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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유근] well-being, well-aging, & well-dying이유근/ 아라요양병원 원장
제주투데이 | 승인 2018.06.06 08:24

[제주투데이는 제주사랑의 의미를 담아내는 뜻으로 제주미래담론이라는 칼럼을 새롭게 마련했습니다. 다양한 직군의 여러분들의 여러 가지 생각과 이야기를 진솔하게 담아내 제주발전의 작은 지표로 삼고자 합니다.]

이유근/ 한국병원과 한마음병원 원장을 역임하시고 지역사회 각종 봉사단체에 열성적으로 참여하고 있다. 현재는 아라요양병원 원장으로 도내 노인들의 의료복지를 위해 애쓰고 있다.

얼마 전 지인께서 돌아가셔서 조문을 다녀왔다. 80이 다되는 나이에 별세하셨으니 예전으로 따지면 단명이라고 할 수 없지만, 그래도 요즈음은 대부분이 80을 넘기는 시절이니 너무 일찍 가셨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평소에 가진 것이 많다고 늘 자랑하였고, 자녀들도 여럿 두고, 또 교인이 많기로 소문난 종교시설에서 장례를 치르는데, 조문객이 너무 적어 마음이 편치 않았다. 물론 조문객이 많은 것이 꼭 좋은 것은 아니나, 그래도 제주도의 장례문화에 빗대보면 의외였다. 특히나 먼 이국땅에서 어려운 이웃들을 위해 애쓰시다 돌아가신 두 분 벽안의 봉사자 이시돌 목장의 임피제 신부님과 김녕미로공원 더스틴 호프만 씨를 조문한 다음이어서 더욱 그런 느낌이 들었다.

우리가 살아가면서 부(富)라는 것이 꼭 필요한 것은 아니다. 그렇지만 “광에서 인심난다”라는 말도 있듯이 경제적 여유가 있으면 어려운 이웃이나 사회를 위하여 베풀 수 있는 기회가 많으며, 이처럼 덕을 쌓으면 그 보답을 바라지 않더라도 주위의 사랑과 존경을 받을 수 있는데, 많은 분들이 이런 이치를 모르는 것 같다. LG 그룹의 구본무 회장께서 별세하셨을 때에 가족장으로 수목장을 지내셨는데도, 손 한번 잡아보지 못 했던 분들조차도 애통해 하시는 모습을 보도를 통하여 보면서 많은 분들이 이번 기회에 깨달음을 얻는 기회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을 가지게 되었다.

이 분도 한때는 모임을 위하여 거액을 희사하기도 하였으나, 무슨 일이 있었는지 모르지만 여러 차례의 부탁에도 손을 펼 줄 모르셨다. 그래서 모임을 위하여 거액을 희사하신 것에 대해 누군가가 비방을 했고, 그것에 대해 마음이 상했던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 사회에는 자기가 하지 못하는 선행을 다른 사람이 하였을 경우 칭찬하지는 않고 오히려 비방하거나 비아냥거리는 경우를 가끔 본다. 자기가 못하는 것을 다른 사람이 해주면 고마운 일인데 그것을 비아냥거리는 심사를 알다가도 모르겠다. 이런 분들은 자존감이 없어서 남이 잘하는 것을 칭찬하지 못 하고 비난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어제 모처럼 시간이 나서 집사람이 권하는 책 <마음 밭에 무얼 심지?>(최영순 글, 그림. 고즈윈 발행)를 읽었는데, 거기에 ‘젖소가 돼지보다 인기가 좋은 이유’가 실려 있었다.

돼지가 젖소에게 물었습니다.

“나는 있지 죽은 후에 햄이며 베이컨에 족발, 삼겹살까지 몽땅 주는데 말이야 겨우 젖과 치즈만 주는 너보다 인기가 적은 이유가 뭘까?”

젖소가 대답하였습니다.

“음, 글쎄, 넌 죽은 후에야 모든 걸 주지만, 난 살아생전에 좋은 걸 주기 때문이 아닐까?”

이 글을 읽고 나니 갑자기 눈이 뜨이는 것 같았다. 살아 있을 때 헌혈 하는 것이 죽어서 장기기증 하는 것보다 훨씬 더 존경받는 것이 잘못된 것이 아니라는 확신이 들었다. 죽은 다음에 거액을 들여 재단을 만든다 하여도, 평소에 쌓은 것이 없으면 그 공을 사람들이 얼마나 기억할까?

‘모리와 함께한 화요일’의 주인공 모리 교수는 죽어 가면서 가장 두려운 것은 잊히는 것이라고 하였다. 이왕이면 살아가면서 덕을 쌓아 주위의 사랑을 받고 존경 받는 노인으로 살다가 죽은 후에도 길이길이 아름답게 기억되는 것이 well-being, well-aging, well-dying이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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