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중국해에서 침몰한 이란 유조선 산치호에서 흘러나온 기름이 제주 전역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예측이 이미 열흘 전부터 이미 알려졌다. 제주에 영향을 미치지 않으리라던 해양수산부(장관 김영춘, 이하 해수부)의 예측이 빗나간 것 아니냐는 의견도 나온다. 

▲런던 국립해양연구센터에서 밝히 산치호의 기름 유출도. 붉은 색에 가까울 수록 오염도가 높다.@사진출처 런던 국립해양연구센터

27일 로이터 통신은 산치호에서 유출된 기름의 경로가 처음 예상과는 다르게 일본만이 아니라 제주지역에도 영향을 미치리라는 기사를 보도했고, 이에 일부 한국언론들이 이를 올렸다.

이에 <제주투데이>가 런던 국립해양연구센터(이하 NOC)에 내용을 확인한 결과 이같은 내용이 이미 열흘전부터 올라와있는 상태라는 것을 발견했다. NOC는 사우스햄턴 대학(the University of Southampton)과 공동연구로 세계 해양 순환 연구를 위해 개발된 최첨단 시뮬레이션 모델인 'NEMO'를 가동해, 동중국해의 산치호에서 흘러나온 기름의 오염도를 시뮬레이션해왔다. 그 결과 애초 황해와 동중국해 사이, 다시 말해 일본 남쪽 해역으로 빠지리라 예상했던 기름의 유출경로가 3개월 이내에 제주는 물론 한반도 남해안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연구 데이터를 지난 16일 NOC 홈페이지의 미디어(Media)란에 올렸다. 

▲사우스햄턴 대학의 한 연구원이 분석 결과를 밝히고 있다.@사진출처 런던 국립해양연구센터

NOC에 따르면 산치호가 침몰한 해역의 해류를 조사한 결과 이 해류는 일본의 쿠로시오 해류의 영향을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쿠로시오 해류는 세계에서 두번째로 큰 해류로 타이완 섬 동쪽에서 시작해 동중국을 거쳐 일본 남해를 가로지른다. 이 과정에서 쿠로시오 해류는 한반도 서해의 황해난류와 남해와 동해를 거치는 동한 난류, 쓰시마 난류 등으로 갈라진다.

▲쿠로시오 해류의 흐름도@사진출처 국립해양조사원

NOC는 이번 산치호의 기름이 쿠로시오 해류를 타고 이 두 난류로도 흘러들 것으로 내다본 것이다. NOC는 NEMO의 예측대로라면 60일 이내에 산치호의 기름이 제주 남해에 상륙하며 70일~80일 내에는 제주 전역에 다다른다. 또한 100일 내에는 한반도 남해안까지 영향권 안에 들어간다. 특히 제주 남쪽 해안의 경우 오염도가 높은 것으로 나타나 이 자료가 사실로 나타날 경우 서귀포 해안이 큰 타격을 받을 수 있다.

이같은 내용을 밝히면서도 NOC는 "유출된 기름은 불에 타거나, 증발할 수도 있으며, 표면 해수와 섞이면서 환경을 오염시킬 수도 있는 등 예측하기 어려운 상태"라며 향후 상황을 계속 체크해야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 같은 결과는 한반도에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는 해수부의 해석을 전면 부정하는 내용이어서 주목받고 있다. 다시금 해수부의 정밀조사가 이뤄져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지난 6일 21시경(한국시간) 외국적 유조선 산치호가 이란에서 15만3,200여㎘ 상당의 콘덴세이트(휘발성 액체탄화수소)를 싣고 중국 대산항으로 향하던 중 동중국해에서 화물선 CF 크리스탈호와 충돌해 침몰했다. 당시 산치호에는 콘덴세이트 외에도 벙커C유 1,800톤, 디젤유 100톤, 윤활유 20톤 등 약 1,900톤 가량의 연료유가 실려 있었던 것으로 추정돼왔다. 특히 이 지역이 한반도와 멀지 않은 지역이어서 한국에서도 크게 이 문제가 관심 대상으로 부각됐다.

이번 연구결과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NOC 홈페이지(http://noc.ac.uk/news/sanchi-oil-spill-contamination-could-reach-japan-within-month-update)에서 확인할 수 있다.

▲런던 국립해양연구센터에서 밝히 산치호의 기름 유출도. 제주도는 60일부터 영향권에 들어가며 100일 내에 전역에 영향을 받는다.@사진출처 런던 국립해양연구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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