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투데이는 제주사랑의 의미를 담아내는 뜻으로 제주담론이라는 칼럼을 새롭게 마련했습니다. 다양한 직군의 여러분들의 여러 가지 생각과 이야기를 진솔하게 담아내 제주발전의 작은 지표로 삼고자 합니다.]

신창근/ 아라동 주민자치위원, 경영학박사, 제주경영자 총협회 정책개발연구원 원장, 전 현대자동차그룹 기획조정실 이사

프라다. 구찌. 루이비통. 샤넬. 베르사체 등은 세계적으로 알라주는 명품상표이다. 특히 여성분들이라면 이같은 상표의 제품을 한 개라도 가져보고 싶은 마음이 항상 있었을 것이다. 이들 제품은 상품의 질이 좋기도 하지만, 무한정 대량으로 생산하는 흔한 제품이기도 아니기에 더욱 값이 있는 것일 것이다 .

이처럼 명품이란 뛰어나거나 이름난 물건 또는 그런 작품들로서, 오랜 기간 동안 사람들 사이에서 사용되며, 상품적 가치와 상표명을 인정받는 고급품이라고 할 수 있다. 아무리 가격이 비싸더라도 제품이 갖고 있는 상표 그 자체에 투자할 만한 가치가 있다고 판단이 되거나 자신의 이미지 관리를 위해서라면 사람들은 기꺼이 자신의 지갑을 열게 만들어 구입하게 하는 것이 명품일 것이다.

지난해부터 제주관광 업계는 어려움에 처해 있다. 사드(고고도방어미사일체계)의 한국 배치로 중국과의 외교 갈등으로 확대되면서, 중국정부가 자국민들의 한국 관광을 금지하는 한한령(限韓令) 발표 후 한국을 찾는 중국 방문객의 수가 전년 동기 대비 50% 이상 확연히 감소하고 있기 때문이다. 다행히도 최근 양국 간의 외교적 노력으로 갈등해결의 징후가 보이면서 제주 관광업계도 제주관광이 활성화되기를 기대하는 분위기다 .

제주는 년 1,500만 명이 찾는 관광지이다. 전체 관광객의 약 20%가 외국인 관광객 인데, 이중 80%가 중국 관광객들임을 감안한다면 제주방문 외국인 관광객들의 대다수가 중국 관광객이라고 해도 과언은 아닐 것이다 .

한편 중국관광객들이 지난 몇 개월간 줄어들자, 제주 지역사회 및 관광지를 방문하는 내국인 관광객들은 한결 반기는 기색도 없지 않다. 왜 그렇까?

그동안 대규모 중국인 단체 관광객들의 제주방문은 국내(제주)의 중국관광객 전담여행사를 통해 이루어졌다. 중국 현지 여행사를 통해 중국인 관광객 1인당 일정금액이 송객수수료(일명 인두세)를 지불하고 더불어 항공권 구입비용 외 제주 체류비용까지 일부를 국내(제주)여행사에서 부담하는 일이 있어왔다. 이렇게 출혈 경쟁으로 중국 관광객을 유치하는 현상이 만연되었음은 제주관광업계에서는 널리 알려져 있다.

이러다보니 제주관광은 중국 현지에서는 항공권 구입 비용만 부담하면 여행할 수 있는 싸구려 외국관광지로서 인식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저가로 유치된 외국관광객은 일부 관광업계 특히 쇼핑을 하는 면세점 업계에는 수익을 낳는 중요 고객일지 모르지만, 제주 도민의 실질적 소득증대에 기여함은 미미하다. 오히려 제주 지역의 다양한 사회문제, 이를테면 범죄, 쓰레기. 공중질서, 사회 인프라 및 상하수도 수요증가 등 지역의 사회비용의 대폭적인 증가를 유발하고 있다.

또한, 이같은 국내-외관광객들로 말미암아 제주 지역주민들의 삶을 위협을 받는, 이른바 투어리스티피케이션(touristification) 현상까지 나타나고 있다. 제주의 관광이 이같은 싸구려 관광지가 아닌 세계인들이 평생 한번 꼭 방문하고픈 명품 관광지가 되기 위해서는 먼저 무제한적인 양적 우선의 외국관광객 유치보다 제주의 참 모습을 만끽할 수 있는 질적 관광지로서 변화가 필요하다. 다시 찾고 싶고, 타인들에게 적극 제주 관광을 권유하는 명품 관광지가 되기 위해서는 최우선적으로 입도 관광객 수를 제한하는 여러 가지 대안들을 적극적으로 검토해야 할 시기라고 생각한다.

이제 제주관광은 고부가 가치의 관광객을 유치하여 실질적으로 관광객과 지역사회가 상생하고 만족하는 공정관광(fair tour)을 통해 세계적 명품관광 메카로 탈바꿈하는 몸부림이 요구된다. 오늘 제주의 오름들은 아프다. 더 중병에 앓기 전에 지금 치유가 필요한 시기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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