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 이민호 군의 명복을 기리고자 사람들이 다시금 촛불을 들고 모였다. 더 이상 이 군과 같은 일이 생기지 않도록 해야 한다는 마음으로 사람들은 철저한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을 외쳤다. 

‘고 이민호 군 사망재해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 촉구 촛불집회’가 2일 오후 5시 서울시청 광장에서 열렸다. 약 100명의 시민단체와 도민들이 참여한 가운데 열린 이번 집회에서 제주도민은 물론 서울과 전남 등지에서 온 단체들도 자리를 함께 했다. 

▲2일 제주시청 광장에서 열린 ‘고 이민호 군 사망재해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 촉구 촛불집회’에는 100여명의 시민들이 참여했다.@제주투데이

“교육부의 정책변화는 말장난, 전면 폐지만이 정답”

이날 집회에서는 지난 1일 교육부가 발표한 현장실습 변경안의 문제점도 지적됐다. 

김경현 전교조 정책기획실장은 “교육부와 언론은 조기취업 현장실습 폐지에만 포커스를 맞췄지만 정작 핵심은 놓치고 있다”며 “3개월의 취업기간이라는 말로 미화했을 뿐 실습생들은 최저임금조차 보장받지 못한 채 열정페이를 강요받게 됐다”고 지적했다. 

▲김경현 전교조 정책기획실장

김 실장은 먼저 현재 운영되고 있는 직업교육훈련촉진법 자체가 노동법과 달라 학습노동과 임금노동이 모순되고 충돌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또한 교육부는 현장실습을 3학년 2학기부터 한다고 밝혔지만, 1학기에도 예외적으로 할 수 있어 실효성이 없다고 지적했다.

마지막으로 김 실장은 현장실습을 독립교과로 편성해 선택사항으로 두겠다고 하지만, 예외사항으로만 두고 있어 현재 30%의 학교들만이 독립교과로 운영하고 있다는 점도 문제삼았다.

따라서 김 실장은 “교육부의 정책은 기업문화와 노동환경을 모르는 책상머리 행정”이라며 “현장실습의 전면 폐기만이 근본적인 모순을 극복할 정답”이라고 말했다. 또한 “새로운 직업교육을 학교현장에서 실천할 수 있는 참교육 토대를 마련하도록 전교조는 끝까지 투쟁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민호야 너를 잊지 않을게”

이어서 이날 집회에서는 이민호 군을 기리는 공연과 자유발언이 이어졌다.

먼저 민중시인 김경훈 씨가 나와 이민호군을 기리고 현장실습 실태를 고발하는 시를 읊었다.

이후 고등학교 래퍼팀 넌차일드가 집회의 분위기를 전환하는 랩을 불렀다. 또한 공연팀 수수가 나와 ‘쑥’이라는 노래를 부르기도 했다.

▲이날 참석한 도민들이 고 이민호 군을 기리며, 현장실습의 진정한 변화를 촉구하는 피켓을 들고 있다.@제주투데이
▲이날 촛불집회에는 가족들이 함께 이민호 군을 기리기 위해 참석했다@제주투데이

이어진 자유발언에서는 제주대 사회복지학과에 재학중인 학생이 나왔다. 이 학생은 “그동안 사회복지를 공부한다면서 고교 현장실습에 대해 전혀 몰랐다는 점에 반성했다”며 “민호 군은 우리에게 노동의 가치를 존중하고 돈보다는 생명의 가치를 존중하라는 메시지를 남기고 떠났다”고 말했다.

이 학생은 “민호야 미안하다. 네 잘못이 아니야. 리가 조금만 일찍 이 문제를 가졌다면 너의 죽음을 막을 수 있었을텐데 미안해. 우리가 너 대신 싸워나갈게. 노동의 가치와 생명의 가치가 우선되도록 우리는 너를 잊지 않을게”라는 말을 전했다.

한편 이날 마지막 이벤트로 참가자들은 제이크리에이션 제품의 사진이 붙여진 우드락을 깨면서 불매운동을 다짐했다. 

이날 집회를 주관한 ‘현장실습고등학생 사망에 따른 제주지역 공동대책위원회’는 “오는 6~7일경에 이민호 군의 장례절차가 진행될 예정으로 있다”며 “장례 방식은 논의 중에 있으며 많은 도민과 국민의 참여와 관심 부탁드린다”고 밝혔다.

▲이날 촛불집회 참석자들이 제이크리에이션 제품의 불매운동을 위해 우드락을 깨는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제주투데이
▲이날 촛불집회 참석자들이 제이크리에이션 제품의 불매운동을 위해 우드락을 깨는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제주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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