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사회적경제 활성화의 콘트롤타워 역할을 하는 제주사회적경제지원센터(센터장 강종우, 이하 제주사경센터)가 설립 1주년을 맞았다. 지난 1년간 제주사경센터를 통해 제주의 사회적경제는 얼마나 성장했을까. 이에 제주사경센터는센터 개소 1주년 기념 포럼을 열고, 센터의 성장과정과 앞으로의 과제를 논의하는 시간을 가졌다.

▲9일 오후 제주사회적경제지원센터는 몬딱가공소에서 2018 제주 사회적경제미래전략포럼을 개최했다.@제주투데이

제주사경센터는 9일 3시 오후 제주사경센터 내 몬딱가공소에서 '2018 제주 사회적경제 미래전략 포럼'을 열었다. 이날 포럼에는 약 60여명의 사회적경제기업 관계자들과 제주도청 공무원, 제주국제대학교 학생 등이 참석해 큰 관심을 보였다.

◎"개소 1년, 제주 사회적경제 이제부터 시작이다"

▲강순원 제주사회적경제네트워크 상임대표

이날 축사에서 강순원 제주사회적경제네트워크 상임대표는 "작년에 센터를 개소하고 운영을 고민할 때 제주의 특성에 맞는 생태계를 만드는 지원 기능을 어떻게 구성할 것이냐를 두고 토론해왔다"며 "그간 사회적경제 정책을 설계하고 지원하는데 애쓴 도정에게도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또한, 강순원 상임대표는 "자본주의 경제의 중심이 돈이라면 사회적 경제는 인간이 중심이고, 인간이 중심으로 경제를 만든다"며 "사회적경제는 사람이 만나서 소통하고 합의하는 과정이기 때문에 부단한 소통과 민주성에 주저함 있어서는 안된다"고 당부했다. 아울러 "사회적 경제는 사공이 많은 상태에서 산이 아닌 바다로 가게 하는 일"이라며 "경제 주체들의 요구가 수용된다고 느낄 때 그것에 대한 동력이 나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포럼에 참석한 양석하 제주특별자치도 경제일자리정책과장도 "사경센터의 역할 가운데 사회적기업 육성, 가치 교육도 중요하지만 도민사회에 투자할 의향도 있고 동참하도록 보급하고 알리는 역할을 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또한, "제주도 혼자로는 도민사회 파급시키는 것은 센터나 도만으로는 어렵다"며 "여러 주체 학생, 도민이 같이 사회적경제 동참해서 제주사회를 이끌기 바란다"고 요청했다.

이어서 강종우 센터장이 먼저 '2017년 사업보고와 2018년 운영방향'을 발표했다. 

▲강종우 제주사회적경제지원센터장

강 센터장은 "제주사경센터가 사회적경제의 가치를 도민에게 알리는데 큰 역할을 했으며, 지역사회에 긍정적인 변화를 이끌어왔다"고 밝혔다.

특히 2017년 제주도민의 사회적경제 인지도 조사에서 응답자의 45.4%가 "사회적경제를 알고 있다"고 답했으며, 27.8%가 협동조합 조합원이었으며, 제품이용경험도 22%, 도민사회기여에 긍정적이라는 답변도 48%에 이른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마을과 지역 주도로 공동성장기반을 조성하는 중간지원 역할을 했으며, 지속가능한 지역상생 및 순환경제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강 센터장은 "전에는 '자기 일과 상관없다'던 공기업들이 일자리나 태양광 사업과 관련해 문의가 들어오고 있다"며 "물이 들어오면 노를 저어야 하는데 주민에게 도움이 되는 편익이 되는 부분을 잘 얼개 짜야할 때"라고 말했다.

◎"문재인 정부의 사회적 경제 기대와 우려 함께 있어, 구체적인 정책 전략이 필요"

▲이은애 서울특별시사회적경제지원센터장

이어서 진행된 포럼에서는 기조강연에는 이은애 서울특별시사회적경제지원센터장이 나서서 '문재인 정부의 지역분권적 사회적 경제 정책전망 및 혁신과제'를 주제로 발표했다.

이날 이은애 센터장은 문재인 정부의 100대 국정과제에있으며, 정부개헌안에도 사회적 경제의 진흥이 포함돼 큰 기대가 모이고 있지만 실제로 사회적 경제 활성화가 이뤄질지에 대해서는 우려의 시각도 높았다.

이 센터장은 "2018년 기획재정부의 경제정책방향에는 공정경제에서 사회적경제가 명시돼 있지 않으며, 혁신성장의 최우선 순위로 강조됐던 중소기업 조항이 부각되지 않았다"며 "과연 정부에서 사회적경제를 비중있게 다룰지 고민하게 된다"고 말했다. 또한, 인구유출과 고령화로 지방소멸의 위험성이 가속화되고 있어 지역균형발전과 내발적 지역발전 전략도 필요한 시점이라고 밝혔다.

