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애월읍 유수암에서 열린 '의녀홍윤애문화제'

'제6회 의녀홍윤애문화제'가 오는 30일 오전 11시부터 애월읍 유수암리에 자리 잡은 의녀 홍윤애 묘역에서 열린다.

이 행사는 의녀홍윤애기념사업회 (대표 김순이)가 요즘처럼 사랑이 부박해진 시대에 홍윤애의 진실하고 헌신적인 사랑의 가치를 다시 한 번 되새길 수 있는 소중한 시간이 될 수 있도록 마련한 작지만 의미가 큰 문화제다.

지난해 약 400여명이 찾은 의녀홍윤애문화제는 참석자 모두의 감동 속에서 성황리에 마쳤다.

의녀(義女) 홍윤애(?~1781)는 조선시대 정조 때 제주목에 살았던 여인으로 반역죄에 연루돼 제주에 유배 온 조정철(1751~1831)이 모함에 걸려 죽게 되자 그를 살리려고 모진 고문을 받은 끝에 순절, 제주여성의 정의로운 기질과 당찬 기개를 널리 알린 제주여성의 표상이 되는 여성이다.

'제6회 의녀홍윤애문화제'는 제1부와 제2부로 나눠 진행되는데 제1부에는 의녀홍윤애문화제 선언, 의녀 홍윤애 소개, 제향, 참석자 분향 및 헌화 순으로 마련된다.

제향은 김원순(제주향토문화연구회 회장) 씨의 집례로 초헌관에 김순이(의녀홍윤애기념사업회 대표), 아헌관에 김봉오(제주문화원 원장), 종헌관에 박병직(밀양박씨종친회) 씨가 맡는다.

제2부는 시극 ‘부활하라, 사랑!’을 시낭송가 문선희, 연극배우 이병훈 씨가 맡고 진혼무 ‘영세불망(永世不忘)’은 박연술 씨가 진혼곡으로 ‘동심초’는 소프라노 색소폰 나종원, ‘그대 그리고 나’는 펜풀륫 서란영, ‘사랑이여’는 하모니카 고경권이 각각 맡는다.

이어서 후손대표로 양주조씨대종회장, 의녀홍윤애기념사업회 대표의 인사와 기념촬영 순으로 진행된다.

지난해 애월읍 유수암에서 열린 '의녀홍윤애문화제'

홍윤애의 이야기를 어두운 역사의 그늘에서 찾아내 빛을 보게 한 데에는 지금은 고인이 되신 홍순만(洪淳晩) 선생의 노력과 정성이 컸다.

또한 양주조씨대종회의 조원환(趙源煥) 회장의 적극적인 호응도 감동적이다. 지난 1997년 11월 9일, 양주조씨 문중회에서는 구천을 떠돌던 홍윤애의 영혼을 조정철의 정식 부인으로 인정하고 문중의 사당인 함녕재에 봉안해 해마다 10월에는 제를 지내고 있다.

조정철이 29년의 유배생활을 끝내고 제주목사로 자청해서 돌아와 홍윤애의 묘를 정비하고 통곡하며 헌정한 묘갈명(墓碣銘)과 추모시는 ‘유배문학의 꽃’으로 국문학과 역사학 연구자들에게 널리 알려져 있으며 답사의 발길이 끊이지 않고 있다.

홍윤애 묘비

洪義女之墓

洪義女 鄕吏處勳之女 正宗丁酉 余以罪置耽羅 義女時出入余謫 辛丑 壬人欲搆余以義女作餌殺 機墮突血肉狼藉 義女曰 公之生在我一死 旣不服 又雉懸而殉 閏五之十五日也 後三十一年 余蒙恩以防禦來鎭 玆方象設墓道 系以詩曰

구슬과 향기 땅에 묻혀 오래된 지 몇 해던가

그동안 누가 그대의 원통함 저 하늘에 호소했나

머나먼 황천길 누굴 의지해 돌아갔을까

푸른 피 깊이 묻혀버린 죽음은 나와의 인연 때문

영원히 아름다운 그 이름 형두꽃 향기처럼 맵고

한 집안의 높은 절개는 아우와 언니 모두 뛰어났어라

가지런히 두 열녀문 지금은 세우기 어려워

무덤 앞에 푸른 풀 해마다 되살아나게 하려네

제주목사 겸 전라도방어사 조정철 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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