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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덕남 칼럼] “김기식 사태, 사퇴가 정답이다”금융감독원장 스캔들, 더 이상 덮어 버리지 못할 상태
김덕남 주필 | 승인 2018.04.16 05:54

“국회의원이 피감기관(被監機關) 돈으로 여비서와 단둘이 외유성 해외출장을 다녀왔다”.

이 말을 들었을 때 맨 처음 떠오른 당신의 상상은 무엇이었을까?

추측컨대 상식적이고 정상적인 공무(公務)로 보기에 주저했거나 갸우뚱했을 것이다.

대부분 지저분하고 잡스러운 상상력에 의존해 낄낄대었을지도 모른다.

‘불륜 애정 행각’이나 ‘남녀 간의 스캔들’은 왕왕 사람들의 음심(淫心)을 자극하고 삼삼오오 입방아 찧기 좋은 소재다.

입방정 떠는 데는 이만한 이야깃거리가 드물다.

김기식 금감원장의 국회의원 시절 행태에 대한 논란도 이처럼 방정떨기 좋은 스캔들이다.

김 원장은 국회의원 재직 시절인 2015년 5월 25일부터 9박 10일간 미국과 유럽 시찰을 다녀왔다. 20대 인턴 여비서와 동행이었다. 경비는 모두 피감기관에서 대줬다.

피감기관 여비지원으로 다녀온 해외 출장은 몇 차례 더 있었다.

19대 국회의원 임기가 끝나는 2016년 5월 30일 직전인 5월 20일부터 27일까지 일주일 간도 독일 네덜란드 스웨덴 등으로 해외 출장을 다녀왔다,

이때도 예의 그 여비서와 동행이었다. 단 둘이었다.

김 원장에 대한 고약한 스캔들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야당 일각에서 제기 했던바, 인턴 여비서는 김 원장과 동행 해외 출장 후 보름 만에 인턴에서 9급 비서로 승급했다.

9급에서 6개월 만에 8급을 건너 뛰어 7급 비서로 초고속 승진했다는 의혹도 함께 제기됐다.

뒷말은 또 있다. 19대 국회의원 임기 만료 직전 자신이 받았던 정치후원금중 5000만원을 자기가 회원으로 있는 특정 모임에 기부했다.

남은 후원금은 소속정당이나 국고에 반납해야 하는 것이다.

선관위가 기존회비 이상의 기부는 ‘법 위반’이라고 했는데도 이를 무시했다.

후원금을 ‘땡 처리’ 하듯 두 달간 물 쓰듯 몰아쓰기도 했다.

‘임기 말 후원금 셀프 기부’, ‘후원금 땡 처리’ 의혹이 제기되는 이유이기도하다.

물론 여비서와 외유성 해외 출장에 동행했다는 이유만으로 불륜으로 보는 것은 옳지 않다. 인권침해의 소지도 크다.

이는 당사자 입장에서는 씻을 수 없는 불명예로 작용 할 수도 있다. 치유하기 힘든 상처이기도 하다.

자극적이고 선정적인 ‘입방아’를 즐기는 사람들의 상상력에 의해 확대 재생산되는 저급한 스캔들이라 해도 그렇다.

설령 그렇다고 해도, 피감기관 돈으로 수차례나 외유성 해외출장 등 부적절한 행위가 정당화 될 수는 없다.

갖가지 의혹들에 대한 면죄부일수도 없고 그의 심각한 모럴헤저드(도덕적 해이)가 덮어지는 것도 아니다.

그러기에 드러나고 있는 의혹은 금융검찰이라는 금감원 수장의 자격으로는 치명적일 수밖에 없다.

김 원장의 거취에 대한 여론조사 기관의 조사 결과 ‘사퇴 찬성’여론이 50%를 넘었다. ‘사퇴 반대‘보다 17,1%가 높았다.

김 원장의 친정이나 다름없는 참여연대까지 “부적절한 행위에 실망스럽다‘고 부정적 견해를 밝히고 있다.

그런데도 정작 본인은 버티고 있다. 반성의 기미도 보이지 않았다.

