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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거 자유 가로막힌 청소년, '페이스북 '좋아요'도 안된다고요?'제주도선관위, 중고등학생 SNS 활동 제재
교육감의 정책질의서 공유도 제한돼
김관모 기자 | 승인 2018.06.13 19:28

최근 제주특별자치도선거관리위원회(이하 제주도선관위)가 지방선거운동 기간 청소년들의 SNS 활동과 정책질의서 공유에 제한을 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청소년들의 선거 참여의 자유는 여전히 큰 벽에 가로막힌 셈이다.

최근 제주도선관위는 지난 6월 4일 도내 중·고등학교 공고문에 '중·고등학교 등 미성년자의 SNS활동 관련 선거운동 제한 안내'를 배포했다.

이 내용에 따르면, 제주도선관위는 "공직선거법 60조에 따르면 미성년자는 선거운동을 할 수 없도록 되어있음에도 최근 일부 중고등학생들이 페이스북의 선거운동 관련게시물에 '좋아요'를 클릭하는 행위가 발견되고 있다"며 학생들에게 주의를 당부했다.

▲제주도선관위에서 각 중·고등학교에 배포한 선거운동 제한 안내 공문@사진제공 강보배씨

이 공문을 확인한 일부 학생들은 크게 반발했다. SNS 활용이 많은 학생들이 선거운동과의 관련 여부를 확인하기도 어려우며, 자신의 생활과 관련된 선거내용에 아무런 활동을 할 수 없다는 것에 반발하고 있는 것. 

특히 중고등학생들에게는 교육감 선거는 큰 관심사다. 교육감의 정책공약이 자신들의 학교생활 및 입시와 직결된 문제이기 때문이다.

문제는 이뿐만이 아니다. 최근 일반고와 외국어고, 대안고 학생들이 모여 제주도교육감 후보들에게 정책질의서 보내 답변을 요청했으며, 지난 10일 후보들로부터 답변을 받은 바 있었다.

하지만 제주도선관위는 후보들의 답변을 공개하거나 공유해도 되지만 후보들의 공약이 들어간 내용은 공개나 공유가 불가능하다고 답했다. 또한, 두 후보간의 답변 내용도 균형을 맞춰야 한다는 조건을 내건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학생들과 함께 정책질의서를 준비했던 강보배 씨(28세)는 <제주투데이>와의 전화통화에서 "학생들과 이 문제로 상의한 결과 활동을 접는 게 낫겠다는 결론을 내렸다"며 "미성년자라는 이유로 학생들과 관련된 정책조차 발표할 수 없는 방식이 과연 맞는지 의문을 갖게 됐다"고 밝혔다.

이에 강보배 씨는 13일 선거 당일 청소년의 투표권을 확보하자는 차원에서 교복을 입고 투표한뒤, 자신의 모습을 SNS에 공개했다.

▲강보배씨가 고등학생 교복을 입고 투표소에서 투표한뒤 인증샷을 찍고 있다.
@사진출처 강보배씨 페이스북

강 씨는 "제주도선관위가 청소년들이 페이스북 선거운동 관련 게시물에 '좋아요'를 위법한 행위라며 이를 하지 못하게 해달라는 공문이 중고등학교 게시판에 걸려있다는 연락을 받았다"며
"아무리 미성년자라 하더라도 정치적 의사표현을 막다니 선거권도 없어 답답할 청소년들에게 이렇게 까지 해야했나 궁금하다"고 지적했다.

강 씨는 "청소년들에게 정치적 의사표현의 자유와 선거권을 보장해달라는 취지로 교복을 입고 투표를 하고 왔다"며 "소중한 선거권 꼭 행사하고, 청소년들이 목소리 낼 수 있도록 함께해달라"고 요청했다.

