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제주지사 후보 경선을 앞두고 있는 김우남 제주지사 예비후보는 12일 오후 2시 중앙로 천년타워에 위치한 선거사무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더불어민주당 제주도당 소속 전체 당원 7만여 명에 이르는 당원 명부가 문대림 예비후보 측에 유출돼 선거운동에 이용되고 있다면서 진상조사 및 경선 중단을 요청했다.

김우남 후보는 모두발언에서 “문 후보 측이 유출된 당원 명부를 가지고 선거운동을 해 온 정황이 드러난 이상, 이 문제가 공식적인 조사에 의해 사실로 드러날 경우, 문 후보 측의 행위는 반칙과 특권을 동원해 당을 분열로 몰고 간 해당 행위일 뿐더러, 민주당 지방선거 승리에 결정적으로 찬물을 끼얹는 일이 될 것”이라며 이번 경선이 불공정하고 정의롭지 못한 경선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김우남 후보는 “중앙당은 사안의 중대성을 인식하고 신속한 진상조사와 더불어 합당하고도 단호한 조치에 나서야 할 것이다. 또한 문대림 예비후보는 당원명부의 입수 경위와 이를 근거로 한 선거운동 의혹에 대해 본인이 스스로 직접 해명함과 더불어, 그에 따른 정치적 책임도 분명히 져야 한다.”고 말했다.

김우남 캠프의 고유기 대변인은 “해당 명부는 이름과 전화번호, 상세 주소는 물론, 당원번호, 탈당 여부, 당비약정 및 당비 해지 여부까지 표기된 이른바 ‘로 데이터(raw data)’수준의 것이다. 또한 이 명부에는 올해 지방선거를 대비해 작년 9월 입당한 당원만도 2만 3천여 명이 포함되었다.”고 지적했다.

이날 문대림 캠프 관계자로부터 내부제보 성격으로 입수했다는 당원명부 일부가 공개됐다. 고유기 대변인에 따르면 이번 명부는 제주도당에서 다운을 받을 때 관련 기록이 남는다. 그렇기 때문에 도당에서 유출되었다기보다는 다른 경로를 통해 유출되었을 것이라 보고 있다.

고유기 대변인은 “문대림 후보 측은 지난 10일 전후로 ‘예비 공보물’을 각 가정에 발송했다. 그런데 발송된 홍보물은 확인된 전부가 더불어민주당 제주도당 당원이었다. 때문에 통상적으로 세대주 명의로 발송되는 공보물과 달리, 한 세대에 사는 가족 2~3인에게 해당 명의로 발송되는 사례가 속속 접수되었다.”며 “당원들만을 발송대상으로 적확하게 선정해 발송 되었으며, 유출된 당원 명부를 근거로 하였다는 의혹을 제기하지 않을 수 없다.”고 강조했다.

그 근거로 확인된 우편물들이 권리당원임을 알 수 있는 ‘당비 약정’ 표기가 돼 있는 당원들에게만 발송된 점, 당비 해지자나 일반당원들에게는 발송이 이뤄지지 않은 점, 10년 전 거주지를 이전한 당원에게도 옛 주소로 발송되었다는 점 등을 들었다.

김우남 선거운동본부 고희범 총감독은 “(우편 홍보물을) 2만7000통을 보낼 수 있기 때문에 당원명부를 이용해 1만8000천 권리당원들에게 홍보자료를 전부 보내고 나머지 1만 통을 일반 도민들에게 발송한 것이 아닌가 의심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김우남 후보 측은 11일 더불어민주당 제주도당과 중앙당 선거관리위원회에 작금의 당원명부 유출 사태에 대한 진상조사와 진상조사 완료 시까지의 경선 중단을 공식적으로 요구한 상태다.

이에 대해 더불어민주당 제주도당 관계자는 <제주투데이>와의 전화통화에서 “해당 자료를 열람했다. 당원명부의 형식을 가지고 있다고 말할 수 있다. 도당에 명부가 없기 때문에 ‘당원명부’라고 확언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제주도당 관계자는 아무런 권한이 없기 때문에 어떤 조치를 할 수 있는 입장은 아니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