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투데이는 제주사랑의 의미를 담아내는 뜻으로 제주담론이라는 칼럼을 새롭게 마련했습니다. 다양한 직군의 여러분들의 여러 가지 생각과 이야기를 진솔하게 담아내 제주발전의 작은 지표로 삼고자 합니다.]

강대성/ 증권회사 이사 역임, 재경 제주도민회 부회장

지금 대한 민국은 비트코인(가상화폐) 광풍으로 한 겨울임에도 불구하고 그 열기가 대단하다.

2009년 프로그래머 '나카모토 사토시' 가 가상 화폐를 만들 때만 해도 1 달러도 되지 않았다. 그러나 2013년 키프로스 사태 ( 키프로스 구제금융 사건으로 은행을 불신케 하는 단초가 됨)로 인해 유로화가 급락 하면서 비트코인이 급등 하는 일이 벌어 졌다. 그 사이에 몇번씩의 급등락을 겪으면서 마크 저커버그가 비트코인에 투자 하면서 부터 언론의 조명을 받기 시작 했다.

이어 노르웨이 한 남성이 단 돈 22,000원으로 4년 만에 약 9억 원의 수익을 올렸다는 소문이 나면서 고공 행진을 하기 시작했다. 거기에다 미국 연방준비이사회 버냉키 의장이 미래의 화폐성을 인정하면서부터 중국, 일본, 미국, 한국에까지 그 범위가 급속도로 퍼지기 시작했다.

그렇다면 가상화폐란 도대체 그 정체가 무엇이고, 그것이 화폐를 대신할 수 있고 경제적 가치는 가질 수 있는 것인지에 대한 연구가 필요해 보인다. 이 부분에 대한 전문가는 아니다. 다만 오랜 기간 증권 회사에서 수많은 종류의 금융상품을 거래하고 투자를 하는 파트에서 일한 경험을 토대로 접근해 보고자 함이다.

현재 많은 투자자들이나 관계자들이 이 글을 읽으면, 필자가 공공의 적이 될 수도 있음을 잘 안다. 그러나 지금의 비트코인 열풍은 곧 광풍이 되어 돌아오리란 믿음을 가지고 있는 필자이기에, 그 정도의 비난은 감수할 각오로 이 글을 쓰고 있다.

비트코인은 컴퓨터를 동원해서 만들어 진다. ‘블록체인’ 이라는 웹사이트에 계정을 만들어 비트코인을 채굴하고 관리할 수 있다. 비트코인을 채굴하려면 복잡한 수학적 암호를 해독해야 하는데, 일반 컴퓨터 한 대로 이 암호를 해독하려면 5년 이상이 걸린다고 한다. 그래서 최소한 성능이 좋은 컴퓨터를 가지고 이 채굴 작업을 하고 있다. 중국이 연료가가 싸서 그룹으로 채굴되고 있는데, 몇 만대 이상의 컴퓨터가 돌아가고 있다고 한다.(고로 일반인들이 채굴하기엔 남의 일이다.)

2040년까지 2.100만개를 끝으로 채굴이 끝나도록 설계가 되어 있어tj, 그 때까지는 난이도가 상당히 높아지리라 생각한다. 그런데 채굴하는 과정에서도 지금 여러 가지 문제점들이 노출 되고 있는데, 비트코인을 유통 거래 하는 과정에서 많은 문제점들이 하나 둘씩 나타나기 시작했다. 급기야 수수방관 하던 정부 당국에서 부랴부랴 규제에 나서긴 했는데, 오히려 정부 당국에서 용인하는 모양새가 되고 말았다. 그나마 지금이라도 심각성을 인식하여 내린 조치에 대해서는 늦은 감이 없지 않다.

지금 대한민국에서는 비트코인 거래소가 빗썸 강남과 광화문, 그리고 조만간 부산에까지 세워진다고 한다, 거래소는 당국의 승인 없이도 통신 사업자로 개인이 얼마든지 만들 수 있도록 되어 있다.

온라인을 넘어 오프라인에 이르기까지 그야 말로 파죽지세로 발전해 가고 있다. 이미 거래 금액이 빗썸에서 6조 5천억 원이 넘어가고 있다. 코스피 거래 대금 6조원대나 코스닥 4조원대 보다도 더 많다.

대표적인 종류만 해도 1.비트코인, 2.이더리움, 3.라이트코인, 4.리플코인 등 국내는 10여종, 외국까지 합치면 수 백종이 되는 걸로 알고 있다.

