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특별자치도가 지원사업의 사각지대에 있는 독거노인을 지원하기 위해 야심차게 내놓았던 에너지드림 지원사업이 현실성 없이 무리하게 추진돼, 반쪽짜리 선심성 사업이라는 빈축을 사고 있다.

도는 지난 11월부터 ‘홀로 사는 노인 에너지 드림사업’을 시행함에 따라, 2,936명의 65세 이상 노인들에게 난방비를 지원하는 ‘제주 독거노인 에너지 드림바우처 카드’를 지급했다.

제주 독거노인 냉난방비 지원카드, 1~2월 사용 중단

이번 사업의 대상이 되는 노인들은 한국에너지공단, 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서 에너지 지원을 받고 있는 중복지원자를 제외한 노인돌봄서비스 대상자들이다.

하지만 제주 에너지 드림바우처 카드 사용한도는 2017년 12월 31일까지이며, 올해 1월 1일부터 카드 사용이 중단된 상태다. 따라서 독거노인들은 겨울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1~2월에는 아무런 지원을 받지 못하며, 도는 이에 대한 대비책조차 세워두지 않은 상태다.

▲제주 독거노인 에너지드림바우처 카드의 모습

도의 한 관계자는 “도의 한해 예산이 12월 31일로 끝나기 때문에 내년 예산에 반영하려면 1,2월에 직접 현장을 방문해 조사를 해서 대상자를 다시 정해야 한다”며 “그러려면 보건복지부에서 노인돌봄서비스 대상자 선정 지침이 내려와야하는데 대체로 1, 2월경”이라고 해명했다.

하지만 이같은 해명은 한겨울에 갑자기 지원을 중단하는 이유로는 부족하다. 지원의 연속성이 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고도 도내에서 쉬쉬하고 있었고 대안책조차 마련하지 않았다는 점은 ‘탁상행정’이라는 비판을 면하기 어렵다.

전기료 지원 안 돼...냉방비 사실상 사용 어려워

하지만 이번 일은 이번 제주 에너지드림바우처 카드가 가진 문제점의 일단면에 불과하다. 

도는 올해 사업비 2억6천만원을 확보해 앞으로 3천여명의 독거노인들에게 이 냉‧난방비를 지원할 수 있게 됐다고 밝혔다. 하지만 1인당 사용할 수 있는 바우처카드의 한도액은 8만5천원에 불과하며, 한국전력과 협의조차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사실상 독거노인들은 냉방비로 이 카드를 사용할 수 없는 실정이다. 또한 난방비 지원도 연탄판매점과 가스판매점, 주유소, 유류판매소에서만 사용할 수 있으며 도시가스요금 납부와는 연계가 안 된다.

▲이번 냉난방비 지원을 위한 에너지드림바우처카드에서 전기료는 포함되지 않는다. 따라서 전기히터나 냉방기기 사용에 따른 전기 부담금은 지원이 되지 않는 상태다.@자료사진

도의 관계자는 “냉방기기 구입은 이 카드로 사용할 수 있다”고 말했지만, 지금 현재 규정으로는 선풍기 한 대조차 구입할 수 없어 무용지물이다.

제주시의 한 관계자도 “한전과 논의는 하고 있지만 협의가 잘 돼지 않고 있어 냉방비가 아닌 난방비 지원만이 되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다”고 전하기도 했다. 

사실상 난방비밖에 지원되지 못하는 사업을 도는 냉방비까지 사용할 수 있는 것처럼 홍보를 해왔다. 이번 에너지드림사업이 생색내기용 사업이라는 비판을 피하기 어려운 이유다.

한국에너지공단의 에너지바우처사업과 비교해 봐도 제주도의 에너지바우처사업은 허점투성이다. 현재 한국에너지공단이 지원하고 있는 에너지바우처사업도 1인 가구의 경우 8만4천원이지만, 이는 12월부터 4월말까지 사용할 수 있으며, 난방비에 한한다. 지원대상도 전기, 도시가스, 지역난방, 등유, LPG, 연탄 등 모든 분야에 적용 가능하다.

이와 관련해 제주특별자치도의회도 상황파악을 제대로 못하고 있었다. 김용범 도의회 보건복지안전위원장(더불어민주당, 정방·중앙·천지동)도 <제주투데이>와의 전화통화에서 “카드가 중단되는 사태에 대해서는 모르고 있던 일”이라며 “기존에 지원을 받던 사람들은 그대로 지원을 하면 되는 것인데 왜 사업이 중단되는 것인지 모르겠다”며 답답함을 토로했다.

이어서 김 위원장은 “도가 결국 선심성 사업으로 일을 추진하다보니 이렇게 된 것 같다”며 “좀더 자세하게 조사해서 도와 논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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