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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길호의 일본이야기] 아베 수상의 자존심과 위기
제주투데이 | 승인 2018.04.15 09:48

"내가 기억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는 없습니다:와다시가 기오쿠스루 가기리 고자이마셍.私が記憶する限りございません"

2015년 4월 당시 아베 수상 비서관이었던 야나세 씨(현. 경제산업심의관)가 작년 7월 국회예산위원회에서 한 발언이었다. 이제는 과거형으로 묻힐 줄 알았는데 모닥불은 커녕 횃불처럼 다시 타오르고 있다.

아베 수상과 대학 시절부터 친했던 가케 이사장이 경영하는 에히메현의 가케학원이 수의학(獸醫學)부 신설을 신청했었다. 이 과정에서 아베 수상 특혜 의혹이 불거져서 작년 국회에서 추궁 당했다. 

에히메현에서는 관할 지역 가케학원이 수의학부 신설이 유치되면 그 이상 바랄 것이 없었다. 담당자들은 수상 관저를 방문해서 야나세 씨를 만나서 면담을 했다.

그 면담의 당사자인 야나세 씨가 "내가 기억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는 (만난 기억이) 없습니다."라는 기묘한 일본어를 구사하면서 부정했다.

작년 10월 총선거에서 아베 수상이 이끄는 자민당과 연립정부를 맺고 있는 공명당이 제적 삼분의 이를 넘는 압승을 거두었다.

재집권 5년 동안 아베 수상 1강이라는 수식어 속에 압승을 해서 이러한 의혹들은 지리멸멸하게 끝이 나고 금년 9월에 있을 자민당 총재선거에 3선은 틀림없다고 믿었었다.

그러나 에히메현 나카무라 지사가 지난 4월 10일 당시 면담했던 에히메현 직원의 기록한 비망록이 있었음을 기자회견에서 발표했고 아사히신문은 전문을 공개했다.

비망록에는 2015년 4월 3일 수상관저에서 야나세 씨와 면담을 갖었고 그 자리에서 그는 수의과학부 신설은 수상안건이므로 에히메현에서도 적극적으로 관철 시켜야 한다는 취지를 전했다고 했다. 

그래도 당사자인 야나세 씨는 만난 적이 없다는 자신의 발언에는 변함이 없다고 했으며 국회예산위원회에서 아베 수상은 그러한 야나세 씨를 우수한 공무원이며 자기는 그를 신뢰하고 있다고 두둔했다. 이 답변에는 조소와 함께 야당 석에서는 커다란 아유가 터져나왔다.

친구인 가케 이사장이 수의학부 신설을 위해 신청한 것도 인가를 받았을 때 처음 알았기 때문에 수상안건이라는 것은 말도 안된다면서, 골프도 치고 식사도 같이 하지만 이런 얘기는 없었다고 했다.  

지금 일본 정계는 가케학원 의혹만이 아니고 오사카부에 있는 모리토모초등학교 신설 중에 국유지불하 가격이 약 8억엔을 넘는 상상을 초월한 저가격으로 불하된 의혹도 작년에 이어 다시 추궁의 대상이 되었다.

"저와 저의 마누라가 이 문제에 관련되었다면 저는 수상과 국회의원직을 그만두겠습니다." 작년 2월 국회예산위원회에서 아베 수상은 흥분된 어조로 단언했다.

아베 수상 부인은 이 초등학교의 명예교장으로 취임했었으며 이 학교를 신설하는 계열 유치원을 방문해서 참관하였었다. 그때 교육 내용에 감격해서 눈물을 흘리는 영상도 방영되면서 의혹들을 제기했었다.

담당 관할 재무성은 그 당시 서류들은 모두 파기 처분되었다고 국회에서의 추궁에 자신 갖고 대응했었다. 그리고 아베 수상은 날조된 기사를 처음 보도했다면서 아사히신문에 맹공을 퍼부었다.

아사히신문은 이에 굴하지 않고 서류의 존재를 보도하면서 첫 보고서와 다른 개찬(改竄:고의로 문서를 고치는 것)된 문서였다는 것도 다시 밝혔다. 공무원 기강과 자세의 우수성을 자랑하던 일본 공무원의 굴욕적인 새로운 오점이었다.

아베 수상 부인의 이름은 물론 관여했던 정치가들의 이름들까지 전부 삭제된 새로운 공문서였다. 일본 국회는 발칵 뒤집혀졌다. 누구의 지시로 공문서가 이렇게 바뀌었느냐고 공세 중이다.

