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일용/ 전 제주관광대학교 교수

제주신화월드가 복합리조트를 도내에 최초로 부분개장하면서 하얏트리젠시제주 소재의 카지노 영업장을 복합리조트 내로 확장 이전하는 것이 논란이 되고 있다. 이에 대해 카지노의 최근 추세와 복합리조트를 살펴보고 시사점을 찾고자 한다.

오늘날 세계 관광산업의 핵심에는 카지노가 자리하고 있고, 카지노의 큰 흐름은 이전의 블랙잭 같은 테이블게임 중심 시설에서 벗어나 테마파크 등 다양한 시설들이 복합적으로 제공되는 복합리조트로 변화하고 있다는 데 있다.

복합리조트는 카지노로 대표되는 게이밍 시설과 호텔, 컨벤션, 테마파크, 공연장, 쇼핑몰 등이 함께 들어서는 체류형 대규모 휴양 시설로 ‘오감만족형 융복합산업’이라 불린다. 단순히 여러 관광시설을 한 곳에 개설했다고 해서 ‘복합’ 리조트가 아니다. 복합리조트는 태생적으로 카지노를 핵심시설로 필요로 하며, 테마파크를 비롯한 각종 어트랙션 시설을 유지, 운영하는 데 카지노 수익을 활용한다. 카지노 매출이 복합리조트 내 다른 엔터테인먼트 콘텐츠에 재투자되는 구조를 취함으로써 휴양과 비즈니스를 고루 충족시키고 관광효용을 극대화한다.

그렇다면 이러한 복합리조트 카지노의 규모는 어느 정도가 적당할까. 통상 복합리조트 내 카지노는 전체 면적의 5% 정도를 차지하는데, 싱가포르의 마리나베이샌즈나 리조트월드센토사 모두 1만 5000㎡가 넘는다. 마카오는 플라자 마카오가 1만 500 ㎡로 가장 작고, 갤럭시 마카오는 카지노 면적이 3만 9000㎡에 이른다. 평균 면적을 살펴보면 약 2만 7000㎡에 달한다. 반면 제주신화월드가 이전 오픈을 준비 중인 랜딩카지노의 영업면적은 5,581㎡ (기존 하얏트호텔 영업장 803㎡ 의 약 7배)로 전체 면적의 4.5% 미만에 해당한다. 가장 최근에 지어진 복합리조트임에도 불구하고 카지노 면적은 세계적인 수준에 미치지 못하는 인상이다.

복합리조트가 성공리에 운영되면 싱가포르와 라스베이거스 등의 사례가 보여주듯 지역사회와 국가에 기여하는 바가 적지 않다. 개발단계에서는 건설경기를 부양하고, 운영단계부터는 서비스 직종의 대규모 일자리 창출과 세수 증가 등을 통한 지역경제 활성화를 이끌어낸다. 싱가포르 마리나베이샌즈의 경우, 2010년 개장 이래 간접고용까지 포함해 약 4만 6000개의 일자리를 만들어냈고 첫 5년 운영기간 동안 정부에 납부한 세금은 50억 싱가포르달러(약 4조 380억원)에 달했다. 이러한 기업활동에는 전체 복합리조트 매출의 30~40%를 차지하는 카지노의 기여가 컸다.

그렇다고 카지노가 일정 규모의 시설을 갖췄다고 해서 돈이 쉽게 벌리는 사업은 아니다. 특히 내국인은 출입할 수 없는 외국인 전용 카지노로 운영되는 도내 카지노 형편에서 우량 외국인 고객을 유치하기란 그리 간단한 일이 아니다. 우선 기존에 영업 중인 해외 유수의 복합리조트 카지노들과 경쟁해야 하는데 그러기 위해서는 이들을 뛰어넘는 고도의 영업전략과 브랜드만의 차별화된 엔터테인먼트 콘텐츠를 끊임없이 개발해야 한다. 단순히 시설의 규모를 키운다고 매출도 정비례해 늘어나는 게 아니다. 규모에 따른 매스 고객뿐만 아니라 하이롤러로 대변되는 소수의 외국인 VIP 고객을 얼마나 탄력적으로 발굴, 유치하느냐에 성패가 좌우된다. 결코 쉬운 사업이 아니다.

최근 복합리조트 산업이 고용창출, 관광수입, 세수확보 등의 이유로 블루오션으로 떠오르며 세계가 무한경쟁에 뛰어들고 있다. 국내에서도 제주도 외 영종도, 부산, 새만금 등 주요 도시에서 복합리조트 도입을 서두르고 있다. 가까운 일본 또한 2020년 도쿄 하계 올림픽에 맞춰 복합리조트 산업을 육성해 경기를 부양하겠다고 나서고 있다.

이와 같이 복합리조트는 오늘날의 관광추세를 반영하는 관광목적지라 하겠다. 이점에서 제주에 처음 들어서게 되는 복합리조트로서 제주신화월드가 제대로 자리를 잡아나가기를 바라며, 카지노의 확장 이전도 큰 틀에서 검토되어 바람직한 결과가 도출되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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