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직 지사인 A씨가 물밑에서 문대림 예비후보를 지원하는 행보를 보이고 있다는 설이 제기된 지 오래다. 최근에는 A씨가 도를 넘는 선거 지원 행보로 주변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일까지 벌어졌다.

제주 난개발의 '주범'은 누구일까? 문대림 후보 측은 원희룡 지사를, 원희룡 후보 측은 A 전 지사를 겨냥하며 공방을 이어가고 있다. 문대림 후보 측의 '원도정 심판론'을 무력하게 만드는 A 전 지사의 행보. A 전 지사는 죽은 권력일까 살아있는 권력일까?(사진=제주투데이DB)

지난 4일 제주시에 위치한 한 호텔에서 A씨가 고문으로 있는 모임의 행사가 열렸다. 이 행사 참석자들의 전언에 따르면 A씨가 이 모임의 부회장인 전직 교육의원 B씨를 면전에서 원희룡 예비후보를 돕고 있다는 이유로 격하게 타박했다. 이에 B씨는 모임의 부회장 직을 사퇴하는 해프닝까지 빚어졌다.

이와 같은 도 넘은 행보로 전직 지사 A씨는 ‘무대 뒤 상왕정치’를 하고 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과거 조직원이나 친분이 있는 사람들에게 문대림 후보 지지를 부탁하는 등 선거 지원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는 뒷말도 무성하다.

이번 6.13지방선거를 계기로 A씨가 제주 정치에 계속적인 영향력을 행사하려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되 있다. 전직 지사 A씨와 건설회사 C그룹과의 관계 때문. C그룹은 원희룡 도정에서 호텔 단지 건설이 좌초되는 등 주요 개발사업을 원하는 바대로 추진하지 못했다. C그룹 입장에서는 개발 이득을 챙기지 못한 상황.

이에 세간에는 C그룹이 차기 도정에서 이권을 챙기기 위해 전직 지사 A씨를 통해 문대림 후보를 측면 지원하는 것 아니냐는 의혹이 증폭되고 있다. 문 후보 입장에서는 전직 지사 A씨와 관계를 확실하게 끝맺지 않으면 이와 같은 의혹을 달고 선거를 치를 수밖에 없는 형국이다.

이와 관련해 전직 언론인 양김진웅 씨는 8일 자신의 페이스북 계정에 올린 글에서 “최근 ‘나는 문대림을 지지합니다’라는 지지문구를 접할 때마다 ‘나는 A씨를 지지합니다’라고 읽힌다. 내가 갖는 솔직한 심정“이라며 전직 지사 A씨와 문 후보의 관계를 겨냥했다.

그는 또 “(A씨의 지지를 받고 있는 문 후보가) 정말 도지사가 됐을 때, 전직 지사인 A씨가 ‘보이지 않은 힘’으로 어떤 역할을 하리란 것은 삼척동자도 쉬이 그려지는 일”이라며 “설사 그렇지 않더라도 각종 이권 챙기기에 익숙한 노회한 전 도백이 어떤 태도를 취할 것인지는 불 보듯 뻔한 일”이라고 지적했다.

이 같은 상황에 원희룡 도정을 제주 난개발의 주역으로 규정한 ‘원 도정 심판론’의 명분마저 약화되고 있다. 임기 당시 각종 개발사업에 열을 올린 전직 지사 A씨와의 관계를 청산하지 않는 상태에서 원 도정의 개발주의를 나무라는 것은 자가당착이라는 비판이 일고 있는 것. 난개발에 대한 피로를 호소하는 도민들도 원 도정 심판에는 동의하지만 A씨의 세력과 결별하지 않는다면 지역 정치 적폐 및 C그룹의 입김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있겠냐는 지적도 제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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