되레 “국민의 눈높이에서 지적을 받을 소지가 있다는 점에서 죄송하지만 로비성 외유는 아니다”고 변명하고 있다.

국민의 눈높이에 맞지 않았다면 스스로 물러나야 하는 것이 아닌가.

그것이 국민에 대한 최소한의 도리이며 임명권자인 대통령의 부담을 덜어주는 마지막 예의다.

김 원장 사태를 지켜보면서 문득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2월 청와대 각 비서관실에 선물했다는 액자의 글귀가 떠올랐다.

'춘풍추상(春風秋霜)'. 중국 고전 채근담에 나오는 교훈이다.

‘남을 대할 때는 춘풍처럼 관대하고(待人春風), 자신에게는 추상같이 엄격해야 한다(持己秋霜)’는 뜻이다.

그러나 김 원장의 처신은 이와는 정 반대다.

‘다른 사람에게는 가을 서리처럼 차갑고 자신에게는 봄바람처럼 부드러운 행태’를 보였기 때문이다.

국회의원 시절 김 원장은 기업비용의 출장을 ‘로비’라고 몰아세우며 강하게 질타했었다.

그랬던 그가 피감기관 비용으로 해외여행을 했던 자신을 향해서는 ‘로비성 외유가 아니’라고 한없이 너그럽다. 전형적인 ‘내로남불’의 이중성이다.

‘김기식 사태’와 관련해 인사권자인 문대통령과 청와대 인사검증을 이끌었던 조국 민정수석의 책임도 지나칠 수 없는 대목이다.

언행이 아리송하고 모순에 빠졌다고 느껴지기 때문이다.

청와대는 그동안 “조국 민정수석이 김 원장 의혹과 관련해 두 차례나 검증을 실시하고 ’적법하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했었다.

“국민 눈높이에는 맞지 않으나 ‘적법하다’는 것이었다.

이 무슨 망발인가. 국민눈높이는 불법적이고 조국 민정수석의 눈높이는 적법하다는 궤변이 아닌가.

청와대는 ‘적법하다’는 결론을 내려놓고 검찰이 김 원장에 대한 수사를 착수한 날 선관위에 김 원장 행태의 위법성 여부를 판단해달라고 했다.

‘적법하다’고 하면서 ‘위법성 여부를 판단해 달라’고 요구한 것은 비상식적이고 자기모순이다.

청와대가 선관위나 검찰에 사실상 ‘적법 하다’는 가이드라인을 제시한 것이나 다름없기 때문이다.

청와대가 독립적이고 독자적인 선관위의 유권해석이나 검찰의 수사 방향에 개입하는 것이라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도가 지나친 ‘김기식 구하기’나 ‘김기식 감싸기’인 것이다.

문대통령은 지난 13일 "피감기관 지원 해외 출장이 당시 국회의원들 관행에 비추어 도덕성에서 평균 이하라고 판단되면 위법이 아니더라도 사임토록 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국민의 눈높이에 맞지 않다’는 국민들의 비판을 받아 들이겠다 고도 했다.

논리는 황당하고 내용은 해괴했다. 전형적 물 타기 발언이 아닐 수 없다.

관행이 잘못됐다면 그 자체가 적폐인 것이다. 피감기관 지원 해외 출장이 관행이었다고 해도 그것은 청산해야 할 적폐일 뿐이다. 

이러한 적폐 관행에 도덕성의 평균을 계산하는 것은 황당한 일이다. 관행에 비추어 도덕성의 평균은 어떻게 정하는지, 아리송하고 헷갈린다.

또 국민 눈높이의 기준은 어디인가.

‘국민 눈높이에 맞지 않다는 국민적 비판을 겸허하게 수용하겠다’면 김 원장을 내치는 게 정답이다. 말장난 수준으로 끌고 가서는 곤란하다.

김 원장 스스로가 사퇴하고 조국민정수석은 검증 실패에 대한 책임을 지고 물러나야 옳다.

그리고 대통령은 이 같은 일련의 사태에 대해 국민에게 사과하는 것이 순리요 사태해결의 순서다.

손으로 막을 일을 가래도도 막지 못하는 위험을 차단하기 위해서도 그래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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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덕남 주필  kdn100455@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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