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오후 5시 제주도청 맞은편 인도에서 열린 제2공항 반대 집회 참가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제주 제2공항 원점 재검토를 촉구하는 촛불집회가 26일 오후 5시 제주도청 정문 맞은편 거리에서 열렸다. 성산읍 주민들을 비롯해 시민사회단체, 제주해군기지 건설 문제로 10년째 몸살을 앓아온 강정마을 주민, 제주녹색당, 그리고 제2공항 원점재검토를 요구하는 제주도민들이 집회에 함께 했다.

대책위와 주민, 연대 시민단체, 제주녹색당, 해군기지반대위의 연대 발언과 김경훈 시인의 시낭송, 볍씨학교 학생들의 공연 등으로 진행된 이번 집회에서는 주민들의 반대에도 제2공항 조기 추진을 강행하고 있는 원희룡 도정을 규탄하는 구호들로 채워졌다.

김석범 제2공항 성산읍 반대위 김석범 위원장은 리얼미터 9월 광역자치단체 평가에서 원희룡 도정이 14위(전체 17곳)를 한 사실을 꺼내들었다. 제2공항 등 산재한 지역 현안과 갈등을 해결하지 못하고 불통 행정으로 일관한 것이 그 이유라는 의미다.

이어 김석범 위원장은 원희룡 도지사에 대해 “(주민들 앞에) 당당하지 못하고 그릇이 작은 지사라는 것을 이번에 알았다"며 "도민의 한 사람으로서 정말 창피하고 안타깝다.”고 말했다. 그는 “집회 참가자들의 열의를 보면 우리가 바라는 것이 이뤄지지 않을까 싶다.”고 했다.

단식 17일째. 수척해진 김경배 성산읍반대위 부위원장이 연대 공연을 나온 볍씨학교 학생들의 노래를 듣고 있다. 볍씨학교 학생들은 '우리의 노래가 이 그늘진 땅에 햇볕 한줌 될 수 있다면' 등을 불렀다.

시간이 흐를수록 원희룡 지사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는 더욱 높아졌다.

오신범 제2공항 성산읍 반대위 홍보차장은 원희룡 지사가 과거에 내뱉은 “주민동의를 얻으라는 말은 공항을 짓지 말라는 말과 같다”는 발언을 되짚으며 탄식했다. 일개 시골 마을에서 일을 그렇게 하지 않는다고 꼬집었다. 또 공무원들을 향해 쓴소리를 내뱉기도 했다. “원희룡 지사가 이런저런 지시를 하면 어떻게 들리냐. 잘난 척하는 것으로 들리지 않냐. 그게 레임덕이다.”라고 말해 집회 참가자들의 큰 웃음을 얻기도 했다.

문상빈 제주환경운동연합 공동의장은 원희룡 도지사가 13일째 단식 중이던 김경배 성산읍 부위원장을 찾아 ‘(단식은) 부위원장이 알아서 하시고’라고 말했던 일에 대해 안타까움을 표하며  제2공항 용역과 관련하여 진상조사위를 꾸리고 타당성 재조사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정부와 집권여당인 민주당 제주도당에 주민과의 상생 방안에 대한 대책을 요구하기도 했다.

도청에 걸려 있는 원희룡 도정의 슬로건과 피켓에 담긴 문구가 대조적이다.

안재홍 제주 녹색당 사무처장은 원희룡 도지사가 소통하려는 자세를 보이지 않고 천막에서 단식중인 김경배씨를 찾아와 비꼬고 비웃었다고 밝히면서 “이런 사람을 도지사라 할 수 있겠냐”고 자문했다. 또 국책사업으로 인한 주민 갈등을 폭탄으로 비유하며 이 폭탄이 강정에서 성산으로 넘어가 제주 전역으로 돌고 있다면서 제주 어디에서든 똑같은 일이 다시 발생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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