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시 산지천에 서식하는 황소개구리. 포획을 시도했으나 실패했다.(사진=김재훈 기자)

제주시 서부 지역에 한정돼 서식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던 황소개구리가 제주시 산지천에도 서식하고 있는 것을 확인했다. 황소개구리가 제주 전역으로 확산되는 것은 아닐지 우려된다.

지난 26일 밤 제주시 산지천(탐라문화광장 인근)에서 다리 길이까지 35~40cm에 이를 것으로 보이는 황소개구리가 카메라에 포착됐다. 몸길이만 17~20cm에 달했다. 황소개구리는 날이 어두워지자 특유의 커다란 울음소리로 울기 시작했다. 

제주도 환경보전국 관계자는 “용수저수지에 황소개구리, 베스, 블루길 등이 서식하고 있다. 용수저수지에서 흘러나가는 물을 통해 한경, 대정 지역에 분포하고 있는 걸로 확인하고 있다. 작년에 1590여 마리를 포획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언제부턴가부터 사람들이 인위적으로 풀어놓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방생을 목적으로 붉은귀 거북을 풀어놓듯이. 외래종의 방생은 환경 문제점이 나타난다. 고유종이 자취를 감추게 된다. 포획한다고 해도 한계가 있다.”고 토로했다.

제주시 산지천에서 황소개구리가 발견됨에 따라 제주 서부지역에만 발견되어온 황소개구리가 이제는 제주 전역으로 서식범위를 넓히는 것은 아닌지 우려된다.

지역 주민 장용철 씨는 “비가 내리거나 날이 어두워지면 황소개구리가 특유의 울음소리를 낸다. 처음 듣는 소리였다. 생태계를 어지럽히는 생태교란종으로 알고 있다. 제주 자연생태계가 걱정이다.”고 말했다.

한편, 북아메리카 일부지역에서만 서식하던 황소개구리는 성체의 몸길이가 20cm 가량 되는 대형 개구리로 먹성이 좋아 곤충, 물고기 심지어 뱀까지 잡아먹는다. 한국 토종동물의 서식밀도 감소를 우려해 황소개구리 퇴치 운동을 벌이기도 했다. 황소개구리는 식용으로 한국을 포함해 각국에서 수입, 번식시키며 전세계적으로 확산됐다. 제주 지역 오일장 등에서도 황소개구리 다리구이를 찾아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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