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투데이는 제주사랑의 의미를 담아내는 뜻으로 제주담론이라는 칼럼을 새롭게 마련했습니다. 다양한 직군의 여러분들의 여러 가지 생각과 이야기를 진솔하게 담아내 제주발전의 작은 지표로 삼고자 합니다.]

김성백/ 제주대 컴퓨터교육과 교수

언제부턴가 4차 산업 혁명이라는 단어가 어디서나 화두가 되고 있다. 사물인터넷, 빅데이터, 인공지능, 로봇 등 4차 산업 혁명의 핵심 기술 관련 전문가 모임인 학술대회나 워크샵 뿐만이 아니다. 많은 사람들이 모이는 모든 행사에는 거의 예외 없이 이러한 문구를 보게 된다. 이처럼 큰 관심과 화제의 우리나라에 가져온 직접적인 요인은 인공지능 바둑 프로그램인 알파고의 등장하여 일류 프로기사를 이긴 것이 아닐까 싶다. 급변하는 시대를 선도하기 위해서 또는 뒤처지지 않고 열심히 따라가기 위한 의도일 것이다. 그동안 우리나라는 급변하는 변화에 빨리 적응하고 따라잡는 그런 모습을 자주 보여줬다. 그래서인지 4차 산업 혁명이라는 화두가 던져지자 모든 분야에서 4차 산업 혁명을 지대한 관심을 보이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지도 모르겠다.

4차 산업 혁명을 이끄는 가장 핵심 요소는 인공지능일 것이다. 인공지능에 대한 연구는 꽤 오래전부터 해 왔지만 그동안 여러 가지 기술적인 장벽에 부딪혀 큰 진전을 보지 못했다. 그런데 최근 몇 년 사이 가시적인 성과를 보여주는 사례가 많이 등장했다. 인공지능 바둑 프로그램인 알파고는 대표적인 인공지능 사례 중의 하나이다. 앞으로 인공지능 기술이 발전하면 더 많은 우리를 놀라게 할 많은 사례가 등장할 것이다. 따라서 4차 산업 혁명을 이끄는 기술들이 발달할수록 사회 모든 영역에서 영향을 받게 될 것이다. 한 예로, 인공지능의 발달이 가져오는 여파가 철학 분야에까지 영향을 주고 있다. 미래에는 기술의 발달로 사람이 죽지 않고영원히 살 수 있을 거라는 예견이 있고 이에 대한 철학적 접근으로 트랜스 휴머니즘이나 포스트 휴머니즘에 대한 논의가 이루어지고 있으니 말이다.

그렇다면 4차 산업 혁명이 교육 분야에는 어떤 영향을 미칠까? 4차 산업 혁명 시대는 그동안 인간만이 할 수 있는 영역으로 알려진 창의성을 포함한 지능적인 활동을 기계가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즉, 그동안 컴퓨터가 사람 두뇌의 계산과 저장 능력을 대신하는 단계를 넘어서 지능적인 활동 전반을 더 뛰어나게 잘 할 수 있는 경지에 와 있다는 것이다. 이로 인해 단순한 업무부터 고도의 전문성을 요구하는 의사, 판사 등 전문직까지도 직업이 사라질지 모르는 위협에 처해 있다.

최근에 개선된 알파고는 더 이상 인간이 오랜 시간 동안 쌓아온 지식 없이도 단 3일만에 초일류 바둑 고수인 이세돌을 이겼던 예전 알파고의 실력을 뛰어 넘었다고 한다. 수십년 이상 바둑 공부만을 통해 오를 수 있는 경지를 고작 3일 만에 넘어섰다는 것은 교육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

기계가 단시간에 교육을 받아 잘 할 수 있는 것을 인간이 지금처럼 긴 시간동안 시간과 비용을 들여가며 교육을 받을 필요가 있을까. 필요한 지식을 학교의 교육을 통해서 보다는 인터넷을 통해 더 쉽게 얻을 수 있는 상황에서 단순히 지식을 전달하는 교육을 학교에서 해야 할까. 일상적인 의사소통이 가능한 수준의 번역과 통역을 제공하는 인공지능 통번역 소프트웨어가 이미 활용되고 있는 상황에서 외국어의 교육을 예전 같이 해야 할까.

이러한 4차 산업 혁명 시대의 흐름에 능동적으로 대처하기 위해서는 초중고부터 고등교육까지 진지하게 들여다보고 변화시켜야 할 것이다. 교육에 관한 것은 우리 사회에서 너무 민감하고 복잡한 이해관계에 얽혀 있어서 함부로 얘기하거나 다룰 수 없다. 그렇지만 이제 4차 산업 혁명 시대를 대비한 교육의 변화를 가시적으로 얘기해야 하지 않을 까 싶다. 4차 산업 혁명시대에 우린 무엇을 어떻게 교육해야 할지 근본적으로 묻는 시점에 와 있다.

#관련태그

#N
저작권자 © 제주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