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암시민, 다 살아진다’ '살고 있으면 다 살아갈 수 있다'는 얘기다.

지난 70년 동안 '한'을 가슴에 묻어 온 제주4·3희생자 미망인들은 지난 세월동안 이 말 한마디로 자신을 달래며 살아왔다. 

지난 18일 제주전역에 사는 제주4·3희생자 미망인 50여명이 한자리에 모였다. 해마다 연말에 여는 연례행사 자리다. 모두 80대 후반에서부터 100세까지 흰 머리 지긋한 할머니들로 아들 또는 며느리, 손자들이 모시고 왔다.

이날 행사는 제주4·3희생자유족부녀회(회장 오정희)와 제주광역정신건강복지센터가 함께 미망인들을 위로하고 부녀회 회원들의 송년 모임으로 마련됐다.

행사 한 시간 전부터 미망인들이 자리를 채우기 시작하면서 부녀회 회원들과 도내 4·3관련 인사들로 행사장은 준비한 300여석이 모자랄 정도로 가득찼다.

오정희/ 제주4·3희생자유족부녀회 회장

제주4·3희생자유족부녀회 오정희 회장은 “오늘 이 자리를 준비하면서 그 어느 때 보다 감회가 새롭다. 지난 70년 동안 제주4·3희생자 미망인들은 가슴에 한을 품은 채 오랫동안 삶을 살아왔다. 그리고 혼자 살림을 꾸려나가면서 자식들을 훌륭하게 키우시느라 고생이 많으셨다. 내년은 제주4·3 70주년이 되는 해여서 그 어느 때보다 의미가 크다. 오래 건강하게 남은 생을 행복하게 보냈으면 한다”라고 인사말을 전했다.

이날 행사에서는 지난 여름 감물염색 시연 행사 봉사활동으로 만들었던 감물여름이불과 겨울용 숄, 제주광역건강증진복지센터의 종합선물세트 등을 증정하는 순서도 마련했다.

또한 어느 미망인 어르신은 "살다보니까 70년 만에 이렇게 좋은 선물과 위로연을 받아 너무 고맙고 눈물이 난다"고 소감을 전했다.

이날 감물염색 시연행사와 함께 개최했던 '4.3 그 시절 향토 전통음식 경연대회' 입상작품에 대한 시상식과 향토 전통음식 경연대회 입상작품에 대한 시상식도 가졌다.

행사 끝나고 제주4.3희생자유족부녀회 임원들 기념촬영

수상자 명단은 다음과 같다.

△대상(정연숙:좁쌀자색감저호박시루떡/톳보리주먹밥/뭉게.구젱기적갈) △특별상(이금자:파래밥/무밥/한상차림) △금상(이금옥:팥밥/몸국) (오화자:겡이죽) △은상(정문경:한상차림(자색보리노란차조고구마밥/콩국/두부/자리젓/더덕열무김치/백김치/물외김치) (한계옥:능쟁이범벅/감주) (김순선:빙떡) △동상(강순자,현옥희,이순자,김영숙,고옥선,백성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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