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평리 해안의 명물로 관광객들을 사로잡아온 두 개의 해녀상(작품명 ‘숨비소리’) 중 하나가 사라졌지만 여태 소재 파악이 안 되고 있다. 그나마 남아있는 해녀상도 바로 뒤로 펜스가 쳐지면서, 자연 풍경과 하나가 되던 대평리 해녀상은 작품의 의미를 잃고 말았다.(사진=제주투데이)

대평리 해안의 명물로 관광객들을 사로잡아온 두 개의 해녀상(작품명 ‘숨비소리’) 중 하나가 사라졌지만 여태 소재 파악이 안 되고 있다. 그나마 남아있는 해녀상도 바로 뒤로 펜스가 쳐지면서, 자연 풍경과 하나가 되던 대평리 해녀상은 작품의 의미를 잃고 말았다.

이승수 작가가 청동, 자연석을 이용해 설치한 해녀상은 대평리 해안 풍경과 어우러지며 제주 지역 공공미술의 가능성을 재확인시키고, 공공미술이 가야할 방향 중 하나를 가리킨다는 평가를 받기도 했다.

청동 소재 그물 형태의 몸통에 바다와 구름이 고스란히 투과되는 해녀상은 도민들과 관광객들로부터 사랑을 받으며 포토존으로 인식돼 왔다. 그러나 <제주투데이>에서 확인해본 결과 해녀상 중 한 작품은 현재 도난당한 것으로 확인됐다.

<제주투데이>가 사라진 해녀상의 행방에 대해 묻자 대평리 마을회는 “이장과 사무장이 자주 바뀌어서 관련 내용을 잘 모르겠다.”고 답했다. 이어 연결된 대평리 어촌계 관계자는 “작품을 도난당한 지 3년 정도 되었다. 경찰에 신고했지만 아직 별다른 답을 얻지 못했다.”고 말했다.

작품이 청동 소재인 만큼 고물로 팔려버렸을지도 모른다는 우려까지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대평리 해안의 명물로 관광객들을 사로잡아온 두 개의 해녀상(작품명 ‘숨비소리’) 중 하나가 사라졌지만 여태 소재 파악이 안 되고 있다. 도난당한 해녀상은 사진 왼쪽의 현무암 위에 서 있었다. (사진=제주투데이)

작품 도난 외에 또 다른 문제도 나타났다. 대평리 해안길 펜스가 설치되며 해녀상 뒤로 펼쳐진 자연 풍경이 잘려 나갔다. 이제는 예전처럼 하늘과 바다를 온몸에 담던 해녀상의 모습을 보기 어렵다. 해녀상은 본래 작품의 창작 의도를 잃고 초라한 모습이 되고 말았다.

이런 상황에 대해 해녀상을 설치한 이승수 작가는 <제주투데이>와의 전화통화에서 “관계 당국 간에 협의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것 같다. 해녀상 뒤로 펼쳐지는 바다 풍경까지가 작품의 일부인데 펜스가 설치되면서 작품의 의미 사라졌다.”며 아쉬워했다.

이승수 작가는 “발 부분이 뜨면서 보수가 필요한 상황이 있었다. 그에 대해 얘기했지만 처리되지 않으며 그 시기를 놓쳤다. 박경훈 제주문화예술재단 이사장이 공공미술에 대한 전수조사를 실시하고 정비도 하겠다는 방침이라 들었다.”며 “그런데 현재 작품을 무시하고 바로 뒤로 펜스가 설치돼 해녀상이 거기 있으나 마나한 상황이다. 행정 당국이 따로따로 일을 하고 있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시스템의 보완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결국 작품을 고정하고 있는 발 부분에 대한 정비가 늦어지면서 도난하기 쉬운 상태가 되고 만 것 아닌가 하는 추측을 해볼 수 있는 상황이다.

해녀상의 현재 모습을 확인한 도민들은 SNS 상에서 펜스 공사를 하면서 주변 경관 및 마을 예술품에 대한 고려를 하지 않았다는 데 대해 분개하고 있다.

이미 주변 자연 경관을 무시한 채 진행된 사계리 용머리해안 철제 다리 공사를 경험한 바 있는 도민들은 자연 환경과 지역의 특성을 고려한 세심한 작업이 이뤄지지 않아 아쉽다고 성토하고 있다.

공사 관계자들과 당국에 대한 교육 및 관련 공사 매뉴얼에 대한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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