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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에서 만난 들꽃 이야기] 한라산 남벽가는 길
고은희 기자 | 승인 2018.06.23 09:20

한라산 아래는 고개드는 더위로

여름의 길목으로 들어섰지만 한라산의 봄은 아직이다.

산상의 정원 '선작지왓'에 숨을 멎게 하는 진분홍 물결로 출렁이는 꽃바다

이미 시기를 놓쳐 시들대로 시들어버렸겠지만

늦게나마 산철쭉의 흔적을 찾아간다.

[영실기암과 오백나한]

신들의 거처 '영실(靈室)'

영실기암(영실의 기이한 바위들)은 한라산을 대표하는 영주십경 중 하나로

봄의 춘화, 여름의 녹음, 가을의 단풍, 겨울의 설경 등

사계절 빼어난 경치는 가던 길을 멈추게 하는 묘한 매력을 가진 명승지이다.

 

영실기암의 오백나한은

기암괴석들이 하늘로 치솟아 있는데 그 위용이 장엄하고

바라보는 위치에 따라 '장군' 또는 '나한' 같아 보인다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제주황기]

계속되는 급경사에 힘이 부칠 쯤 병풍바위를 등지고

한국특산식물 '제주황기'가 연녹의 푸르름으로 멈춰서게 하고

조릿대 사이에 숨어 아침 햇살에 눈이 부시도록 새하얀 빛으로 반기는 '민백미꽃'

땀을 씻는 까마귀까지 나의 모델이 되어준다.

병풍바위와 오백나한(오백장군)상이 즐비하게 늘어서 있는 뒤로

파란물감을 풀어놓은 듯 하늘과 바다가 하나로 이어지고

아침 햇살의 눈부심은 황홀함을 연출한다.

[민백미꽃]

기암괴석들이 즐비하게 늘어서고

수직의 바위들이 마치 병풍을 펼쳐 놓은 것처럼 둘려져 있는

신들의 거처라고 불리는 '영실(靈室) 병풍바위'

한여름에도 구름이 몰려와 몸을 씻고 간다고 한다.

 

봄과 여름의 길목

1,400m고지 이상에서 자라는 한라산의 크고 작은 식물들은

추위와 세찬 비바람을 견디며 왜성화된 특징을 갖고 있는데

경사진 능선마다 숨이 찰 쯤 쉬어가게 해준다.

[보리수나무]
[찔레나무]
[쥐똥나무]
[국수나무]
[마가목]
[산딸나무]
[화살나무]
[참빗살나무]
[노린재나무]
[떡윤노리나무]
[백당나무]
[당단풍나무]
[홍괴불나무]

볼레오름 너머로 우뚝 선 산방산 주위의 오름 능선은

바다와 한 몸이 되어 물 위에 떠 있는 듯 그림같은 풍경이 펼쳐진다.

[백록담 화구벽]
[호장근]

설문대할망 전설 속 신선들의 정원 '선작지왓'

선작지왓은 한라산 고원 초원지대로

'작은 돌이 서 있는 밭' 이라는 의미를 지닌 곳이다.

키 작은 관목류가 넓게 분포되어 있고

다양한 식물들이 자라고 있는 고원습지로 생태적 가치가 뛰어난 명승지이다.

돌 틈 사이로 봄에는 털진달래와 산철쭉이 진분홍 꽃바다를 이루는 산상의 정원에는

출렁이는 꽃바다 대신 호장근이 터를 넓혀가고

눈향나무와 시로미 등 고산식물이 군락을 이루고 있다.

[시로미]
[눈향나무]
[윗세족은오름 전망대]

윗세오름은

1,100고지 부근의 세오름 보다 위쪽에 있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으로

붉은오름, 누운오름, 족은오름을 함께 부르는 말이다.

 

화구벽을 타고 내려오는 오름 풍경

만세동산~장구목오름~백록담 화구벽~윗방아오름~방아오름으로 이어진다.

선작지왓의 넓은 고산평원과 범섬, 마라도, 차귀도, 비양도 등이

한눈에 들어오는 한폭의 동양화를 보는 듯 아름다운 전망지이다.

 

노루샘의 천연 삼다수...

