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정치·경제·사회 전반에 '패거리'란 단어는 오랫동안 사람들에게 회자돼 온 단골메뉴다.

'패거리 정치'는 사라져야 할 적폐 중 하나로 국민들에게 인식돼 있고 최근 미투의 중심인 이윤택 사단의 '연희단거리패'와 한진그룹 사원들이 촛불집회에서 외친 '조 패거리'는 별로 유쾌하지 않은 의미로 쓰이고 있다.

‘패거리’의 어원은 조선시대 '패(牌)'라는 말에서 유래한다.

원래 이 '패(牌)'는 '조선시대 관청에서 함께 번을 서는 한 무리의 조'를 일컫는 말로 궁궐을 지키는 이 '패'는 약 50명 정도가 한 조를 이뤘다고 한다. 이것이 그대로 군대로 편성되었는데 조선시대 군대의 가장 작은 조직 단위가 '패'인 것이다. '패거리'는 '패+거리'가 결합된 파생어로서 '패'를 낮추어 쓰이는 말이다.

6·13지방선거가 한 달 정도 남았다. 제주도지사 자리를 두고 문대림 예비후보와 원희룡 예비후보의 경쟁이 갈수록 치열하다. 지난 7일 원희룡 예비후보에 이어서 13일 문대림 예비후보의 개소식이 열렸다.

   후보자 개소식(좌측 원희룡, 우측 문대림)

캠프 마다 자신의 후보자를 지지하는 많은 사람들이 찾아와 인산인해를 이뤘다고 자랑하지만 상대 캠프에서는 개소식을 위해 사람들을 조직적으로 동원했다고 비난하고 있다. 아무튼 후보자가 세를 과시하고 선거에 이기기 위해선 아직까지 ‘패거리 정치’를 답습해야하는 모양이다.

이를 두고 바른미래당 장성철 예비후보는 문대림 예비후보가 전직 도지사를 선거판에 끌어들여 결코 도민들이 바라지 않는 구태 패거리 정치를 부활시키고 있다고 연일 비판하고 있다.

그리고 그는 원희룡 예비후보도 지난 총선 때 패거리 정치를 했던 장본인이며 공무원 줄 세우기를 단절했다고 하지만 최근 개소식에 현직 공무원들이 참석했던 사실을 두고 강하게 몰아부쳤다.

이처럼 정치판에서 ‘패거리’는 버릴 수 없는 계륵인가?

제주사회는 이미 지난 1995년 민선 1기를 시작으로 20년 동안 제주판 3김 시대의 ‘패거리 정치’에 신물이 나있다.

4차 산업혁명을 눈앞에 둔 지금 ‘패거리 정치’는 반드시 청산해야 될 적폐 중 적폐다.

누군가 말했다.

“정치가들이 도탄에 빠진 세상을 구제하려는 자신의 소명을 자부하지만 서로 다투지 않고 시대정신을 이루려 서로 힘을 합치지만 패거리를 짓지 않을 때(矜而不爭, 群而不黨) 국가의 안위가 반석에 오른다. 그러나 패거리가 정치를 장악해 ‘사익(私益, 사사로운 이익)’을 추구하면서 공론을 신경 쓰지 않을 때 국가와 역사는 반드시 무너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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