이것만이 아니었다. 그후에 방위성에서는 이라크와 남수단에 파견되었던 자위대의 일보가 없었다고 국회에서 작년에 보고되어 일단락 됐는데 그 일보가 다시 여기저기서 발견되었다.

"문민통제"(시비리언 컨트럴)의 위기라면서 다시 국회에서 정부는 추궁 당했고 아베 수상만이 아니고 자위대 최고 수뇌까지 문민통제에 문제가 있었다고 해도 할말이 없다면서 사죄 회견을 갖었다.

감추었던 자료들이 계속 발견되면서 야당만이 아니고 여당의 간부들도 우려의 한도를 지나 "국민들도 지긋지긋하겠지만 우리도 지긋지긋하다."고 자학적인 자조를 쏟아내고 있다.

재작년 트럼프 대통령이 당선되어 정식으로 취임하기 전, 아베 수상은 트럼프 당선자를 만나기 위해 뉴욕의 트럼프 사저를 방문했다.

이례 중의 이례였다. 패배한 민주당 정권이 그래도 당당히 미국을 다스리고 있는데 세계는 놀랐지만 아베 수상은 사저까지 방문하여 환대를 받았다.

세계의 아베라는 인식을 심었다고 평하는 미디어들도 있었다. 아베 수상은 늠늠했고 트럼프 대통령이 일본 방문 때도 환대하여 미국과 일본의 밀월 관계를 과시했다. 

아베 수상은 2012년 12월 수상 2기 재취임 때부터 "지구의(地球儀) 조감도 외교"를 펼치겠다고 선언해서 말 그대로 지구의 조감도 보는 것처럼 지구를 누볐다.

지난 2월 평창올림픽 때 한국 방문까지 아베 수상은 60회의 외유를 했다. 평창올림픽 참가는 걸끄러운 한.일관계 때문에 주저하다가 마지 못해 참가했었다.

그런데 아이러니하게도 이 평창올림픽이 세계 외교를 바꿔버렸다. 남북한 정상회담은 물론 미국과 북한 정상회담이 설정되고, 김정은은 중국을 전격 방문하여 또 한번 세계를 놀라게 했다.

뒤이어 북한 외상은 러시아를 방문하여 한반도 주변국 미국, 중국, 러시아가 북한 핵문제를 놓고 줄다리기가 벌어지고 있는데 일본은 방관자로 남을 수 밖에 없었다.

황급히 고노 외상이 한국을 방문하고 아베 수상은 4월17일 미국을 방문한다. "외교의 아베"를 자처하던 아베 수상은 자신만만했던 외교에서 그것도 가장 가까운 한반도 외교에서 도외시 되어 좌초한 꼴이 되었다.

긴박한 국제 정세 속에서 아베 수상만이 아니고 일본 정계는 하나가 되어 급속히 변하는 한반도 외교에 대응해야 하는데 그 자정 능력을 상실하고 말았다.

"외교의 아베"만이 아니고 "안보의 아베"라던 그는 안보 문제 해결을 위해서 강력하게 추진한 자위대 외국 파견시의 대응 법안을 개정했지만 일보 문제로 불신을 자아냈다.

학원 문제는 아베 수상 부부가 가케학원, 모리토모초등학교의 의혹의 중심이 되어 연일 국회 추궁의 만신창이 대상자가 되었다.

아베 수상 자신이 혼돈의 정계 꼬임의 대상자가 되어 버린 걸림돌이기 때문에 여당은 물론 정부 관료들의 국회 답변까지 전전긍긍하고 있다. 

14일 오후 국회의사당 앞에서 약 3만명의 군중이 <아베정권 퇴진하라!>는 집회를 벌였고 고이즈미 전 수상은 14일 강연에서 아베 수상의 3선은 없다고 말했다. 

자존심 강한 아베 수상이 스스로가 알고 있는 여러 사실을 무리한 자기 궤변으로 일관하면서 이 위기를 벗어날려고 안간 힘을 쓰고 있는 국회 답변의 모습에는 연민스러울 정도이다.

아베 수상의 발언에 수긍하고 납득할 일본 국민들이 그러면 그럴수록 떠나고 있다. 최대의 위기는 아베 수상이 자신의 발언에 신빙성이 없다는 인식을 갖고 있는 불신에 가득 찬 국민들의 마음을 헤아리지 못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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