마사가 있다. 목장 안에 속칭 ‘어정이 물’이 있다 하여 ‘어정목장’이라 부르고 있다.

이 목장은 3대에 걸쳐 주위 방목구간을 돌로 구분되어 조선시대의 옛 목장을 연상케 하는 복지형 말 목장이다. 특히 목장 내 곳곳에 휴식공간이 있고, 목장 안 동쪽(선흘리 산71)에는 74대 감목관 김재전(金載全·1837~1888)의 묘도 있어 호국영웅 헌마공신 김만일의 역사이야기가 되살아나는 분위기 있는 장소다.

고씨는 선흘리에서 목축업을 하는 집안에서 태어나 유년시절부터 말과 함께 하는 시간이 많았다. 일제시대 김녕중학교를 통학했는데 먼 거리를 말을 타고 등교하기도 했다. 이런 과정은 군대를 제대하고 나서 평생 말을 키우는 밑거름이 되었다고 한다.

고씨는 4·3사건과 6.25참전 등 우리 현대사의 아픔을 겪었다. 전역이후 선흘리 마을에서 청년회장과 이장, 선흘리동농업협동조합장을 역임하며 마을 재건과 발전을 견인했다.

선흘공동목장조합장 재임중에는 조합원들을 설득하여 선대로부터 내려오는 마을공동목장 개량사업을 추진 했고, 특히 전역 후 말 한 두 마리로 시작한 개인 목장을 계속 확장해 80년대에는 100여마리의 말생산 농가가 됐다. 그는 초지개량 사업중에 채취된 거석들을 쌓아두었다가 돌문화공원 조성 시에는 20톤 트럭 5대분의 대석을 공원조성용으로 기증하는 등 남다른 안목의 소유자다.

이같은 초지개량과 공동목장을 육성한 공로로 축산진흥부문 도지사표창(2001),제주돌문화공원조성사업 공훈 표창(2006), 최우수 제주마표창(2회), 경주마대상경주 우승(4회), 호국영웅 기장증 및 호국영웅장(2013)을 수상하는 등 우수한 경주마 육성 공급 및 6.25참전 유공자 등 나라사랑에 대한 인정을 함께 받고 있다.

#관련태그

#N
저작권자 © 제주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