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와 제주도는 제주 제2공항 계획을 즉각 철회하라!

성산읍에 제주 제2공항을 건설한다는 계획이 발표된 지 2년이 지난 지금 제2공항 건설을 둘러싼 싸움이 새로운 고비를 맞이하고 있다. 지난 9월말 성산읍 제2공항 기본계획 용역을 발주하려는 제주도 및 국토부의 시도로 촉발된 싸움은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 성산읍 반대대책위와 제2공항 반대 범도민행동의 제주도청 앞 농성과 김경배 대책위 부위원장의 42일간의 목숨을 건 투쟁에도 불구하고 국토부가 기본계획 연내 발주 계획을 철회하지 않음에 따라 성산읍 대책위는 지난 12월 6일 상경투쟁에 나서 오늘까지 살을 에는 강추위 속에 광화문에서 천막농성을 벌이고 있다. 

국토부는 허울뿐인 협의로 주민을 우롱하지 마라!

문재인 대통령이 공항건설의 조건으로 절차적 투명성과 주민과의 상생을 내건 가운데 주민들의 저항이 이어지고 여론도 점차 악화되자 국토부는 뒤늦게 주민들이 요구해 온 사전타당성 용역 검증 요구를 받아들이겠다며 주민과의 협의에 나섰다. 그러나 실상을 보면, 국토부는 이 재검토를 형식적인 통과의례 정도로 생각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부지를 선정한 사전타당성 용역을 재검토한다면 기본계획 발주는 재검토 이후로 미루어야 하는 게 당연하다. 그러나 국토부는 예산 불용은 안 된다며 기본계획 수립과 재검토를 동시에 발주해야 한다고 강변하고 있다. 게다가 주민들과 구성하는 검토위원회에서는 쟁점사항만 정리하고, 판단과 결론은 용역기관에 맡겨야 한다는 것이다. 국내에 그런 용역을 수행할 기관은 몇 개 되지도 않거니와 그들은 모두 앞으로도 용역을 받아야 할 처지에 있는데 어떻게 국토부의 입장과 다른 결론을 낼 수 있겠는가? 더구나 주민들이 용역의 문제점을 지적하며 검증을 요구한 지가 1년 반이 넘었는데 그 동안 그것을 외면해 오다가 시간이 없으니 3개월 안에 끝내자고 하니 그저 요식 절차가 갖추어서 강행하겠다는 저의가 아니고 무엇인가? 진정성이 없는 협의는 또 한 번의 주민기만일 뿐이다. 

이미 부실용역이 확인된 성산읍 제2공항 계획을 즉각 철회하라!

사람들에게 나고 자란 자연환경과 사회적 관계망은 존재의 뿌리를 이룬다. 도시보다 농촌 공동체에서 살아온 사람들에게 고향과 공동체를 빼앗기는 것은 존재의 커다란 일부를 잃는 일이다. 그러기에 아무리 필요하고 중요한 국가적 사업이라 해도 주민들을 살아온 땅에서 쫓아낼 때는 그만한 타당성과 명분이 있어야 한다. 그러나 성산읍에 제2공항을 짓는다는 결론을 내린 사전타당성 용역은 주민들에게 고향을 버리거나 소음 피해를 감수하라고 설득할 만한 정당성과 타당성을 갖추지 못하고 있음이 너무나 명백하다. 단적으로 오름을 10개나 절취해야 하는 걸로 나온 예비타당성 결과를 보라. 어떻게 기술적인 검토를 통해 부지를 선정하는 사전타당성 조사에서 전혀 언급되지 않았던 오름 절취가 경제성을 검토하는 예타에 와서 확인된단 말인가? 이는 사전타당성 용역팀이 전문성이 전혀 없는 엉터리든가, 아니면 결론에 짜맞추기 위해 숨긴 것이거나 둘 중 하나다. 어느 경우든 이 사실 하나만으로도 사전타당성 용역은 주민들에게 받아들이라고 할 수 있는 자격을 잃은 것이다. 따라서 더 이상 검토할 필요도 없이 성산읍 제2공항 건설 계획은 즉각 폐기하는 것이 마땅하다.

이제 대규모 공항인프라 확충에 대한 미련을 버려야 할 때다

꽤 오래 전부터 공항 확장 또는 신공항은 제주도의 숙원사업이었다. 많은 정치인들이 앞다퉈 신공항 건설을 공약했다. 관광객이 많이 들어오는 만큼 제주도민들이 잘 살 수 있다는 믿음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10년 사이에 관광객이 500만에서 1500만으로 늘어난 지금 도민들의 생각은 달라지고 있다. 관광객이 늘어났지만 개발의 과실은 중국 자본을 비롯한 소수 외지 자본에게 돌아갔다. 다수 도민은 오히려 주거비를 비롯한 생활비 상승에 쓰레기, 교통, 범죄 등으로 인한 불편과 불안만 떠안고 있다. 땅값 상승으로 1차 산업은 수익성을 잃고 제주의 자산인 아름다운 생태환경과 경관은 날로 훼손되고 있다. 최근 한국은행 제주본부 연구에서도 관광객 1900만을 넘으면 생활이 오히려 나빠진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이제는 어떤 방법으로든 활주로를 더 건설하는 대규모 공항인프라 확충 자체를 원점에서 재검토해야 한다. 기존 제주공항에 대한 개선 작업과 항공기 대형화 유도 등을 통해 늘릴 수 있는 정도면 충분하다. 오히려 입도세 등으로 수요를 조절하고 질적 관광을 지향하면서 관광수입을  모든 도민이 나눌 수 있는 방안을 적극적으로 모색해야 한다. 

국민적인 관심과 연대로 제주 제2공항 건설을 막아내자!

제주 제2공항 건설은 결코 공항 부지와 주변 지역 주민들만의 문제가 아니다. 제주도와 도민 모두의 미래가 걸린 문제이자 제주를 사랑하는 모든 국민들의 관심사이다. 또한 제2공항이 지어질 경우 공군기지로 이용될 것이 거의 확실하다는 점에서 평화를 사랑하는 모든 이들의 문제이기도 하다. 
이에 우리는 제주도민들과 도정을 비롯한 제주도 정치인들이 과거의 생각이나 주장에 대한 관성을 버리고 변화하는 도민들의 마음을 읽고 제주의 미래를 생각하면서 공항 문제를 근본적으로 재검토할 것을 강력히 요구한다. 아울러 제주를 사랑하는 모든 국민들이 제주를 제주답게 지켜나가는 이 싸움에 함께해 줄 것을 호소한다. 우리는 광화문 농성투쟁에 나선 성산읍 주민들과 함께 전국의 시민사회의 관심과 연대를 이끌어 내면서 제주 제2공항 건설을 막아내기 위해 싸워 나갈 것이다. 

부실용역 확인됐다, 제2공항 철회하라!
제주를 제주답게, 제2공항 막아내자!
제주를 군사기지로 만드는 공군기지 막아내자!

2017. 12. 16 

육지사는 제주사름 정기총회 참석자 일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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