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특별자치도가 내년도 예산안에 책정한 제주 제2공항 관련 12억여원의 예산을 변경할 생각이 없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제주특별자치도 356회 정례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위원장 김동욱, 이하 예결위)에서 고용호 의원(성산읍, 더불어민주당)과 이상봉 의원(노형도 을, 더불어민주당)은 제2공항 관련 예산안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예산안 나중에 해도 충분" VS "기본계획 될 것을 대비해야"

먼저 고용호 의원은 “현재 성산읍에서 제2공항 건설을 반대하는 주민들도 있는데 충분히 협의하고 나서 예산을 올려야 할 필요가 있었다”고 말했다.

이에 제주특별자치도 현성호 공항확충지원단장에서는 “성산읍 반대위와 합의내용에 대해서는 도가 그들의 요구서를 국토부에 전달해 준 것일뿐”이라며 “국토교통부(이하 국토부)의 제2공항 관련 39억원 예산이 살아있고 사전타당성 이후 문제가 없으면 내년 4월에 기본계획 용역을 추진될 수도 있기 때문에 도에서도 예산이 필요해 12억원을 편성한 것”이라고 밝혔다.

▲고용호 제주도의원(성산읍, 더불어민주당)이 5일 열린 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서 질의를 하고 있다@사진제공 제주특별자치도의회

그러자 고 의원은 “국토부에서 용역을 발주해도 필요하지 않은 용역이 있을 수 있지 않느냐”는 말에, 현 단장은 “필요없는 용역은 없다”고 딱 잘라말했다.

“국토부가 기본계획 용역을 추진하지 않으면 어쩔 것이냐”는 고 의원의 질문에 현성호 단장은 “예산을 집행하지 않고 존치시킬 것”이라고 답했다.

결국 제2공항 예산과 관련해 도가 예산안을 바꿀 마음이 없다는 것을 다시금 확인시킨 셈이다. 

"주민갈등 부추기는 예산 재검토" VS "찬성하는 도민 의견도 있어"

그러자 이같은 도의 태도가 주민갈등을 부추긴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고 의원은 “설사 기본계획 용역이 발주되고 건설이 시작된다고 해도 반발이 심한 상황에서 2025년까지 완공은 어림없다”며 “주민갈등도 해소하면서 가야지 예산부터 반영하고 가면 오히려 더 막히게 된다”고 성토했다.

▲제주도의회 예산결산위원회에서 질의를 하는 이상봉 의원(노형도 을, 더불어민주당)@사진제공 제주특별자치도의회

이상봉 의원도 "결국 이 예산안은 도비이니 도민 갈등이 다 풀어지고 나서 해도 늦지 않는다"며 "도가 수동적이 되지 말고 능동적으로 나서서 갈등을 마무리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자 현 단장은 "반대하는 분들의 생각은 그렇지만 도민 전체로 보면 찬성하는 분들도 많아 예산을 진행하는 면이 있다"고 답했다.

이에 이 의원은 "삶의 터전과 관련있는 문제를 그렇게 말씀하시면 안된다"며 "반대위에서 분리용역이 되면 연구기관의 결과를 받아들이겠다고까지 나오는데, 이같은 방향성 안에서 문제를 풀어야 한다"고 꼬집었다.

한편 고 의원은 “현재 공항으로도 제주도가 몸살을 앓고 머리 혈관이 터지기 직전인데 공항이 하나 더 생기면 뇌출혈을 일으킬 것”이라며 “공항 인프라에 대한 조사부터 다시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현 단장은 “내년 말이면 공항 이용객이 3천만명을 넘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어 제2공항이 필요한 상황”이라며 “이미 공항이 더 필요하다는 타당성 조사 결과도 있다”고 답했다.

도 공항확충지원단은 예산안 가운데 ‘제2공항 운영권 참여방안 연구용역’ 1억원과 ‘제2공항 주변지역 발전 기본계획 수립 용역’ 6억원을 올렸다. 또한, ‘공항인프라 확충 관련 지역주민, 전문가 등 해외 공항 시찰’에 2억원, ‘지역주민 등 현지 사례조사 실비보상’ 3천만원, ‘공항주변 발전 및 상생발전 해외 우수사례 조사’ 3천만원 등을 편성하고 있어 성산읍 제2공항반대대책위원회 등 주민들과 도민사회단체들이 크게 반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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