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희룡 제주도정의 공무원과 외주화는 늘었지만, 정책예산은 줄고 있어 역량이 후퇴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16일 열린 제주특별자치도의회 제356회 정례회 본회의에서 문답중인 원희룡 제주도지사(왼쪽), 박원철 도의원(오른쪽)@사진제공 제주특별자치도의회

16일 오전 제주특별자치도의회 365회 제2차 정례회에서 열린 도정질문에서 박원철 도의원(더불어민주당, 한림읍)은 "도지사는 선거일정에만 관심을 쏟고 있고 공무원들은 민선5기 때보다 일하지 않는 것으로 분석됐다”며, “원 지사가 공직사회가 어떻게 돌아가는지 관심과 의지가 없었거나, 어떻게 관리해야하는지 몰랐거나 둘 중의 하나”라고 강도높게 비판했다.

박 의원은 이에 대한 근거로 ▲행정사무의 외주화, ▲정책예산 감소, ▲중앙지원사업예산 증가율 하락, ▲이월예산액 증가, ▲공무원 수 증가 등을 들었다.

외주화와 공무원은 급상승

먼저 박 의원은 민간위탁금과 공기관대행사업을 합친 행정사무 외주화의 자료를 공개했다. 이에 따르면 민선5기 끝나는 2013년 약3천억원으로 전체 예산대비 7.7%였으나, 민선6기 2017년의 경우 4천4백억원 규모로 전체예산대비 8.7%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공무원의 수도 크게 늘었다. 공무직을 포함한 공무원 증가율은 민선6기는 4.7%로 민선5기 1%보다 컸다.

실제로 시도별 공무원 1인당 주민수를 비교하면, 공무직을 제외했을 때 공무원 1인당 120명으로 전국 5위에 해당했다. 박 의원은 “공무직을 포함하면 공무원 1인당 84명으로 전국 1위라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도에게 돌아가는 비용은 축소

하지만 이같은 외연 확장과 비교해 도정의 정책 성적표는 초라하다는 것이 박 의원의 지적이었다.

먼저 중앙지원사업예산증가율은 이에 한참 못 미친 것으로 나타났다. 민선 5기의 연평균 증가율은 4.0%인데 비해 민선6기의 경우 1.4%로였다.

또한, 민선 6기의 다음연도 이월예산액도 크게 늘고 있었다. 민선5기 2013년의 경우 이월액은 7,424억으로 전체 예산의 19.1%였지만, 민선6기 2016년의 경우 이월액은 1조2,904억으로 전체예산의 27.4%에 이르는 것으로 분석됐다.

이같은 결과들은 결국 한해 집행하는 정책예산 감소로 이어졌다는 것이 박 의원의 지적이었다.
전체예산에서 이월액과 외주화 예산, 경직성 경비를 제외했을 때, 민선6기 2016년의 경우 실질적으로 쓰이는 정책예산은 2조1,878억으로써 전체 예산의 46.4%에 불과했다. 실제 예산에서 도민에게 돌아가는 비용이 절반도 되지 않는다는 분석이 가능한 것이다.

박 의원 "정치만 신경, 도정 안 돌아봐"...원 지사 "변명 없이 돌아보겠다"

이에 대해 박원철 의원은 “민선6기가 민선5기와 비교해서 도정역량이 떨어진다는 것은 충격적이었다”며, “도지사는 그동안 마을투어처럼 본인의 정치일정에만 신경 썼지, 공직사회가 어떻게 돌아가는지, 어떻게 가야하는지 관심도 의지도 없다고 볼 수 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원희룡 지사는 “지표의 내용은 논란의 여지가 있을 수 있다”며 조심스러운 입장을 보이면서도 “상당부분 일리가 있는 내용도 있다고 보고 원인이나 방법을 들여다보겠다”고 답했다.

이에 박 의원은 “의회에서 이 문제의 원인을 들여다보고 행정부지사에게 문의했을 때 집값 상승의 어려움과 연도폐쇄기가 4년전보다 2개월 앞당겨진 점, 지방재정법이 바뀐 부분을 언급했었다”며 “시급히 행정의 위기를 선언하고, 도민의 삶의 질 향상과 지속가능한 제주를 만들기 위해 도정의 리빌딩을 추진해야한다”가 당부했다.

원 지사는 “주민갈등이나 집값 상승으로 토지 확보가 어려운 점은 곳곳에 만연하는 현상이지만 결국 행정에서 풀어야 하는 일이니 변명보다는 개선하는 일에 초점을 맞추겠다”고 말했다.

▲원희룡 제주도지사가 박원철 도의원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사진제공 제주특별자치도의회

한편 이날 박 의원은 바른정당과 국민의당의 합당, 바른정당의 일부 의원들의 탈당 등의 정치상황과 관련해 원 지사의 입장을 묻기도 했다.

하지만 원 지사는 "함께 했던 도의원들이나 지지자들을 두고 여기서 입장을 밝히는 것은 예의가 없다고 생각한다"며 "서로 의견을 나눈 후 결정할 사안"이라고 딱 잘라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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