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관광공사가 제주도의 관광수용력에 대한 종합적인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하지만 물리적·경제적·심리적 수용력에 대해서는 연구결과를 발표한 반면, 생태적(자연환경적) 수용력 수치화는 측정하지 않아 이번 연구결과의 한계점을 드러냈다.

▲제주관광공사는 <제주관광 수용력 연구사업> 최종보고서에서 생태적 수용력 수치화를 제외했다. 제주관광이 미치는 제주 환경 영향 연구가 부실화될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자료사진 제주관광공사

제주관광공사는 지난해 4월부터 추진했던 '제주관광 수용력 연구사업'을 14일 발표했다. 

◎교통·숙박·경제는 검토하고 환경 영향은 사실상 포기?

공사는 이번 연구사업에서 수용력 측정을 위해 제주관광수용력 검토 모형을 개발하고 구체적인 분석과 검토를 실시했다고 밝혔다. 구체적으로 이번에 진행된 수용력 모형은 교통 및 숙박 인프라를 담은 '물리적 수용력'과 제주도민이 느끼는 관광에 대한 호감도 등을 담은 '심리적 수용력', 관광이 주는 제주도내 수입과 비용 등을 담은 '경제적 수용력' 등 세가지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공사는 관광이 제주 환경과 생태계에 영향을 미치는 정도를 담는 생태적 수용력은 제외시켰다. "탐방량이 자연자원에 미치는 직접적인 연관성을 규명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공사는 연구보고서에 "생태적 수용력은 다양한 대내외 환경인자, 탐방압력과 자원의 질 변화정도에 대한 인과관계 규명이 거의 불가능에 가깝기 때문에 수치화시키기 어려워 산정이 불가능하다"며 "선진 외국사례에서도 생태적 수용력을 산정해 탐방객 관리정책을 적용하는 곳은 없다"고 설명했다. 산림청이나 환경부에서 조사하는 생태지표가 있기는 하지만 이는 다분히 국립공원에 국한된 것으로 지역에 적용하기 어렵다는 것.

즉, 이는 사실상 공사가 제주관광의 생태적 수용력 연구에 실패했다는 의미와 다름없다. 따라서 2천만명 이상의 관광객이 제주도를 찾는데 있어 얼마나 제주 환경에 영향을 줄 것인지에 대한 연구가 검토되지 못한 셈이다.

◎제주관광 수용력 연구 반쪽짜리 되나

공사는 이번 연구에서 제주 관광 수용력을 "제주를 찾는 관광객의 관광경험에 대한 질적 수준을 유지하고 제주 거주민이 관광에 대해 호감을 가지는 범위 내에서 관광지의 사회·문화 및 생태적 환경을 훼손시키지 않고 제주가 수용 가능한 최대의 방문객 수 규모"라고 정의했다.

분명 공사는 정의한 내용에 '생태적 환경을 훼손시키지 않고'라는 말을 넣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번 연구에서 생태적 수용력은 핵심 모델에서 제외시켰다. 따라서 이번 연구결과를 향후 제주도의 관광정책에 반영하기에는 무리가 있지 않느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공사는 이번 연구에서 내년에는 관광객의 교통인프라가 포화될 것이라는 점만 강조했다. 생태적 수용력에 대한 언급은 전혀 하지 않았고, 경제적 수용력이 1,990만명까지 수용 가능할 것이며 이는 2022년에 도달할 것이라는 예측만 보도자료에 강조했다. 또한, 강정항과 제주 제2공항이 개항되면 최대 3,103만명으로 수용력이 확대돼, 물리적 수용력 측면은 해소될 것이라는 장미빛 전망도 내놓았다. 

하지만 제주도의 생태적 문제가 발생할 경우 제주도가 치러야 하는 비용은 더욱 늘어날 수밖에 없다. 폐기물 처리비용이나 하수처리 재정비용만이 아니라 환경 오염에 따른 사후 대책 및 관리 비용도 무시할 수 없다. 하지만 생태적 수용력 연구가 실패하면서 이에 대한 대비책은 나오지 못했다.

문제는 앞으로다. 제주특별자치도와 공사는 "올해에도 지역사회와 관광객의 상생과 만족도 제고를 위한 사회심리적 측면 중심의 수용력 심화연구를 진행하고 해외 수용력 관리 정책에 대한 면밀히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환경 문제를 검토하는 연구 개발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고 있다. 

앞으로 제주도의 관광정책에서 환경문제가 도외시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는 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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