요즘 학생에서 부터 직장인, 가정주부, 은퇴자들에 이르기까지 비트코인 모르면 낙오자란 말까지 들을 정도이다. 지방에서 원정 오는 건 물론이고 24시간 거래가 되고 상-하한가가 없다 보니, 하루에도 40~50%의 등락이 피를 말리게 한다.

학생들은 이렇게 쉽게 돈을 버는 방법이 있는데 하면서 책을 놓고 있다. 직장인들도 마음이 콩 밭에 있다 보니 업무 효율이 올라 갈 수 없다. 1988년도 국민 개주 시대를 보는 듯하다. 한전주와 포철주를 상장시키면서 온 국민을 주식시장으로 빨아 드려 결국엔 깡통을 차게 만들었던 그 때다. 1999년 벤처 붐과 함께 코스닥 붐이 일면서 몇백, 몇천원하던 벤처 기술주들이 100만원을 호가 하던 시절이 있었다. 그 때 시가총액 중 80%가 날아가고 많은 증권사와 은행 금융 기관들이 문을 닫고 직원들을 해직시키던 시기다. 지금 비트코인의 투기가 바로 그 전철을 밟지 말란 법이 없다. 이미 그 징후가 나타나기 시작했다.

사람 만날 때 마다 비트코인 얘기다. 언론에서 하루가 멀다 하고 지면을 할애 한다. 그리고 성공한 투자자들의 얘기를 집중적으로 싣는다. 당국의 규제 얘기에도 아랑곳 하지 않는다. 모두가 흥분해 있다. 그리고 은행 대출해서 투자 했다는 얘기가 들린다. 이 모두 버블에 가까워져 가고 있다는 징후들이다.

국내는 물론 외국의 사례들만 봐도 그렇다. 에드워드 첸들러의 투기 역사를 살펴보면 잘 알 수 있다. 원래 인간은 투기의 역사와 같이 했다고 한다, 그 만큼 인간은 이성적이면서도 반 이성적 행태에 함몰되기도 하는 나약한 의지를 갖고 있다.

1630년대의 네덜란드 검은 튜울립 투기 사건은 워낙 유명한 사건이라 설명을 하지 않겠다. 1700년대의 영국 남해회사(South Sea Company)의 음모는 그야 말로 악마와 같은 투기의 전형을 보여 줬다 하겠다. 이 내용은 대략 이렇다.

1,000만 파운드의 정부 부채를 떠 안기 위해 남해회사가 세워 졌다. 정부의 채권을 이 남해 회사에게 주식으로 전환해 주겠다는 것이다. 토리당 월풀이 영국 재정을 맡으면서 이 때 재무장관 로버트 할 리가 남해회사를 세우게 된다. 정부로 부터 매년 일정한 이자와 함께 스페인 식민지와의 독점 무역권을 보장받고 흑인 노예까지도 공급 할 수 있는 공급권도 갖게 된다는 것이다. 즉, 국민들로 하여금 투자를 받아 정부의 부채를 경감하겠다는 기만술적인 회계 보충의 농간에 심지어 뉴턴 같은 과학자도 많은 돈을 잃었고, 수많은 시민이 파산했던 사건이다.

프랑스에서는 미시시피 버블이 있었고, 미국에서는 18세기 철도버블이 있었다. 골드러쉬에 따른 투기 광풍이 있었다. 1929년의 세계 대공황 사건은 투기 붐의 전형적인 사례라 하겠다.

물론 예전의 사례를 놓고 지금의 비트코인 열풍을 단순 투기로만 몰아가려는 건 결코 아니다. 다만 아직은 비트코인이 중앙은행을 통해 발행된 공식 화폐가 아니다. 화폐 기능으로서의 유통이나 교환, 저축의 기능이 아직은 미비하다 하겠다. 그리고 소득세나 양도세 같은 공식적인 세금을 내는 것도 없다. 그렇다고 주식이자 채권처럼 회사의 증자나 채권 발행 같은 순기능도 없다.

다만 4차산업의 블록체인이라는 미래 담보를 그 가치로 한다. 오로지 보이지 않는 상품에 투기적 거래를 통한 도박 같은 유형이라면 필자가 무지한 소리라고 할 지 모르겠다. 어떻게 보면 이것도 신자유주의가 낳은 결과물일 수도 있다 하겠다. 1970년대 이후 마가렛 대처와 레이거노믹스로 표현되던 정부의 자유방임과 같은 경제적 자유가 여러 가지 괴물을 탄생시키고 국민을 도탄에 빠트렸다.