한편 제주도선관위측은 <제주투데이>와의 전화통화에서 "위법사항으로 다루는 것은 아니지만 미성년자는 선거운동을 할 수 없도록 돼있어서 예방차원에서 진행되고 있다"며 "페이스북 등 SNS에서 좋아요를 누른 사실이 발견되면 이것을 취소하도록 조치하는 수준"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교육감 후보들의 질의서 답변 공개 여부에 대해서도 제주도선관위측은 "답변 모두를 공개하지 못하게 한 것은 아니며 학생들의 질문에 후보들의 사견 정도는 첨부할 수 있도록 했다"면서도 "학생들에게 선거운동 권한이 없기 때문에 공약을 유포하거나 공유하는 행위는 할 수 없어서 내린 조치"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같은 문제는 다소 형평성의 문제도 제기될 수 있다. 지난 4월 10일 초중고 학생들이 제주도의회에 모여 제주도지사 후보들 앞에서 '제주도 아동이 제안하는 아동공약 발표회'를 개최한 바 있기 때문이다. 당시 학생들은 후보들에게 정책공약을 제안한 후, 도지사들에게 대답과 함께 공약내용을 듣기도 했다.

이에 대해 선관위 측은 "정책을 발표하고 대답을 듣는 내용 자체는 공개가 되지만 그 내용을 학생들이 퍼 나르면 문제가 될 수 있다"며 앞으로의 선거운동에서도 주의를 요했다.

<제주투데이>는 당시 학생들이 교육감 후보들에게 보냈던 정책질의서를 아래에 첨부한다.

 

[전문]6.13 지방선거 제주특별자치도 교육감 후보 정책질의서

 

안녕하십니까?
저희는 이번 교육감 선거를 맞아서 투표권은 없지만, 교육감 후보님들께 청소년들의 의견을 전달하고자 모인 <제주 교육감 후보에게 대신 전달해드립니다>입니다.
일반고, 외고, 대안학교 학생들로 구성된 저희는 후보님들께 정책을 질의하고자 합니다.
또한, 이를 바탕으로 하여 더 많은 청소년들의 의견을 모아 당선된 교육감님과 간담회를 주최하고자 하오니 성의 있는 답변과 향후 초대에 응해주실 것을 부탁드립니다.
1. 성 인권 교육
사회적으로 성 평등 이슈가 뜨겁지만, 학교에서 이루어지는 성교육은 외부 전문강사에 의존하여 형식적인 관례에 그칠 뿐만 아니라, 잘못된 성교육이 이루어지고 있다는 학교도 있었습니다. 이에 저희는 오히려 학생들끼리 토론하는 장을 열어주고 전문가가 전문적인 지식을 곁들이는 방식을 제안하고 싶습니다. 그리고 이것이 이루어지려면 초등학교 때부터 기본적인 성 인권 교육 필요하다고 생각하며, 전문적인 교사 교육도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후보님께서는 성 인권 교육의 개선 필요성을 체감하시는지, 어떤 방식으로 개선해야 한다고 생각하시는지 답변 부탁드립니다.
 
2. 화장실 위생관리
학교 화장실에서 볼 일을 편하게 보지 못한다는 학생들이 많습니다.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그 중 위생관리도 빼놓을 수 없습니다. 학생들이 직접 청소하게 하거나, 용역 업체를 쓰는 등 학교마다 다른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러나 변기가 자주 막히고, 쓰레기 처리에 대한 관리가 잘 안 된다는 문제를 공통적으로 가지고 있는 것 같습니다. 많은 학교에서 겪고 있는 문제임에도 불구하고, 학교 자체적으로 해결하는 것을 기대하기는 어려워 보입니다. 이러한 문제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답변 부탁드립니다.
 
3. 학생자치 입법기구
현재 학생들의 의견을 선생님, 학부모를 거치지 않고서는 교육청으로 전달하기 어렵습니다. 하지만 교육청이 학생들과 원활한 소통을 노력한다면 학생들의 학교생활 만족도와 효능감을 높일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에 학생들과의 직접적인 소통을 위한 고교 회장 연합과의 공식적인 협력과 지원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4-1. 평준화 일반고 학급당 학생 수 감축
제주도가 교사 1인당 학생 인원수가 전국에서 매우 상위권이라고 알고 있습니다. 이는 양질의 교육을 받을 권리를 제한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이 문제에 대하여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어떤 해결책을 생각하고 계시는지 답변 부탁드립니다.
 
4-2 학급당 인원수 포화에 따른 학생부 종합전형의 불리함
또한, 최근 증가 되는 학생부 종합전형을 준비하려면 선생님들이 학생들을 잘 관찰하여 기록해야 합니다. 그런데 현실적으로 40명에 달하는 학생들을 선생님이 일일이 살펴보기란 불가능하며, 이는 교육 기회의 불평등이라고 생각합니다. 이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답변 부탁드립니다.
 