잠시 쉬어 볼까~

한라산 구석구석을 하얀색으로 수놓으며

봄의 시작을 알렸던 '세바람꽃'은

그늘진 풀 속에 숨어 찾아보라 숨바꼭질한다.

허리를 구부리고 무릎을 꿇여야만이 눈 마주칠 수 있는

작은 들꽃들은 차례를 기다려준다.

[쥐오줌풀]
[세바람꽃]
[장대나물]
[흰제비꽃]
[흰그늘용담]
[구름떡쑥]
[돌양지꽃]
[두메대극]
[바위미나리아재비]
[둥근천남성]
[민족도리풀]
[한라개승마]

영실은 해발 1,280m로 영실탐방로에서

윗세오름(해발 1,700m)~남벽분기점(해발 1,600m)까지는 5.8km

남벽까지 2시간 30분 정도가 소요된다.

[산철쭉]
[붉은병꽃나무]
[구상나무]
[구상나무 숲]

살아 백년, 죽어 백년이란 '구상나무'는

한라산 해발 1,400m고지 이상에서 자라는

소나무과의 상록침엽수이면서 한국특산식물이다.

구과의 색에 따라 검은구상, 푸른구상, 붉은구상으로 불리는데

한라산 해발 1.700~1,800m에는

상록침엽수인 구상나무와 좀고채목같은 낙엽활엽수 등이

어우러져 한라산의 아름다움을 빛내준다.

 

한라산 특산식물은 한라산을 포함해서 우라나라에만 분포한다.

이런 귀한 식물들이 사라진다는 것은

곧 지구상에서는 더 이상 볼 수 없음을 의미하는 중요한 일이다.

특히 한라산 1,400고지 이상에서 자라는 식물들은 세찬 비바람에 잘 견디면서

'왜성화' 된 것이 특징이라 할 수 있다.

[산개버찌나무]
[좀고채목]
[함박꽃나무]
[큰앵초]
[설앵초]
[남벽분기점 전망대]

한라산 정상 외곽인 화구벽 중 남측 수직절벽을 '남벽(백록담)'이라 한다.

남벽분기점은 돈내코코스 남벽 앞 지점으로

윗세오름 가는길과 돈네코 지구로 갈리는 장소라고 하여

'남벽분기점'이라 한다.

 

서귀포 시내와 지귀도, 제지기오름, 섶섬, 문섬, 범섬으로 이어지는

서귀포 앞바다가 시원스레 조망되는 남벽분기점

하지만 파란하늘과 멋스런 하얀구름이 시야를 가려버렸지만

찰나가 만들어낸 풍경은 가슴을 설레게 한다.

 

산을 내려오는 동안 운무에 휩싸인 영실기암의 풍경

하지만 금새 운무는 걷히고...

가파른 계단을 내려오니 청량한 계곡의 물소리

눈을 트이게 하는 '박새'의 고운 자태

이어지는 소나무 숲의 솔바람까지 걸음을 늦추게 한다.

[박새]
[호자덩굴]
[영실 소나무 숲]

영실 소나무 숲은

해발 900~1,300m 정도에서 자라는

제주에서는 보기 드문 소나무가 우거진 숲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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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은희 기자  koni62@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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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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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상 2018-06-24 23:56:40

    [6월3일 한라산 철쭉축제 때 윗세오름 등반]
    전에는 철쭉꽃이 조릿대에 밀려 좀처럼 보지 못했지만
    한라산 자연생태계를 조사연구하고 관리하는 그분들이
    있기에 이번 철쭉제는 그 어느 때 보다 진홍빛 진달래와
    철쭉꽃이 만발하여 아름다운 향연을 만끽 할 수 있지
    않았나 생각을 해봅니다. 한라산 남벽가는길 칼럼을 보면서
    필자처럼 보고 느끼고 감상하는 마음을 담아보고 싶네요~^^   삭제

    • 김 다니엘 2018-06-24 04:45:05

      영산, 한라 비경을 디테일하게 해설해 주심에 감사.
      이름 모르는 들꽃, 수목을 알려주니 더욱 감사합니다.
      들꽃도 필자의 소개에 방긋 인사....   삭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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