2008년 뉴욕발 세계금융 사태는 150여년의 역사를 가진 리먼 브라더스와 AIG를 붕괴시켰다. 정부가 규제를 하지 않는 틈을 타서 금융 기관들은 앞 다투면서 파생 상품을 만들어냈다. 부채 담보부 채권이니 뭐니 하면서 일반인들에게는 생소한 금융상품을 쏟아 냈다. 20%의 원금을 가지고 80%의 부채를 담보로 아파트를 사게 하는 그야 말로 꿈만 같은 상품이 훗날 아파트 가격이 하락하면서 집주인은 물론 금융기관까지 파산케 했던 사건이다.

우리만 해도 키코라는 파상 금융 상품을 중소기업가들에게 팔아서 투자자들을 곤경에 빠뜨린 기억이 아직도 생생하다. 이럼에도 불구하고 인간은 망각의 동물인가 보다. 이런 전철을 다시 밟으려는 악마의 기운이 스멀거린다.

2008년 사태를 기점으로 신자유주의가 종말을 고했다고들 하더니 아직도 명맥은 유지되고 있는 것같다. 지금부터라도 정부 당국은 문제가 더 이상 커지기 전에 합당한 조치들을 빨리 내놓아야 할 것이다. 정부에서 어느 정도의 통제 아래 승인이나 허가를 해 줄 것인지 아니면 철저한 규제나 감시를 통해 투자자들을 보호하는 적극적 대처가 필요해 보인다. 나 몰라라 하고 차일피일 하는 사이에 언제 피바다가 될지도 모를 일이다.

순기능 보다는 역기능이 아직까지는 더 많아 보인다. 당국도 일반에게 자율적으로 맡겨 둘게 아니라 교육이나 홍보, 혹은 이해 당사자들을 위한 포럼이나 토론회 같은 것도 열어서, 사실을 알고 투자에 동참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다. 그리고 거래소나 비트코인 당국자들도 투자자들을 위한다면 다운이 된다거나 먹통이 된다거나 하는 기술적 투자에서부터 그라프나 자료들을 공개하여 어느 정도 객관적 자료를 바탕으로 투자할 수 있는 길라잡이도 만들어 주는 노력이 필요해 보인다.

아직 까지 필자의 식견으로는 폰지나 다단계 같은, 김선달이 한강물 팔아먹는 수준에 불과하다고 느끼고 있다. 물론 지금은 물 값이 휘발유보다 비싼 시대가 되긴 했다. 향후 비트코인이 전자 지갑이나 전자 화폐로서의 기능을 충분히 수행할 수 있는 시대가 금방 올지 모르겠다. 그러나 이러한 기능과는 무관하게 비트코인의 거래는 분명히 투기임에 이론이 없다 하겠다.

이제 비트 코인의 종류도 다양하게 채굴되고 거래될 것이다. 2040년의 2,100 만개가 최종이 아니라 유사한 비트코인이 전 인류를 광분케 할지도 모를 일이다.

끝으로 비트코인 투자자들에게 당부 하고 싶다. 물론 제 견해가 아주 틀릴 수도 있다. 그러나 늘 우리는 그렇게 알면서도 속아 왔다. 나는 아니라고, 나만 먼저 빠져나오면 된다고 생까한다. 그러나 그렇지가 않다. 처음엔 모두가 어느 정도 돈을 따는 시기가 있다.

문제는 따고 그만 두면 그만이지만, 재투자를 하게끔 되어 있다. 이 말은 결국 상투를 잡게 되는 것도 나일 수 있다는 것이다. 제2의 조지 소로스나 워렌 버핏의 꿈을 꾸신다면 단연코 말씀 드린다. 이러한 투자에서 돈을 따는 투자자는 5% 이내라는 걸,,, 제 경험으로 보면, 대부분 90% 이상 손해보는 층은 일반 개미들이다. 따는 곳은 기관 투자가나 자본가들, 아니면 외국인들에 국한된다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나는 예외라는 인식은 복불복 운수에서나 쓸 일이다. 그리고 결코 제로섬 게임도 아니다, 분명히 넌 제로섬 게임이고 마이너스 섬 게임이라는 사실을 필자는 너무 늦게 알았다. 아무튼 비트코인에 투자하고 계시다면 반드시 성공하길 바란다. 그리고 어느 시점에 과감히 이 시장을 떠나 있을 때, 당신은 성공한 투자자로 남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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