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귀포시 남원읍 망장포 포구에 새해 일출을 보기 위해 1000명이 넘는 사람들이 찾았다. 해녀들이 모여 오손도손 떡국을 나눠 먹으면서 시작된 망장포 해맞이. 이제는 도민들과 관광객들이 알음알음 찾아들며 새로운 해맞이 명소로 떠오르고 있다.(사진=제주투데이)

서귀포시 남원읍 망장포 포구에 새해 일출을 보기 위해 1000명이 넘는 사람들이 찾았다. 해녀들이 모여 오손도손 떡국을 나눠 먹으면서 시작된 망장포 해맞이. 이제는 도민들과 관광객들이 알음알음 찾아들며 새로운 해맞이 명소로 떠오르고 있다.

해가 뜨기 1시간 전부터 망장포로 모여들기 시작한 지역 주민들과 관광객 등은 모닥불을 쬐면서 지난 해 묻어온 액운을 태웠다.

해녀들이 떡국과 돔베고기(돼지고기 수육)을 나눠주기 시작하자 사람들이 길게 줄을 이었다. 떡국을 두 그릇씩 비우는 이들이 많았다. 작년보다 방문객이 두 배 이상 늘었다. 예년보다 일이 늘어 피로할 법도 한데 해녀들은 지친 내색 없이 웃으며 손님들을 맞았다.

서귀포시 남원읍 망장포 포구에 새해 일출을 보기 위해 1000명이 넘는 사람들이 찾았다. 해녀들이 모여 오손도손 떡국을 나눠 먹으면서 시작된 망장포 해맞이. 이제는 도민들과 관광객들이 알음알음 찾아들며 새로운 해맞이 명소로 떠오르고 있다.(사진=제주투데이)

새벽부터 음식 만들어 내놓는 일이 고되지 않느냐는 질문에 김복희 잠수회장(해녀회장)은 환하게 웃으며 “전혀 힘들지 않고, 사람들이 많이 찾아와줘 정말 보람되고 기분이 좋다. 내년엔 더욱 더 많이 왔으면 좋겠다. 많이 오니까 우리도 더 신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올해도 우리 해녀들이 모두 안전하게 물질하고, 좋은 일만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복희 하례리 어촌계 잠수(해녀)회장. 해녀들의 건강과 복을 기원했다.(사진=제주투데이)

허운경 어촌계장은 “계장을 맡으면서부터 10년 넘게 새해 떡국을 나눠 먹는 행사를 이어오고 있다. 처음에는 해녀들끼리 해녀 사무실에서 떡국을 끓여 먹다가 동네 사람들을 불러 함께하기 시작했는데 2~3년 전부터는 외부에서도 손님들이 많이 찾아왔다.”고 설명했다. 그는 “본격적으로 해보자는 생각에 올해는 준비를 많이 했다. 오늘은 보니까 70~80% 가량이 관광객을 비롯한 외부 손님이다. 맛있게 드시는 모습을 보니까 힘들게 준비한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허운경 하례리 어촌계장은 10년 넘게 이어온 행사라며 "사람들이 많이 찾아와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사진=제주투데이)

일출을 보기 위해 망장포를 찾은 이들 중에는 춘천에서 와서 한달살이를 하며 제주를 만끽하고 있는 가족들도 있었다. 그들은 “주민들이 직접 정성스레 만든 떡국을 나눠줘 정을 느끼고 간다”며 “새해에는 가족들이 모두 건강하고 좋은 일만 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하례리 어촌계는 해녀학교를 졸업한 애기해녀(초보 해녀)들을 적극 받아들여 물질 작업은 물론 마을 공동체를 위한 일들을 함께 꾸리고 있다. 해녀로 산다는 것은 물속에 들어가 소라만 잡으면 끝나는 것이 아니라는 게 이들의 전언이다. 해녀이기 전에 마을 구성원으로서의 역할이 우선이라는 것.

대왕전복을 꿈꾸는 하례리 어촌계 애기해녀들. 오른쪽부터 전소영, 이지혜, 김지영씨.

이날 설거지를 하며 한 바탕 그릇들과 전쟁을 치른 애기해녀들은 “대왕전복을 잡는 한 해가 되길 바란다”며 깔깔댔다. 새해 해맞이 행사를 치른 소감으로 “사람들이 많이 와서 기분이 좋다. 망장포에 해돋이를 보러오는 사람들이 점점 늘고 있다.”면서 “소문나서 몇 배 더 늘어나면 어쩌지? 안 되겠다. 기사 쓰지 말아주세요.”라고 엄살을 부리며 웃었다.

이날 망장포 해맞이 행사는 하례리 어촌계 주관, 서귀포수협 후원으로 치러졌다. 박경선 소리마당 팀의 특별공연이 쌀쌀한 아침 추위를 날렸다. 2018년의 첫 아침이 밝았다.

하례리 어촌계 해녀들이 정성스레 끓인 떡국과 돔베고기(돼지고기 수육) 등을 방문객들에게 나눠주고 있다.(사진=제주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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