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서귀포에 위치한 퍼시픽랜드가 아무런 보호조치 없이 돌고래를 방치한 채 공사를 진행한지 15일이 넘어가고 있다. 이에 시민단체들이 나서서 돌고래 보호와 돌고래쇼 중단을 촉구했다.

▲시민단체 핫핑크돌핀스 회원들이 퍼시픽랜드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사진제공 핫핑크돌핀스

고통받는 돌고래, 촉구해도 멈추지 않는 퍼시픽랜드

돌고래바다쉼터추진시민위원회는 20일 오전 11시 서울 호반건설 본사와 서귀포 중문단지 내 퍼시픽랜드에서 동시에 기자회견을 열고, 리모델링 공사를 즉각 중단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돌고래 쇼 업체 퍼시픽랜드는 지난 11월 5일부터 12월 17일까지 리모델링 공사를 진행하고 있다. 

이에 시민단체와 <제주투데이>는 지난 17일 퍼시픽랜드의 공사현장에 들어가 사육 중이던 돌고래들의 상태를 확인했다. 그 결과 돌고래들이 아무 보호조치없이 공사 소음과 진동, 분진에 무방비로 노출된 채 공연수조에 방치되어있는 상황을 목격했다. 

이에 시민단체 활동가들이 돌고래 보호 조치 마련을 촉구했지만, 퍼시픽랜드는 여전히 돌고래 이송이나 별다른 안전조치 없이 공사를 강행하고 있다.

시민단체인 핫핑크돌핀스는 “소리에 민감한 돌고래들이 건물을 부수는 소리와 두꺼운 쇠파이프를 절단할 때 발생하는 날카로운 소음으로 극심한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며 “이는 명백한 동물학대이자 국제보호종 돌고래의 생명을 위협하는 행위”라고 지적했다.

시민단체에 따르면 현재 퍼시픽랜드 공사 현장에 방치된 돌고래 5마리 중에는 서울시가 위탁 사육을 맡긴 큰돌고래 ‘태지’와 2005년 제주 비양도 부근에서 불법 포획되어 지금까지 돌고래쇼에 동원되고 있는 보호대상해양생물 남방큰돌고래 ‘비봉이’가 포함돼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핫핑크돌핀스는 “동물원수족관법에 따라 퍼시픽랜드를 관리감독해야 할 제주도청이 이같은 동물학대 사실에 대해 전혀 모르고 있어 큰 문제”라며 “태지를 위탁한 서울시와 환경부, 해양수산부도 이 사실을 모르고 있어 실로 무책임한 행정이며, 총체적인 관리부실”이라고 토로했다.

▲소음이 하루종일 들리는 가운데 퍼시픽랜드 수조에 방치돼있는 돌고래들의 모습(빨간원)@자료사진 제주투데이

"돌고래쇼는 시대착오적인 반생명적 행위, 폐지돼야"

이에 시민단체는 공사 중단만이 아니라 돌고래쇼 자체를 중단시켜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영국은 이미 1993년에 돌고래 수족관이 사라졌으며, 인도도 2013년 돌고래 수족관을 금지시킨 바 있다. 또한, 멕시코시티나 프랑스, 이탈리아, 스페인 바르셀로나 등에서 돌고래와 관련된 프로그램을 폐지하고 돌고래 보호에 앞장서고 있다. 

시민단체는 이 많은 선진 사례를 들면서 “돌고래쇼가 시대착오적이며 반생명적인 행위”라며 돌고래쇼를 폐지하고 가상 전시시설로 변경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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