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부(寄附)의 의미는 ‘자선 사업이나 공공사업을 돕기 위하여 돈이나 물건 따위를 대가 없이 내놓음’이다.

기부의 형태도 시대가 변함에 따라 많이 달라지고 있다.

미국의 '아이스 버킷 챌린지'와 같이 루게릭병(근위축성 측색 경화증·ALS) 환자들에 대한 관심과 기부금을 모으기 위한 이벤트도 새로운 기부문화 형태다.

또한 캐나다 모든 학교에서 해마다 9월에 여는 'Terry Fox Run'이라는 달리기 행사도 그 수익금을 암 연구기금으로 전액 기부하고 있다.

이처럼 각국에서 저마다의 문화와 생활에 따라 기부문화도 다양하게 바뀌고 있지만 한 가지 중요한 공통점은 누군가에게 베풀고 나누면서 행복해지는 마음은 모두 똑같다는 사실이다.

제주의 기부문화는 어떤가?

5년 동안 1억을 기부하는 아너 소사이어티에 이미 도민 80명이 가입해 나눔을 실천하고 있고 기관·단체인 제주사회복지공동모금회, 대한적십자 제주지사, 초록우산어린이재단, 만덕기념관 등 다양한 채널을 통해 지속적으로 정성이 모아지고 있다.

그 가운데 아주 특별한 형태의 ‘더제주(The Jeju)’의 기부문화가 도민들에게 관심을 끌고 있다.

‘더제주’는 제주대학교 양길현(윤리교육과) 교수가 지난 2013년 12월에 만들고 자신이 직접 대표를 맡아 운영해오고 있는 기부를 위한 아주 특별한 단체다.

올해로 4년째 이어오고 있는 ‘더제주’의 제주지역 사회에 행한 작지만 기분 좋은 기부는 2017년 12월 현재 누적액수 총 1억 300만원에 이르고 있다.

결코 적지 않은 금액이다. 그렇다면 이 돈을 어떻게 모으고 있을까?

‘더제주’의 기부사업은 지난 2013년 12월, 500만원씩 출자한 열세분의 출자자들과 함께 신제주 그랜드 사거리에 맥주펍 몰트나인(현재는 드런큰호스로 개명)을 개장한 데서 시작했다. 처음에는 매달 100만원씩 기부하다가, 2015년과 2016년에 각각 매달 200만원과 300만원 기부로 확대하여 나갔고, 2017년에는 시작할 당시 꿈에나 그렸던 매달 500만원 기부 목표를 달성하기에 이르렀다.

양길현 '더제주' 대표

‘더제주’ 양길현 대표는 “이렇게 '더제주'의 기부액 확대가 일취월장 발전하게 된 것은, 대표를 믿고 100만원에서 1,000만원까지 흔쾌히 기부사업에 출자를 해 주신 170인 지인들의 믿음과 성원이 있었기 때문이다. 이 자리를 빌려 진심으로 감사 드린다”라고 하면서 “출자자 분들에게 고마움을 표함과 동시에 기부사업의 일원임을 확인하도록 하기 위해서, 100만원 기부를 어디에 할 것인가는 출자자 분들의 추천에 의해 진행되었다. 출자자 분들이 순번으로 직접 기부할 곳을 정하도록 함에 따라 기부처는 매달 다르고 전혀 예기치 않은 곳으로도 전해질 때도 있다. 그 결과 기부 받는 곳은 불우이웃이나 봉사단체 뿐만 아니라 재정 상태가 열악한 시민사회단체는 물론이고 영화제-음악회-제주담론 등 제주 사랑을 담은 프로그램 진행, 제주 미래를 찾는 토론회나 도서출판 지원, 장학금 등 다양하게 선발되었다”라고 지금까지 과정을 소상하게 설명했다.

‘더제주’에 참여한 170명의 출자자들은 대부분 양 대표와 가까운 지인이거나 이런 기부문화에 공감한 분들이다.

이렇게 제주공동체의 미래를 염원하는 분들이 한분 두분 동참하면서 현재 맥주펍, 집밥, 한과, 치킨, 당구장 3개 등7개의 사업단(총 5억원 출자)을 갖춰 나름 기부사업을 위한 최소의 물적 기반을 확보하게 됐다. 이 가운데 당구장 출자가 3개나 된 데에는 당구장 운영이 수익이 크지는 않지만 동시에 위험부담도 적어 출자자를 어떻게든 보호하기가 그만큼 용이하다는 판단이 크게 작용했다.

앞으로 ‘더제주’가 이들 7개 사업단 외에 얼마나 더 규모를 늘려나갈지는 미지수지만 항상 새로운 형태의 비즈니스를 구상하고 있다.

그 모델은 사업단을 만들어 운영 책임을 맡도록 할 때, 가능하면 무언가 일을 하고 싶어 하지만 돈이 없어서 일하지 못하는 도민에게 그에 걸맞는 일을 찾아 주는 차원의 일자리 창출 사업을 추구하고 있다. 사업단을 맡은 사람은 열심히 책임지고 사업단을 운영하면 되고, 위험부담을 안고 사업자금을 출연해 준 더제주에게 매달 일정한 금액을 기부후원금으로 지불하면, 나머지 수익금은 전액 사업단장에게 귀속되도록 하고 있다. 이렇게 모은 기부후원금이 2017년 현재 매달 400만원이 되고, 여기에 매달 10만원씩 십시일반 기부후원으로 들어오는 돈이 월 평균 100만이 되어, 총 500만원에 이른다.

제주는 세계평화의 섬을 지향하고 있다. 그것은 제주 사회 내부의 평안과 상호부조를 통한 행복한 제주 공동체의 건설 및 행복한 제주도민의 삶으로부터 시작할 것이다.

‘더제주’가 꿈꾸는 세상은? 제주 사회의 평안과 행복이 부분적으로는 제주도민 모두의 기부 동참에 있는 건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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