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특별자치도립무용단이 창작극 4·3 70주년 특별공연을 개최한다.

▲4·3 70주년 특별공연 '지달립서'의 한 장면@사진제공 제주도 예술문화진흥원

제주특별자치도 예술문화진흥원(원장 현행복)은 4·3 70주년 특별공연 '지달립서'를 오는 29일부터 30일 양일간(4회 공연)에 제주문예회관 대극장에서 공연한다고 밝혔다.

'지달립서'는 제주도민이면 누구나 가슴 언저리에 아픔을 느끼게 하며, 제주에서 실제로 일어난 역사적 사실을 테마로 한 창작 작품이다.  

예술문화진흥원은 "이번 공연의 주제는 어둠의 역사 속에 제주사람들만이 지닌 삶의 지혜가 다름 아닌 인고(忍苦)의 기다림이란 점에 주목해 무대화 했다"고 밝혔다. 또한, "긴 침묵 속에 예나 지금이나 변함없는 해결책은 '살암시민 살아진다'(살다 보면 살게 된다)는 어느 시골 할머니의 나지막한 충고처럼 기다림의 미학이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4·3 70주년 특별공연 '지달립서'의 한 장면@사진제공 제주도 예술문화진흥원
▲4·3 70주년 특별공연 '지달립서'의 한 장면@사진제공 제주도 예술문화진흥원

이번 무대에서 관객들은 주인공인 순이 가족들의 관계맺기와 해체 과정을 나타난 세월 속 침묵에 대한 몸부림이며 치유(healing)를 느끼게 된다.

이번 공연 '지달립서'는 안무는 손인영 상임안무가 맡았으며, 연출에는 '인당수 사랑가', '바실라'를 연출했던 최성신 연출가가 담당했다.

한편 작가는 ‘인당수 사랑가’, ‘온에어’, ‘지붕 위의 바이올린’, '공동경비구역 JSA' 등을 맡았던 이희준 작가가, 작곡은 황석영 작가의 아들인 황호준 작곡가가 맡았다.

▲4·3 70주년 특별공연 '지달립서'의 한 장면@사진제공 제주도 예술문화진흥원

작 품 해 설

프롤로그
제주 어느 마을.
길 떠날 준비를 하는 사람들과 배웅하는 사람들이 인사를 나눈다.
등불을 들고 지그시 눈을 감는 순이, 과거로 돌아간다.
침묵하는 사람들의 모습.

1장
순이네 가족.
할배, 아버지, 엄마, 어린 순이.
할배는 밭으로, 아버지는 우체국으로, 엄마는 바다로 일을 나간다.
할배는 혼자 놀아야 하는 순이에게 꽃씨 주머니를 주고 간다.
꽃씨를 심으며 하루종일 기다리다 지친 순이는 집을 나선다.
집으로 돌아온 가족들은 순이를 찾아다닌다.

2장
아이들이 모여 놀고 있는 곳에 순이가 다가온다.
순이가 술래가 되어 눈을 감은 사이, 아이들이 사라진다.
시무룩해진 순이는 다른 아이들을 찾아 떠난다.
사라진 아이들의 춤.

3장
할배와 사람들은 밭을 일구고, 소와 말들은 평화롭게 노닌다.
새참을 먹고 낮잠을 청하는 사람들.
바람이 분다.

4장
엄마와 여인들이 횃불을 들고 피난민의 길을 인도한다.
몸을 숨긴 피난민들이 안도하며 기뻐하는데, 사이렌 소리가 들린다.
다시 공포에 싸여, 달아나다가, 쓰러지는 피난민들.
동굴 속에 등불을 들고 혼자 남은 순이.

5장
제주 바다.
뱃사람들이 노를 저어 해녀들을 바다에 내려준다.
해녀들이 물질을 한다.
엄마는 마지막으로 순이에게 줄 전복을 따러 물 속으로 내려온다.

6장
어울려 놀던 아이들이 갑자기 공포에 싸여 달아난다.
다시 혼자 남은 순이.

7장
우편배달부들이 편지를 배달하고, 각자 집으로 돌아간다.
순이 아버지는 순이에게 온 편지를 살짝 뜯어볼까 망설이다가,
붉게 타오르는 노을을 보며 자전거에 걸터앉아 잠시 쉰다.

8장
일 나갔던 할배, 아버지, 엄마가 돌아오지 못했던 그날의 진실이 보인다.
혼자 살아남은 순이는 그날로 돌아간다.
순이는 죽은 이들을 위로하는 춤을 추며, 영혼들의 씨앗을 주워담는다.

9장
자전거를 타고 등장하는 청년.
기다리고 있던 순이가 손을 흔들어 반긴다.

10장
유채꽃밭.
유채꽃이 되어 돌아온 그날의 영혼들.
하지 못한 말들이 바람이 되어 불어온다.
할배, 아버지, 엄마의 영혼이 순이와 마주선다.
“지달립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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