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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길호의 일본이야기] 오사카 하늘에 태극기를 게양하면서
제주투데이 | 승인 2018.01.22 06:17

한국 민단 지부에서 매일 아침, 저녁 태극기를 게양하고 내렸었다. 그러나 지금은 군 부대와 학교는 교육적인 차원에서 매일 국기 게양과 하강을 하지만 다른 기관은 24시간 게양할 수 있다.

큰 비가 올 때는 가끔 내리지만 그렇지 않을 때는 언제나 오사카 하늘에서 태극기가 펄럭인다. 태극기를 게양할 때마다 떠오르는 시가 있다. 유치환의 "깃발"이다.

 

깃발

 

이것은 소리없는 아우성.

저 푸른 해원(海原)을 향하여 흔드는

영원한 노스탤지어의 손수건.

순정은 물결 같이 바람에 나부끼고

오로지 맑고 고운 이념의 푯대 끝에

애수는 백로처럼 날개를 펴다.

아! 누구인가?

이렇게 슬프고도 애닯은 마음을

맨 처음 공중에 단 줄을 안 그는.

 

외국 땅에서 고국의 국기, 태극기를 게양할 때의 마음은 모국애 운운을 떠나 이 시는 한 순간에 온 몸을 사로잡는다.

요즘 평창올림픽 개최를 앞두고 남북한 동시 입장 속에 오고 가는 국기 논쟁의 뉴스를 들을 때마다 더욱 그렇다.

민단 오사카본부 산하에는 29개의 지부가 있다. 오사카 한국총영사관, 민단 오사카본부와 산하 지부를 합하면 30군데(1개 지부는 오사카본부에 있음)의 오사카 하늘에서 언제나 태극기가 펄럭이고 있다.

지난 1월 14일은 민단 각 지부가 거의 신년회를 갖었다. 필자가 속해 있는 이쿠노(生野)남지부도 백이십여명이 모여서 낮 12시부터 개최했다.

필자는 3층 옥상에 게양된 태극기 상태를 확인했다. 바람에 나부끼면서 미싱으로 기운 가장자리의 실이 헤어지면서 쩢기는 예도 있었다.

그래서 필자는 가로 135cm  세로 90cm의 새 태극기를 게양할 때마다 미싱으로 기운 테두리를 오래 가도록 다시 손 바느질로 다시 기워서 게양한다. 바느질 할 때는 남모를 뿌듯함을 느낀다.  

실내에서 국민의례를 마치고 지단장의 인사말이 있었다. 지단장을 맡고 있는 필자가 일어서서 인사를 했다. "지금 세계적으로 평창만큼이나 지명도를 높히는 곳은 없습니다."

일본은 "평창으로!"라는 스포츠 지면만이 아니고 북한 참가라는 변수가 작용해서 국제면과 위안부 문제로 일본 수상의 평창올림픽 참가를 놓고 국내 정치면에서도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위안부 문제에서 한.일 양국의 합의서는 재교섭을 원하지 않고 인정하지만 새롭게 수상의 사죄를 요구하는 한국에 대해 일본은 절대 응할 수 없다고 대못을 박고 있다.

일본 수상의 위안부 사죄와 평창올림픽 참가를 동시에 요구하는 한국의 요청에 북한 핵문제와 맞물려서 일본은 한국에 대해 많은 불만을 갖고 있다. 정치가만이 아니고 일본 국민들도 그렇다.

수상은 국회 개최를 이유로 들면서 불쾌감을 삼키면서 평창올림픽 참가 카드를 갖고 저울질 하고 있다. 2년 후에는 토쿄올림픽 개최국이다.

날마다 참가 여부에 대한 일본 정치계의 발언들은 다르지만 수상은 참가해야 할 행사이고 결국에는 스스로가 그 결정을 내릴 것이다.

"평창에 대해서는 올림픽만이 아니고 재일동포 사회에서는 잘 모르지만 또 다른 얼굴도 갖고 있습니다."  평창올림픽에 대해서 다 아는 사실의 인사보다 필자는 다른 인사를 했다.

"111년 전인 1907년 평창에서 태어난 이효석이라는 한국을 대표하는 단편소설 작가가 있었습니다. 35세로 요절했지만, 82년 전 28세 때 쓴 "메밀꽃 필무렵"이라는 단편소설이 있습니다."

"일본어로는 "소바노하나노사쿠고로"(そばの花の咲く頃)라고 합니다만 유명한 작품이어서 영화, 드라마라도 나왔었고 일본어로도 번역이 되었습니다. 이 작품의 무대가 바로 평창입니다."

"또 하나 있습니다. 지난 11일까지 오사카텔레비에서 재방영한 한국 드라마 "신사임당"은 한국 돈 5만원 지페의 인물이기도 합니다만 신사임당도 결혼 후 평창에서 몇년간 산 적이 있습니다." 

인사를 마치고 테이블마다 돌면서 인사를 할 때, 70대 여성 한분이 한국어로는 못 읽지만 일본어로 꼭 "메밀꽂 필무렵"을 꼭 읽고 싶다고 했다.

단 한 사람이라도 필자의 말에 동감해 준 사실이 기뻤다. 필자는 며칠 후 필자도 일본어 번역 때 펀집위원으로 참가해서 일제시대에 쓰여진 단편소설과 시를 모아 출판한 "메밀꽃 필무렵"을 그분의 집으로 갖고 가서 읽도록 했다. 

평창올림픽 개회식 때는 아리랑 연주 속에 한반도 지도기를 갖고 남북한 동시 입장을 한다고 한다. 민단에서도 약 20억원을 평창올림픽 지원금을 모금하고 개회식 때도 참가한다.

일본 조총련응원단도 참가한다면 받아들인다고 한다. 필자는 조총련 산하 단체 "재일본 조선문학예술가동맹 오사카지부 문학부" 맹원들이 한달에 두번 갖는 합평회에 꽤 오래 참가했었다.

북한의 핵 실험이 한반도만이 아니고 세계적인 위협으로 파급될 때 그들에게 문인으로서 북한 핵 실험 반대 성명을 낸다면 역사적인 일로 기록될 것이라고 말한 적이 있다.

필자에게 맹원들은 한국도 핵을 갖고 있는데 어림없는 말이라고 했다. 한국이 핵을 갖고 있다는 터무니없는 주장에 반론을 했더니 한국 주둔 미군들이 갖고 있다고 이구동성으로 주장했다.

우리 말 시를 놓고 토론 할 때는 화기애애한데 세계 정보가 가장 빠르고 졍확하게 공개되는 일본에서 그들이 갖고 있는 핵의 인식의 차이에서 뼈저린 단절감을 느꼈다.

지금은 거리를 두고 합평회에 안 나가고 있지만 펑창올림픽 물꼬를 튼 북한 대표단이 판문점에서핵 문제 거론에 대해서는 얼굴 색을 바꾸면서 항의하드라는 말이 오버랩되었다.  

북한과의 본질적인 핵 문제 교섭을 위한 과정에서 평창올림픽의 남북한 동질성 부르짖음이 얼마나 많은 부가가치를 제공할런지 모르지만 이러한 기우가 기우에 지나지 않기를 바랄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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