5. 방학
고등학교 법정 연간 수업일수가 190일인데, 여름과 겨울방학의 분배는 학교 재량인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렇다 보니 일부 학교에서는 여름방학이 열흘인 경우도 있었습니다. 이는 방학(放學)이라는 의미에 맞지 않게 제대로 된 쉼을 보장하지 못합니다. 따라서 여름방학을 최소 3주는 보장할 수 있도록 하는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6. 고등학교 예술계열 활성화
현재 애월고와 함덕고에 각각 미술과, 음악과가 개설되었습니다. 그런데 음악과 중에서도 다양한 장르가 아닌 일부에 국한되어 있다고 알고 있습니다. 더 다양한 장르를 깊이 있게 음악, 미술을 배울 수 있도록 예술고등학교 설립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예술계열의 활성화에 대해 어떤 계획이 있으신지 답변 부탁드립니다.
 
7. 쉴 틈 없이 평가하는 학교
획일화된 평가 방식이 주입식 교육을 일으키는 것에 대한 대응책으로, 다양한 수행평가 등이 도입되었습니다. 이는 학생들의 학업 능력을 다각적으로 평가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정기고사를 제외한 평가의 양이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는 실정입니다. 이에 학생들은 항상 시험에 노출되는 일상을 보내고 있습니다. 또한, 객관식 평가를 뼈대로 한 서술형 평가의 의무화는 창의성을 제고시키는 것이 아니라 부담을 가중할 뿐입니다.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답변 부탁드립니다.
 
8. 4·3교육
올해 4·3 70주년을 맞아 전국적으로 관심이 높아지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그러나 학교 현장에서 이루어지는 4·3 명예교사의 강연 식의 교육은 당시 잔혹한 참상에 대한 재현에 머무를 뿐 4·3의 역사와 의의를 알리는 데 한계가 있다고 느낍니다. 또한, 매년 성장하는 학생들이기에 체계적인 커리큘럼의 필요성을 느낍니다. 후보님께서는 앞으로 4·3교육을 어떻게 추진해나가실 계획인지 답변 부탁드립니다.
 
9. 특성화고 실습
작년, 故이민호 군은 현장실습을 하다가 사고를 당했습니다. 이는 교육 차원이라기보다는 저임금 비정규직의 대우로 장시간 노동을 시킨 회사, 이를 묵인하는 학교, 그리고 최종적으로 실습에서의 안전과 교육을 제대로 살피고 점검하지 않은 교육청의 책임이 큽니다. 교육청은 재발 방지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밝혔으나, 결과는 현장실습을 폐지하는 것이었습니다. 이는 세월호 참사의 대처로 해경을 해체 시킨 것처럼 근본적인 문제 해결이 될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대신, 당사자들의 의견을 반영한 대안을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10. 가정통신문 디지털화
매주 나가는 가정통신문의 개수는 헤아릴 수 없을 정도입니다. 한 번 확인하고 버릴 종이를 이렇게 낭비하는 것은 환경 파괴의 주범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인터넷 보급이 안 된 가정을 위해 학기 초에 수요조사를 하고, 전체적으로는 가정통신문의 디지털화를 추진하는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답변 부탁드립니다.
 
11. 외고 일반고 전환
정부의 ‘고교 서열화 해소’ 공약에 따라 전국적으로 외고·자사고의 일반고 전환이 추진되고 있는 가운데, 제주외고도 해당 사항이 있다고 생각하시는지 입장과 근거에 대한 답변을 부탁드립니다. 또한, 추진을 생각하고 계신다면 구체적인 계획은 무엇입니까?
 
12. 학교 밖 청소년(대안학교) 지원
두 후보님 모두 공약에 ‘고교 무상급식’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런데 비인가 대안학교 학생들의 경우, 고교는 물론 의무교육인 초·중등에도 무상급식이 적용되지 않습니다. 현행법상 의무교육의 실현을 공교육의 범위로 한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그러나, 대안학교의 학부모도 같은 세금을 내는데 혜택을 받지 못하는 것에 대해 제주의 교육을 책임질 교육감 후보으로서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답변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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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관모 기자  whitekgm@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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