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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데이칼럼] 2020년 환경수도 유치·수장 노릇할 차기 도지사, 선도적 환경정책이 필요하다
김재훈 기자 | 승인 2018.05.03 17:44

제주 해변마다 우후죽순 카페가 들어선 제주. 지난 한해동안 제주에서 테이크아웃용 플라스틱 컵은 얼마나 많이 사용됐을까? 제주에서 사용된 비닐봉지는 얼마나 될까? 정답은? 아무도 모른다. 물론 행정도 모른다.

애월 한담해변에 일회용 플라스틱 컵이 대책없이 버려져 있는 풍경이 종종 회자된다. 굳이 한담해변에 국한해서 말할 필요는 없다. 쓰레기통이 없는 '청정 제주' 전역에서 날마다 발생하고 있는 일이기 때문이다. 플라스틱 쓰레기 문제가 사회문제로 대두되었지만 제주도의 대책은 요원하다. 제주도의 대책이라고는 사실상 요일별 배출제가 유일한 셈이었는데, 그마저도 축소하며 정책폐기 수순을 밟고 있는 상황이다.

주민들의 불편 호소 및 근본적인 문제 해결 요구를 했음에도 불구하고 강행했던 원희룡 도정의 재활용 폐기물 요일별 배출제. 원 도정은 기회가 될 때마다 요일별 배출제로 폐기물이 감소하는 성과를 올렸다고 밝혔다.

평상시와 같이 플라스틱 등의 폐기물이 발생했는데 폐기물 처리장으로 가지 않았다면 어떤 일이 발생하는 걸까? 고경실 제주시장 등은 도민들이 폐기물을 여전히 집에 쌓아두고 있기 때문이라고 기대하고 있는지 모를 일이다. 그러나 관광객들과 도민들이 쓰레기를 쌓아둔 곳이 자신의 집이 아니라면? 제주 곳곳에 무단 투기되고 있다면?

원 도정의 발표는 날마다 제주로 유입되는 인구가 늘고 있는데 폐기물은 줄어들고 있다는 이해하기 어려운 전망을 낳는다. 원 도정의 발표에 가장 먼저 떠오른 생각은 미안하게도 통계의 오염이다. 행정 당국이 내놓는 통계에 대한 도민들의 불신은 오래됐다.(원 도정이 야기한 도두하수처리장의 실태를 보라. 그처럼 오폐수를 무단 방류했음에도 불구하고 배출수 수질 자료는 이상이 없다고 밝힌 바 있다.)

처음의 질문으로 돌아가 보자. 제주도내에 연간 얼마나 많은 플라스틱류가 유입되고 있을까? 행정당국에 일회용 플라스틱류 등의 유입량에 대한 정보공개를 청구했지만 그런 자료는 없다는 답을 받았다. 유입량을 알 수 있는 자료가 없으니 단순히 폐기물 수거량만을 가지고 쓰레기 문제를 타개하려는 것. 뒷북 쓰레기 행정이 앞으로도 이어질 수밖에 없는 이유다. 도내 폐기물 생산량과 수거량의 오차가 얼마나 되는지 도무지 알 수 없는 상황이다. 무단 투기되고 있는 쓰레기들의 양을 대략적이나마 추산조차 할 수 없다.

플라스틱 쓰레기가 심각한 사회문제로 대두되는 현재, 도내에서 하루 동안 사용되는 일회용품의 양을 파악하는 것이 급선무다. 이를 위해 ‘환경수도’를 자임하는 제주도 당국이 우선적으로 고려해볼 만한 정책이 있다.

첫 번째는, 테이크아웃 커피전문점 등 일회용품 사용업장들의 일회용품 사용량 신고제다. 이는 일회용품 제공자가 일회용품 사용에 대한 경각심을 갖도록 하고, 도내에 유통되는 일회용 플라스틱 컵 등의 양을 파악해 관련 대책을 수립하는 근거로 사용할 수 있다.

다음은 각종 제품의 포장재 무게를 표시하도록 의무화 하는 방안이다. 제품 생산단계에서부터 폐기물의 양을 파악할 수 있도록 하는 것. 포장재에 얼마나 많은 환경저해 물질이 사용되었는지 표시해서 제품 구매 단계부터 구매자들이 환경오염에 대해 인식토록 할 수 있다. 실 제품 대비 포장 비율을 수치화해 과대포장 문제를 개선하기 위한 데이터로 사용 가능하고, 도내에 판매된 제품들을 분석해 폐기물 발생량을 추산할 수 있다. 플라스틱류가 얼마나 제주에 많이 들어오고 있는지 선제적으로 파악할 수 있게 된다.

물론 이는 제주도만의 힘으로는 불가능하다. 그러나 폐기물 발생 단계에서부터 접근하지 않는 한 도내 쓰레기 관련 정책은 언제까지나 미봉책일 수밖에 없다. 제주 행정당국이 국가의 환경 문제를 선도적으로 이끌어 나갈 생각이 없다면 ‘환경수도’를 자임한 의미는 무엇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 단지 관광객을 더 끌어 모으기 위한 수단으로 전락하는 것은 아니냐는 의구심을 갖는 도민들이 많다.

한편, 탐라대학교 부지 활용방안으로 원희룡 도정과 김방훈 제주지사 후보는 외국‘명문’대학을, 문대림 제주지사 후보는 AI(인공지능) 등을 연구하는 4차산업 연구소 유치를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과문한 탓인지 외국대학이든 4차산업 연구소든 제주에 어울린다는 생각은 들지 않는다. 환경문제가 대두되는 현재, 환경 관련 기관과 국내외 연구소·환경단체들이 함께 상주하며 제주와 대한민국, 나아가 지구의 환경에 대해 머리를 맞대고 고민할 수 있는 장소로 사용하는 방법 등은 찾기 어려웠을까.

환경부에서 내려오는 정책에서 한 발 더 나아간 정책을 고민하지 못하는 제주. 2020년 세계환경수도를 유치하게 된다면 차기 도지사는 환경수도 제주의 첫 수장 노릇을 하게 된다. 도지사 후보들에게 환경수도의 수장에 걸맞은 정책을 펼쳐나갈 배포와 상상력을 주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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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훈 기자  humidtext@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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