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포럼 첫날인 26일 오후 5시 30분 제주국제컨벤션센터 탐라홀에 많은 사람들이 모여들었다. 한시간 정도의 단독세션이라는 이유도 있겠지만, 사람들은 이 시간에 열리는 주제와 참가자에 관심이 집중됐다.

▲배우 정우성이 유엔난민기구 친선대사 자격으로 제주포럼에서 세션을 진행하고 있다.@사진 김관모 기자

배우 정우성이 유엔난민기구 친선대사의 자격으로 '길 위의 사람들: 세계 난민 문제의 오늘과 내일'이라는 주제로 세션을 열게 된 것이다. 이날 세션에는 김필규 JTBC 기자가 함께 패널로 참석해 이야기를 이어갔다.

평소라면 큰 관심을 끌지 못했을 세계난민 세션이었지만, 이번만큼은 상황이 달랐다. 제주도에 예멘 난민신청자 5백여명이 들어오면서 난민문제는 제주도만이 아니라 국내에서 가장 뜨거운 이슈로 급부상한 것이다.

지난 20일 세계난민의 날을 맞아 정우성은 연례행사처럼 난민 지원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그러자 정우성 씨에 대한 찬반 여론이 과열되고 있다. 지난 19일 유엔난민기구가 예멘 난민의 강제소환도 안된다며 단호한 입장을 보였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정우성 씨는 "성명서 안의 강력한 문구에 사람들이 놀란 것 같다"며 "'당신은 대한민국 사람 아니냐'는 이야기도 있었다. 지금 여러분의 반응과 혼란 충분히 이해한다"고 말했다. 이어서 정 씨는 "지금은 찬성과 반대 이전에 이해의 관점에서 이야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정 씨는 2014년 명예홍보대사로 활동하기 시작하면서 네팔과 레바논, 남수단, 이라크의 난민캠프를 방문했던 일들을 설명했다. 정 씨는 "2017년까지 전세계 난민 인구는 6850만명에 이르며, 매일 4만5천명의 난민이 늘고 있다"며 "난민과 실향민을 보면서 세계적으로 나타나고 있는 문제에 대해 대한민국에도 알리고 싶었다"고 말했다.

정 씨는 "인권문제나 온정이 아니라 도민의 입장에서 국민의 입장에서 받아들일 수 없다고 하는 주장을 이해한다"면서도 출도 제한이 이뤄졌던 점을 아쉬워했다. 정 씨는 "난민들이 서울의 예멘 커뮤니티의 도움을 받았다면 난민심사를 하면서 일자리를 구하고 중앙정부에서 부담해야 하는 지원도 덜 수 있었을 것"이라고 전했다.

정 씨는 "엄청난 숫자의 난민은 한 특정 사회나 국가가 책임 질 수 없는 문제라고 경고하는 것"이라며 "난민 자체가 문제가 아니라 난민 해결책을 세계 각국이 공동체 세계 각 나라가 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역설했다.

▲배우 정우성과 김필규 JTBC 기자가 유엔난민기구 친선대사 자격으로 제주포럼에서 세션을 진행하고 있다.

정 씨는 "난민이 발생하는 이유는 전쟁과 분쟁이며 그  이면에는 서구 열강의 이해관계가 있다"며 "분쟁과 전쟁을 끊는데는 녹록한 대화로 끊을 수 없기 때문에 국제사회의 일원으로서 해야할 일이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정 씨는 "제가 하는 일은 국제사회에 인식을 새롭게 해서 난민 문제의 본질을 공유하게 하는 것"이라며 "정치적인 해결방안 외에는 없다. 그 목소리를 내는 것은 그 나라의 국민들"이라며 난민 문제를 함께 풀어달라고 요청했다. 

이날 두 패널들은 OX문제를 통해서 난민 문제에 대한 잘못된 인식에 대해 알아보는 시간도 가졌다. 정 씨는 전쟁범죄자나 테러리스트도 난민으로 인정받을 수 없을 정도로 난민심사와 규정이 엄격하다고 말했다. 아울러, 난민의 대부분은 제3국에 정착하기를 희망하지 않는다며 개인 사정 때문에 남게되는 것이지 대부분은 자신에게 익숙한 나라나 자국을 찾는다고 지적했다.

정 씨는 "우리나라 국민이 처음 겪는 일이기 때문에 앞으로 논의는 필요하다"면서도 "너무 근거가 빈약하거나 과장된 정보로 논지를 벗어나 감정적인 문제가 일어나고 있다"고 우려했다. 정 씨는 "국민 인권보다 난민 인권이 중요하냐고 하는데 난민도 보호받을 인격체"라며 "무엇을 우선시해서 생각할 문제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정 씨는 "최근 자식 키우기 힘들고 2030 취업의 어려움, 사회적 박탈감, 여성의 범죄노출 불안감 등으로 500여명의 난민 문제가 도화선이 되고 있다"며 "정부는 이런 국민의 이야기를 듣고 문제를 해결하면서, 국민은 정부가 국제적 무대에서 국제사회의 일원으로 역할하도록 현명한 생각을 모아야 할 때"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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