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가 도내 영화인들의 반발에도 불구하고 제주문화콘텐츠 진흥원 설립을 추진하고 있는 가운데 제주영상위원회 사무처 직원들이 영상위 해산과 진흥원 합병을 찬성하고 나섰다. 또한 고혁진 제주영상위원회 해산 반대대책위원회(이하 반대위) 위원장이 <제주투데이>와 했던 인터뷰를 문제삼으며 공식사과를 요구했다. 

▲사단법인 제주영상위원회 직원들이 11일 오전 제주영상위원회 회의실에서 '제주문화콘텐츠진흥원 설립관련 입장표명을 위한 제주영상위원회 직원 기자회견'을 열었다.@제주투데이

제주영상위 사무처 직원들은 11일 오전 10시 제주영상위 회의실에서 ‘제주문화콘텐츠진흥원 설립관련 입장표명을 위한 제주영상위원회 직원 기자회견’을 열었다.

영상위 해산 찬성하고 나선 직원들, 그 이유는?

이 자리에서 영상위 사무처 직원 11명 일동은 진흥원 설립과 제주영상위의 해산을 찬성하고 공감대를 이뤘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고창균 제주영상위 경영기획팀장은 “지난 주 도에서 진흥원 설립 과정에 대한 상황을 보고 하는 자리가 있었고, 원희룡 제주도지사가 소수라도 반대의견이 있다면 원만히 매듭을 짓고 가자는 이야기가 있었던 것으로 안다”며 “이에 영상위 내부 직원들의 이야기도 허심탄회하게 들어보고 서로의 의견을 확인하는 자리를 가졌다”고 말했다. 그 결과 직원들이 진흥원 설립취지를 공감하고 영상위 해산에 전원 찬성하기로 결의를 모았다고 고 팀장은 전했다.

현경철 영상교육팀장도 “진흥원 설립에 직원들의 입장이 있다고 해도 크게 힘을 가지지 못할 것이라고 생각한다”면서도 “당장 내년에 영상위에 대한 예산이 잡혀있지 않아 직원들이 일을 할 수 없는 곤란한 상태”라고 전했다.

영상위 직원들의 설명에 따르면 당장 진흥원이 설립된다고 해도 1~2월까지는 업무공백이 생기게 된다는 것이다. 따라서 영상위 사무처는 이와 관련해 “어떤 결과가 나오든 제주특별자치도에서 조속한 행정절차를 통해 원만한 해결책을 제시해 달라”면서 반대위에 대해 “무조건적인 반대는 해결책이 될 수 없음을 인정하기 바란다”고 촉구했다.

아울러 고 팀장은 "제주영상위가 설립되었던 당시와 지금의 로케이션 편수나 사업분야, 범위는 많이 달라졌다"며 "수년전부터 사단법인이라는 체제로는 영상위의 체질과 시스템 개선을 하는데 한계가 있기 때문에 재단법인 진흥원 설립은 중요하다"고 주장했다. 또 "반대위의 존치 주장도 의미는 있지만 너무 과거지향적으로 가는 것이 정말 도움이 될지 모르겠다"고 덧붙였다.

영상위 사무처는 기자회견 직후 11일 오전 영상위 이사들에게 이같은 직원들의 입장을 전달했다.

▲고창균 제주영상위원회 경영기획팀장(중앙)이 기자들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제주투데이

“고혁진 위원장의 직원들 비전문성 언급, 모멸감 느꼈다"

이번 기자회견에서는 지난 11월 30일 고혁진 반대위 위원장이 <제주투데이>와의 인터뷰에서 했던 언급에 대한 의견 표명도 있었다. 직원들은 "직원들의 자격을 비하하는 발언에 모멸감과 자괴감을 느꼈다"고 주장했다. 

현경철 팀장은 "그동안 사무처가 이래라저래라 할 입장이 아니어서 침묵하고 있었지만 직원의 생존권 문제 이전에 자존감의 문제가 있어 나서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들은 “고 위원장은 적법한 절차에 의해 추진된 영상위의 사업에 대해 사실과 다른 내용뿐만 아니라 직원들의 자격을 비하하는 발언을 했다”며 “고 위원장의 공식적인 사과를 요구한다”고 말했다.

특히 고 위원장이 직원들이 비전문가이며 진흥원으로 승계시 “놀고먹으려고 가는 것이냐”는 발언에 대해 직원의 명예를 훼손했다는 것 주장했다.

또한 직원들은 고 위원장이 올해 5월까지 영상위 이사로 있으면서 영상위 해체에 대해 이미 알고 있었으면서도 몰랐다는 식으로 발언한 것은 허위사실이라고 말했다.

▲사단법인 제주영상위원회 직원들이 11일 오전 제주영상위원회 회의실에서 '제주문화콘텐츠진흥원 설립관련 입장표명을 위한 제주영상위원회 직원 기자회견'을 열었다.@제주투데이

영상위 직원들은 고 위원장의 발언에 대해 법적대응도 마다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제주영상위 직원들이 제주영상위 해산을 찬성하고 나오면서 제주영상위 갈등이 새로운 국면으로 전환되고 있다. 진흥원 설립을 위한 시간이 20여일도 채 남지 않은 상태에서 어떻게 의견을 수렴할 수 있을지가 도정의 숙제가 된 셈이다.

한편 반대위는 오늘 11일 오후 3시 제주시 연동 하워드존슨 제주호텔에서 ‘제주영상위원회 진흥전략 방안을 위한 정책 설명회’를 개최하고, 영상위 유지와 독립성 강화를 강조할 예정이다. 이날 설명회에는 영상‧영화 관계자와 함께 김홍두 제주특별자치도 문화체육대외협력국장 등이 참석할 예정이다.

▲제주영상위원회 정문의 모습@제주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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