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우일 주교와 원희룡 제주도지사는 김경배 씨의 안위를 우선하자는데 의견을 같이 했지만, 원 지사가 김씨를 방문하는 과정에서 분란이 발생해 아쉬움을 남겼다.

▲10일 오후 제주시 아라동 주교관에서 강우일 주교와 원희룡 제주도지사가 면담을 하고 있다.@제주투데이

"양용찬 언급하는 김경배 씨 걱정된다"

천주교제주교구 교구장인 강우일 주교는 10일 오후 원희룡 지사와 만나 제2공항 추진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단식농성 중인 성산읍 반대위 부위원장 김경배 씨와 만나줄 것을 요청했다.

아라동에 위치한 주교관에서 원 지사를 만난 강우일 주교는 먼저 김경배 씨의 안부를 전했다.

강 주교는 “하루이틀 사이에 끝날 문제가 아니고 오랜 실랑이를 할 이슈이니 극한상황으로 가지 말고 기운을 살펴야 하지 않겠느냐고 했고, 주변에서도 그렇게 권했지만 고향을 위해서라면 목숨도 아깝지 않다며 강한 톤으로 말을 하더라”고 안타까워했다.

특히 강 주교는 “주변의 이야기에 따르면 김씨가 심적으로 한계상황을 느끼는 것 같고 양용찬씨를 자주 언급한다고 하더라”며 “혹시라도 불행한 일이 생길까봐 걱정이 된다”고 말했다.

▲강우일 주교가 원희룡 제주도지사에게 김경배 씨의 안부를 전하고 제2공항 추진의 재검토를 요청하고 있다.@제주투데이

강 주교 "제2공항 들어서면 제주 포화될 것"...원지사 "도민의 의견 다양, 중지 모아야"

이어 강 주교는 “제주도 땅은 1년에 몇천만명이나 받을 수 있는 땅이 되지 못한다”며 “교통문제나 부동산문제도 제주도로 사람이 몰리니 감당이 안되어서 생기는 문제”라고 지적했다.

따라서 “제2공항이 들어서면 내방객이 얼마나 몰려올지 모르고 아름다운 제주를 지키기 어려울 것이고 원주민이 내몰리는 상황이 될 것”이라며 “그런 개발을 계속해야 할지 근본적인 질문을 드리고 싶다”고 말했다.

이에 원 지사는 “지금 지적들은 모든 도민이 체감하는 것”이라며 “행정이 입장에서 여러문제를 끌어안고 있다보니 당장의 문제를 접근하는 차원이 다를 수 있다”고 답했다. 특히 반대하는 주민들도 있지만 찬성하는 주민들도 있기 때문에 다양한 의견을 담아야 한다는 의견도 피력했다.

▲원희룡 도지사가 도의 입장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제주투데이

또한 원 지사는 “공항 건설 과정에서 오름을 자르거나 문화재의 가치가 있는 동굴이 나오거나 군사공항의 목적으로 쓰려한다면 도정이 먼저 나서서 반대할 것이란 입장은 국토부에 전달한 바 있다”며 “도는 국토부의 사업에 관여돼있지 않기 때문에 앞으로 국토부와 반대위에서 접점을 찾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김경배 씨 문제와 관련해 원 지사는 “생명과 건강보다 중요한 이슈는 없기 때문에 대화와 접점을 찾기 위해 노력하겠다”며 “김씨도 제주도민인만큼 극단적인 상황으로 내몰리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강 주교는 “도민의 중지를 모으려는 입장은 이해를 한다”면서도 “민주주의는 다수결이 아니라 제일 약한 사람의 기본권리도 지킬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드는 것”이라고 말했다.

따라서 “생존권이 걸린 도민들의 문제를 잘 감안해 풀어달라”고 요청했다.

▲성산읍 제2공항 반대대책위원회의 천막농성장의 모습@제주투데이

면담 거절한 반대위 "연락 하고 왔어야"

강 주교와 원 지사는 서로의 입장을 확인하고, 김 씨의 건강을 챙기는 문제를 우선해야 한다는데 의견을 모았다.

하지만 이후 과정은 다소 아쉬움을 남겼다. 강 주교와 헤어진 직후, 원 지사는 곧장 도청 앞 천막농성장을 찾아갔다.

하지만 반대위측은 “미리 연락을 하고 와달라고 요청했건만 불쑥 찾아왔다”며 강하게 반발하며 면담을 거부한 것. 따라서 도는 차후 반대위와 일정을 조율해 도지사와 김씨와의 면담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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