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정현 신부(사진=강정사람들 페이스북)

사회적 약자들과 함께 하며 ‘길 위의 신부’로 불려온 문정현 신부가 노역을 살기 위해 제주교도소로 향했다.

문정현 신부와 함께 하는 공동체 '평화바람'의 일원 딸기(가명)에 따르면 문정현 신부는 25일 저녁 70시 30분 쯤 서귀포경찰서를 찾았고, 곧 제주교도소로 이감됐다.

문정현 신부는 2011년 한진중공업의 정리 해고에 맞서 크레인 고공 농성중이던 김진숙 위원장에게 힘을 보태기 위해 ‘희망버스’에 참여했다.

당시 한진중공업 공장의 담을 넘었다는 이유로 공동주거침입(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를 받고 기소돼 2017년 벌금 80만원을 선고 받았다.

강정마을, 제2공항 예정지 등에서 국가공권력에 의해 권리를 침해받는 지역의 주민들과 함께 해온 문정현 신부는 지인들에게 “노동자들의 생존권을 함께 지키자는 연대가 죄가 될 수 없기에” 벌금을 내는 대신 노역을 택했다고 지인들에게 문자메시지를 통해 심경을 밝혔다.

문정현 신부는 쌍용자동차 해고자 김득중 지부장의 네 번째 단식 농성이 길어지고 있는 데 대해 안타까운 마음을 드러내며 “쌍용자동차 김득중을 기억하며 기도하겠습니다. 제가 할 수 있는 것은 이것 뿐입니다”라고 썼다.

다음은 문정현 신부가 지인들에게 남긴 메시지 전문이다.

 

저는 오늘 희망버스 벌금 노역에 들어 갑니다.

지난 2011년 한진 중공업의 정리해고에 맞서

크레인 농성중이던 김진숙을 지원하고 함께 해야 겠다는 마음에 저도 희망버스에 올랐습니다.

그리고 벌금 80만원을 선고 받았습니다.

노동자들의 생존권을 함께 지키자는 연대가 죄가 될 수 없기에 벌금을 내지않고 버텨 왔습니다.

 

전직 두 대통령이 감옥에 가고 많은 사람들의 피눈물어린 외침이 헛된 것은 아니었다는 생각도 합니다.

그런데, 쌍용자동차 김득중 지부장은 네번째 단식을 하며

회사의 해고자 복직 약속을 지키라고 위태롭게 하루를 버티며 오늘 25일째가 되었습니다.

예수님의 수난을 기억하는 부활을 앞둔 오늘.

쌍용자동차 김득중을 기억하며 기도 하겠습니다.

제가 할 수 있는 일이 이것 뿐입니다.

제주도 남쪽은 부쩍 따뜻해 벚꽃이 피고 있습니다.

걱정마시길

 

2018년 3월 25일

문정현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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