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투데이는 제주사랑의 의미를 담아내는 뜻으로 제주미래담론이라는 칼럼을 새롭게 마련했습니다. 다양한 직군의 여러분들의 여러 가지 생각과 이야기를 진솔하게 담아내 제주발전의 작은 지표로 삼고자 합니다.]

고광호/ (사)대한합기도총연맹 제주지회장, (사)한국자연경관보전회(환경부소관) 이사, 한원리장

옛부터 제주 사람은 오름에서 태어나서 죽어서는 오름으로 돌아간다고 했다. 제주에서의 오름이란 제주인의 삶과도 밀접한 관계가 있으며, 우리의 선조들은 일찍이 목축업을 하며 오름에서 생활을 해왔다.

항공에서 제주를 바라보면 한라산이 품은 수많은 오름 안에 우리가 살고 있음을 알 수가 있다. 제주에는 어머니격인 한라산과 368개의 수많은 오름이 있으며 높낮이와 형태가 다양하게 펼쳐 있어서 제주 경관의 우수성을 세계자연유산 유네스코에서도 인정을 받았다. 2007년 ‘제주 화산섬과 용암동굴’을 세계자연유산에 등재시킨 배경에는 한라산을 비롯 만장굴을 포함하는 거문오름 용암동굴계와 수성화산인 성산 일출봉이 핵심 보호지역이다.

거문오름 용암동굴계는 거문오름이라는 분석구에서 유출된 용암류 상에 일련의 동굴들이 연이어 형성된 사례이며, 중산간 지대에 위치한 거문오름에서 흘러나온 용암류는 지형 경사도에 따라 낮은 해안으로 흘렀다.(그래서 제주의 토질은 빌레가 많아 토심이 얕아 농사짓기엔 척박한 땅이다.) 거문오름 동굴계에서 유출된 용암은 세계적인 규모를 자랑하는 만장굴을 비롯하여 김녕굴, 용천굴, 당처물굴로 연이어 배태하고 있으며, 특히 당처물굴에서는 석회 동굴에서 볼 수 있는 종유석과 같은 이차 생성물을 만들어내고 있어 아름다운 경관을 보여주고 있다. 이처럼 용암 동굴들도 ‘오름’이라는 분석구가 만들어낸 결과물이며 오름이 갖는 의미는 광대한 것이다.

수성화산인 성산 일출봉은 바닷속에서 분출한 단성 화산체이다. 수성화산은 지하에서 상승하는 마그마가 지표면 가까이에서 지하수와 같은 물을 만나 팽창하면서 엄청난 에너지를 갖고 폭발하는데, 이것을 수성화산이라고 한다. 특히, 성산 일출봉을 비롯한 해안선을 따라 분포되어 있는 대정읍 송악산과 한경면 고산리에 있는 수월봉 등은 모두 수성화산으로서 단성화산에 속한다. 따라서 성산 일출봉도 결국은 오름이라 부르는 단성화산인 것이다. 그래서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 제주는 한라산을 중심으로 368개의 오름이 분포되어 있어서 화산섬이라 부른다. 제주의 중심에는 한라산이 우뚝 서 있다. 한라산을 모르고는 오름을 논하지 말라고 한다. 제주의 상징인 한라산은 ‘화산’이다. 화산지질학적인 측면에서 제주는 한라산체 하나로 되어 있다고 보아도 무리는 아니다. 한라산은 해발 1,950m 높이로 제주의 순상화산체의 정중앙에 서 있다. 순상화산이란 방패를 엎어놓은 모습과 같이 중앙 정상부를 중심으로 완만한 경사를

갖고 있는 화산체의 형태를 말한다. 그러나 제주는 오름이 산재해 있어서 단성화산체의 집합체라는 학자들의 주장도 있다.

제주도의 정중앙에 있는 한라산은 지금부터 30만년에서 10만 년 전에 한라산체를 중심으로 하는 화산분출기를 겪으며 제주도 전체적인 모습을 갖추었다. 10만년 이후의 시기는 한라산 백록담을 비롯하여 수많은 오름들이 분출했다고 한다.

한라산 정상부에는 백록담이라는 분화구가 있는데, 총 둘레 약 3km, 동서길이 약600m,

남북길이 약500m, 깊이 약108m인 타원형 화구이다. 백록담이라는 이름은 옛 신선들이 백록주를 마시고 놀았다는 전설과 흰 사슴으로 변한 신선과 선녀의 전설 등에서 유래했다고 한다.

한라산의 정점으로 백록담에 쌓인 흰 눈을 녹담만설이라 하여 제주 10경의 하나로 꼽았다.

한라산과 오름, 그것은 곧 제주의 생명줄이라 하겠다. 천혜의 경관을 2007년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에 등재되어 우리 제주도민은 환호와 열광으로 팡파레를 울리며 손뼉을 쳤고 화려한 미래비전을 제시했었다.

그런데, 해외 자본 유치라는 명목아래 무분별한 개발로 인해 제주의 자연과 환경은

서서히 파괴되며 사라지고 있다. 천혜의 자연 경관이 없는 제주는 황폐한 사막과 무엇이 다르겠는가? 더군다나 관광객 유치란 명목아래 제2공항이라는 뜨거운 불덩이가 눈앞에 펼쳐지고 있다.

자료에 의하면, 추진 과정에서 제주공항 인프라 확충 사전 타당성 검토 조사 용역이 부실

했다는 것이다. 한국개발연구원(KDI) 홈페이지에 요약본을 보면, 항공법에 의거 비행 안전을 위한 “장애물 제한 표면 저촉여부 검토 결과, 10개의 오름이 저촉되기 때문에 절취가 필요하다”고 기술하고 있다. 이것은 기존에 국토교통부가 제2공항 부지를 성산읍 지역으로 선정한 이유가 환경 파괴를 최소화 한다는 내용과 정반대의 결과이기 때문에 도민에게 큰 충격을 주는 것이다.

한라산과 오름은 곧 제주의 생명줄인 것이다. 오름을 파괴한다는 것은 제주의 관광 생명을

단축시키는 것이라 하겠다. 환경을 파괴한다는 것은 인간 스스로가 재앙을 부르는 것과 무엇이 다르겠는가? 차기 제주특별자치도정은 누가 책임을 지든 간에 제2공항 설립에 신중을 기하여 제주의 환경 파괴를 최소화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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