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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내 가족을 살리는 심폐소생술김성훈/ 동부소방서 구좌119센터 김녕지역대 의무소방원 상방
제주투데이 | 승인 2017.11.24 05:39
김성훈/ 동부소방서 구좌119센터 김녕지역대 의무소방원 상방

어느덧 2017년도 가을을 넘어서 겨울에 이르렀다. 1년이 넘는 의무소방 복무를 하며 지나온 날들을 생각하면 각종 사건사고의 연속이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 중에서도 가장 기억에 남는 출동을 꼽으라 하면 단연 심정지 환자 구급 출동이다. 복무 기간 중 평균 한 달에 한 번 심정지 환자를 접하게 되었는데 구급 출동을 하는 입장에서는 매번 다른 출동들에 비해 부담감과 긴장감이 컸다. 환자는 매 순간 생사를 오가고 있으며 구급대원들의 처치를 지켜보는 가족들의 애타는 마음이 현장을 메우기 때문이다.

 과거에 비하면 현재 많은 사람들이 심폐소생술에 대해 알고 있으며 정기적인 교육을 받아 심정지 환자를 살려내는 사례도 많이 생기고 있다. 하지만 내가 심정지 환자 구급 출동에서 느낀 점은 아직도 많은 사람들이 심폐소생술을 할 줄 모르거나 그 필요성을 느끼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심정지 환자가 가장 많이 발생하는 곳이 바로 가정이다. 그렇기 때문에 가족들에 의해 발견될 가능성이 가장 크다. 이는 내 가족을 지키기 위해서는 심폐소생술을 할 수 있어야 한다는 말이다.

흔히 심폐소생술이라 하면 가슴 압박을 하고 인공호흡을 하는 것을 생각한다. 하지만 그에 앞서 실시되어야 하는 단계 몇 가지를 설명하고자 한다.

첫째, 환자의 의식과 호흡을 파악해야 한다. 만취한 사람이 쓰러진 경우나 단순 발작 환자를 심정지 환자로 오인하는 경우가 많이 있다. 그렇기 때문에 심폐소생술을 실시하기에 앞서 환자의 의식이 없고 호흡과 맥박이 불규칙한지를 파악해야 한다.

둘째, 당황하지 말고 우선 현장이 심폐소생술을 하기에 적합한 환경인지를 확인한다. 만약 환자가 침대에 누워있다면 가슴 압박이 제대로 되지 않기 때문에 딱딱한 바닥으로 옮기는 것이 좋다. 또한 차 도로변처럼 위험한 곳에 환자가 있다면 가장 가까운 안전한 곳으로 옮긴 후 심폐소생술을 실시해야 한다.

셋째, 주변의 특정 인물을 지목하여 119에 신고하고 자동제세동기(AED)를 갖고 와달라고 요청한다. 여러 사람이 있는 경우 군중 심리에 의해 특정 인물을 지목하지 않으면 누군가 먼저 나서서 행동하기 쉽지 않다. 따라서 주변 인물이 입은 옷의 색이나 특징 등을 지목하여 도움을 요청해야 한다.

넷째, 구급차가 도착하고 구급대원이 처치를 시작하기 직전까지 심폐소생술을 실시해야 한다. 심폐소생술을 하는 가장 큰 목적은 뇌에 혈액을 공급하기 위해서이다. 아주 짧은 시간동안이라도 뇌에 혈액이 공급되지 않으면 다시 심장이 뛰더라도 뇌사상태에 빠질 수 있기 때문에 자동제세동기를 통한 구급활동시간과 인공호흡을 하는 시간 이외에는 쉬지 않고 환자에게 가슴압박을 실시해야 한다. 만약 인공호흡을 하기 곤란하거나 주변에 자동 제세동기를 찾지 못한 경우라도 가슴압박을 실시하는 것만으로도 환자가 회복될 가능성이 있으므로 반드시 실시해야 한다.

흔히 알고 있는 ‘골든 타임’을 확보하는 것은 119 구급대원이 아니라 환자를 최초로 발견한 사람이다. 1분 1초가 아쉬운 상황에서 환자가 쓰러지고 구급차가 도착하기까지의 5분이 환자를 살릴 수 있는 가장 효율적인 시간이기 때문이다. 내가 사랑하는 가족이 심정지 상황에 놓였을 경우 그를 구할 수 있는 가장 큰 가능성을 가진 사람이 바로 자신이라는 것을 명심하고 심폐소생술에 대해 관심을 가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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