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머니가 들려주던 옛날 이야기

옛날 옛적, 산골에 사는 효자 아들이 오랜 병석에 누워있던 어머니가

딸기를 먹으면 병이 나을 것 같다는 간절한 소원에

한겨울 산 속을 헤매다 찾아냈다는 전설 속 겨울딸기...

갑자기 흩날리는 진눈깨비가 만들어낸 흐릿한 풍경

'눈 속 겨울딸기를 만날 수 있을까?'

하얀눈 모자를 쓰고 얼굴 내밀었을 모습만 상상해도

입 안에 군침이 돌고 마음은 조급해진다.

큰 나무에 가려 어두운 숲

바닥을 덮고 있는 초록 잎사귀 사이로 눈 속에 파묻혀

빼꼼히 빨간 볼을 내민 유리구슬처럼 투명한 열매

땅에 깔리듯 초록잎과 새빨간 열매가 환상의 조화를 이루는 겨울딸기

드디어 눈 속 주인공 '겨울딸기'를 만났다.

겨울딸기는 장미과의 상록활엽 덩굴성 반관목으로

제주 중산간의 해발 400m 이하의 숲 속 나무 아래서 볼 수 있는데

습한 곳이나 건조한 곳에서도 잘 자란다.

딸기가 아닌 식물 이름 자체가

가을에서부터 겨울에 빨간 열매가 익기 때문에 '겨울딸기'라고 한다.

재배하는 딸기가 아닌 산과 들에서 자생하는 딸기다.

연약해 보이지만 목질부가 있어서 반관목으로

대부분의 산딸기는 봄부터 초여름까지 꽃을 피우다가 여름~가을에 익지만

겨울딸기는 늦은 여름에 꽃이 피고 한겨울까지 열매를 볼 수 있다.

겨울딸기는 줄기가 덩굴성으로

어린 가지에는 융모가 밀생하고 가시가 있거나 없고

줄기는 서지 않고 옆으로 기면서 뻗어 나가는 전체적으로 빽빽한 털이 많이 나 있다.

추위에 약해 내륙지방에서는 잘 자라지 못하지만

해안지방에서는 잘 견디고 피복성이 좋아 지피식물로 적합하다.

원형에 가까운 어긋난 잎은

밑부분이 심장모양으로 뾰족한 톱니가 보이고

뒷면은 융모가 밀생하고 맥이 돌출한다.

백색의 꽃은 6~7월에 4~10개가

가지 끝이나 잎겨드랑이에 달리는데 작은 꽃대는 털이 보인다.

꽃가루받이가 이루어지면서

10~12월에 초록잎 사이로 빨간 열매가 탐스럽게 익는데

잘 익은 열매를 입 안에 넣으면 사르르 녹는 맛이

꿀맛? 설탕맛? 달콤한 맛이 난다.

겨울을 즐기는 '자금우'

겨울을 아쉬워하며 떠나려는 '겨울딸기'

품고 있는 생각은 다르지만 한겨울 새빨간 열매 주인공들의 유혹에

어쩔 수 없이 기쁜 마음으로 끌려다닌다.

봉오리에서 막 피어나는 모습이 아름다운 하얀꽃

눈 속 새빨간 열매는 자신을 드러내며 '겨울딸기' 존재를 확인시켜준다.

딸기의 꽃말은 '존중과 애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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