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보건복지부가 의료공공성 강화를 위해 의료영리화 추진하지 않는 방향으로 가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따라서 현재 제주에서 추진되고 있는 녹지국제병원의 개설 허가 문제에 얼마나 영향을 줄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보건복지부(장관 박능후)는 지난 20일 조직문화 및 제도개선 위원회(위원장 이봉주 서울대 교수, 이하 제도개선위)이 제출한 권고안을 내부검토하고 구체적인 이행계획을 제도개선위에 제출했다.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사진출처 보건복지부

◎보건복지부, "영리병원 사업 앞으로 추진 안한다"

이 내용에는 크게 ▲국민연금 의사결정구조 개선, ▲의료공공성 강화, ▲지방자치권 강화를 위한 신설․변경 사회보장 협의제도, ▲정부위원회 운영 개선, ▲보건복지부 조직문화 분석 및 개선 등이 담겼다.

특히 이번 계획안에서 시선을 끄는 부분은 의료공공성 강화에 대한 내용이다.

제도개선위는 보건복지부에 규제프리존법안에 보건의료 분야를 제외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또한 투자개방형 의료법인과 관련해 의료 공공성을 훼손하는 의료영리화도 추진하지 않도록 권고하고 있다. 또한, 투자개방형 의료법인이나 자법인 설립도 제한하는 방안도 밝힐 것으로 요구했다.

이에 보건복지부는 지난해 9월 규제프리존법안 내 지역전략산업 중 보건의료 관련 산업을 제외하고, 의료법인 부대사업 규제 완화 등 규정을 삭제하겠다는 입장을 기획재정부에 제시했다고 전했다.

아울러 행정지침을 통해 영리목적 자법인 허용을 중단하고, 의료법상 의료기관 개설 자격 규정이 준수되도록 관리도 철저히 하겠다는 계획안을 냈다.

따라서 앞으로 전국적으로 추진되는 투자개방형 영리병원 사업은 사실상 브레이크가 걸리게 된다. 특히 이번 사안으로 가장 관심이 집중되는 것은 국내 첫 영리병원으로 일컬어지는 '녹지국제병원'이다.

▲보건복지부 조직문화 및 제도개선 위원회의 권고안과 보건복지부의 이행계획안@자료제공 보건복지부

◎국내 첫 영리병원 녹지국제병원, 그 운명은?

보건복지부는 박근혜 정부시절인 2015년 12월 18일 녹지국제병원의 영리병원 설립을 승인했다. 이에 녹지그룹은 지난해 7월 총 778억원을 투자해 제주헬스케어타운 내 2만8163㎡ 부지에 47병상(지상 3층, 지하 1층) 규모로 완공한 후, 8월에 병원 개설 허가신청서를 제출했다.

당시 원희룡 도정은 정권교체기와 맞물린 시기라는 점과 영리병원 반대 여론이 거세다는 점을 이유로 다시금 보건복지부의 의견을 듣겠다면서 결정을 뒤로 미뤘다. 결국 지난 2월 시민단체에서 숙의형 정책개발 청구를 제주특별자치도에 신청했고, 이에 도는 녹지병원의 개설 허가 여부와 공론조사 위원회를 꾸리고 권고안을 받기로 결정했다.

따라서 현재 도는 공론조사 용역을 담당할 업체를 선정하고 있으며, 7월 중에 본격적인 공론조사 위원회가 꾸려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녹지국제병원 조감도

일단 도는 이번 보건복지부의 결정이 당장 녹지병원의 설립 승인에 큰 영향을 주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도의 한 관계자는 <제주투데이>와의 전화통화에서 "보건복지부의 입장은 앞으로 영리병원 추진을 제한하겠다는 것이지 예전에 승인했던 것을 소급적용하겠다는 의미는 아니다"며 "녹지국제병원은 의료법인이 아닌 유한회사(상법회사)이기 때문에 부대사업도 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의료영리화저지 제주도민운동본부의 오상원 정책기획국장도 "향후 의료영리화 정책에 대한 진지한 검토가 이뤄지는 것"이라면서도 "녹지국제병원은 박근혜 정부가 승인한 것이니 현 정부가 어떻게 할 수 없을 것"이라고 답했다.

그러면서도 오상원 국장은 "내용 자체가 복지복지부가 적폐청산위원회 구성하고 있기 때문에 다시금 복지복지부에 의견청취를 하는 것은 중요할 것"이라며 "기본적으로 정부의 정책선상에서 영리병원사업 여부가 판단되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오 국장은 현재 추진중인 공론조사위원회와 관련해 "공론화위원회 국제병원 절차적 합리성에만 접근하고 있다"며 "보건의료심의위원회 회의 과정에서 논의된 녹지그룹의 문제점은 다뤄지지 않고 있고 우려스럽다"고 전하기도 했다.

<제주투데이>는 보건복지부 관계자와도 통화를 시도했지만, 담당자가 외근 중이라는 답만 받았을뿐 확실한 답을 듣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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