이에 이 센터장은 "문재인 정부에서 연방제 수준의 지방분권을 말한만큼 서울시에서는 수조 원 짜리의 구체적인 사회적경제 재정계획을 짠 상태"라며 "제주도에서도 구체적인 정책을 도정과 함께 짜서 수평적 파트너로 가기 위해 고민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또한 이 센터장은 공공기관의 '사회적 가치'도 중요한 화두가 될 것이라고 조언했다. 이 센터장은 "현재 정부에서 사회적 가치법을 제정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으며, 경찰에서도 사회적 가치 실현 방안에 대해 센터에 문의해올 정도"라며 "제주사경센터에서도 JDC 등 공기업이나 공공기관과 함께 제주발전을 두고 시민과 사회적 가치를 어떻게 점검하고 논의할지를 이야기할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이 센터장은 사회적 경제의 발전을 위해 법과 제도 개선이 시급하며, 지원제도도 미션유형별로 욕구를 파악하고 독자예산을 적용할 수 있도록 혁신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또한, 시민참여형 공유자산을 확충해 수눌음이나 공동체 부활이 이뤄질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날 사회적경제미래전략포럼에는 60여명의 사회적경제 관계자들이 참석해 큰 관심을 보였다.@제주투데이

◎공동자원 공유화, 사회적 금융의 활성화, 사회적 가치 실현 필요

한편, 이 센터장의 기조강연에 이어 진행된 지역토론에서도 다양한 제주 사회적경제의 발전을 위한 의견들이 줄을 이었다. 이날 토론에서는 강종우 센터장을 좌장으로 김자경 제주대 공동자원과 지속가능사회연구센터 박사와 강철준 제주국제대 핀텍경영학과 교수, 윤순희 제주사회적기업협의회장 등이 참여했다.

▲김자경 제주대 공동자원과 지속가능사회
연구센터 박사

먼저 김자경 제주대 공동자원과 지속가능사회연구센터 박사는 "그동안 제주도에서는 선조들이 공동자원을 잘 관리하면서 살아와 관광으로 현재 먹고 살고 있지만 국가경제발전사업으로 외지인이 늘고 중국자본에게 토지가 잠식되고 있어 공동자원을 상품으로 여기고 내버리는 일이 일어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김자경 박사는 "자연경관을 활용한 관광과 농업이 주된 산업이 제주에서 마을공동목장이나 자연환경과 같은 공동자원을 지키기 위해서는 다시금 커머닝(공유화)하는 작업이 중요하다"고 주문했다.

이에 김 박사는 커머닝을 위한 방안으로 제주 수눌음을 강조하면서 "생계의 자립을 위해 상호부조와 호혜의 관계망이 제주의 수눌음이었다"며 "현대적으로 해석하면 연대와 협동, 돌봄, 배려의 공동체적 사회안전망"이라고 강조했다.

▲강철준 제주국제대 핀텍경영학과 교수

한편, 강철준 제주국제대 핀텍경영학과 교수는 '지역자본 역량강화를 위한 사회적 금융의 역할'을 주제로 지역의 협동조합 자금이 앞장을 서야 할 때라고 말했다. 강철준 교수는 "사회적경제가 발전하려면 대학을 졸업한 학생들이 어떻게 월급을 많이 주고 발전할 수 있도록 할 것인가가 이야기돼야 한다"며 "이런 점에서 사회적경제는 계량화가 어려워 투자에 어려움이 많다'고 지적했다. 

이에 강 교수는 영국에서 성과를 본 사회적 성과 채권(Social Impact Bond, 이하 SIB)의 도입을 제안했다. 강 교수는 "SIB참가기관은 사회적 투자자와 성과지급기관, 사회적 활동단체로 이뤄지는데, 자본시장법의 규제가 아닌 민간시민단체가 사회적 투자시장을 창출하는 방안"이라며 "제주특별법에 지역SIB 도입을 시도해 사회봉사시장과 자본시장을 연결해 파이를 키워야 한다"고 말했다.

▲윤순희 제주사회적기업협의회장

또한, 윤순희 제주사회적기업협의회장은 제주지역의 사회적기업의 성장 현황을 설명하고 사회적 가치 실현 방안을 발표했다. 윤순희 회장은 "사회적 기업 인증·지정 현황은 2008년 7개 업체에서 2017년 현재 174개에 이르고 있다"며 "증가 추세는 긍정적이지만 제도 운영을 활성화해 인증기업을 확대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또한, 매출액이나 당기순이익도 늘고 있으며, 영업이익의 적자도 점차 줄고 있어 경영상태가 점차 호전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윤 회장은 사회적 기업의 사회적 가치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먼저 사회적 기업이 안정적인 시장을 확보하도록 경영 안정화를 도모해야 하며, 기업경영과 결부할 수 있는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어야 한다고 제안했다.

또한, 사회공헌 활동이 지역과 밀착되도록 하고, 환경문제나 일자리 창출 등 각 기업만의 특성이 갖추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사회적 가치 평가에 따른 인센티브를 인정하고 맞춤형 평가시스템도 도입할 필요성이 있다고 강조했다.

제주사경센터는 이번 포럼을 통해 2018년 사회적경제 전략방안의 틀을 마련할 예정이다. 강종우 센터장은 "앞으로 사회적경제기업은 스토리가 있는 곳이 경쟁력을 갖추게 될 것"이라며 "스토리를 만드는 기업이 되도록 센터가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다.

▲9일 오후 제주사회적경제미래전략포럼에서 지역토론이 진행되고 있다.@제주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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