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희룡 제주도지사가 제주도의회와 정당, 도민사회에 행정시장 후보 추천을 요청했다.

원희룡 지사는 4일 오후 3시 45분 도청 기자실을 방문하고, 행정시장 후보 선출을 위한 방안에 대해 밝혔다. 도지사의 권한이었던 정무인사권을 제주도의회에 이양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논의 중이라는 것.

▲원희룡 제주도지사가 행정시장 인사와 관련해 4일 오후 도청 기자실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있다.@사진 김관모 기자

원 지사는 "선거에 따른 그동안의 경쟁으로 인해 여러가지 갈등의 골을 메우고, 도민이 하나되는 도정 분위기를 조성하기 위해 여러 만남과 노력이 있었다"며 "제주도의회와 도정 협력, 초당적 협력를 통해 도민의 뜻을 반영할 수 있는 방향으로 모든 게 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원 지사는 "도지사 권한인 정무적 인사도 그런 방향으로 가야 하며, 그에 대한 의견제시나 가능하다면 추천까지도 좋다고 했다"며 "우선 당시 도의회가 구성되지 않았기 때문에 도의회 다수당인 더불어민주당의 공식기구를 통해 비공개로 제안했었다"고 말했다. 

◎"도민의 뜻 반영하기 위해 민주당, 도의회, 도민사회에 인사 추천 제안"

하지만 일단 더불어민주당에서는 당장 인사를 추천하기 어렵다는 답을 들었다고 원지사는 전했다. 이에 원 지사는 4일 오후 제주도의회에서 상임위원회가 선출된 후 20분간의 티타임 자리에서 다시금 이같은 인사 추천을 제안했다고 밝혔다.

원 지사는 "도지사가 행정시장을 임명하게 돼 있지만 도민들의 뜻을 반영하고 초당적 협력도 반영할 수 있는 취지라고 한다면 얼마든지 인사권 행사를 열어놓을 것"이라며 "도의회에서도 인사 추천 제안에 대해 긍정적으로 취지에 대해서는 공감했고, 논의를 진행해 주리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편, 원 지사는 이같은 인사 추천방식에 따라 행정시장의 장기간 공백이 불가피하다는 점을 역설했다. 원 지사는 "법절차에 따르면 오늘부터 인사절차를 시작하더라도 공고 10일, 접수 5일, 심사 최소 3~4일에 청문회까지 해야 하는 경우도 있어서 서류준비 10일, 청문요청 후 20일 내 결과를 도지사가 의회에 보내야 한다"며 "이같은 과정을 모두 거치려면 45일~50일 정도가 걸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에 원 지사는 "장기간 공백을 방치할 수 없기 때문에 오늘부터 일단 절차를 시작할 것"이라며 "빠른 시일 내에 인사위원회를 소집하고, 공고준비기간과 접수기간 동안 도의회와 정당, 도민그룹 등에서 인사를 추천하거나 의견제시해달라"고 요청했다.

▲원희룡 제주도지사가 행정시장 인사와 관련해 4일 오후 도청 기자실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있다.@사진 김관모 기자

원 지사는 "공모를 거치는데 있어 스스로 응모하는 사람을 대상으로 하는 것인데 도민이 원하는 인사는 주변의 추천과 삼고초려의 마음가짐일때 움직일 수 있다"며 "인사와 관련해 도지사로서의 고충이 있다"고 강조했다. 

원 지사는 미리 점지해둔 러닝메이트가 없는 것이냐는 기자의 질문에 "제가 따로 생각하거나 염두에 둔 인사는 없다"며 "백지상태에서 시작하는 입장"이라고 말했다. 

안동우 정무부지사와 계속 갈 것인지를 묻는 질문에는 "도정이 새로 시작하니 새로운 인물이 들어와야 하는 것이라고 본인은 의사 표명했다"면서도 "아시다시피 도민에 대한 정치적 대표성 갖고 있고 연동돼 있기 때문에 행정시장의 가닥이 잡히는 것에 따라서 가야 할 것"이라고 의견을 냈다.

◎민주당 '반갑고 고마운 일"...도의회 "구체적인 내용 없어 지켜봐야"

한편 이와 관련해 김경학 더불어민주당 제주도당 원내대표는 "의회 차원이든 당 차원이든 의견 수렴 방식으로 접근하는 거 반갑고 고마운 일"이라며 "그게 추천이 될지, 합의 또는 협의가 될지 의견 조율이 될지 교환이 될지는 진행되는 과정을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경학 원내대표는 "앞으로 여러 의견을 종합해서 어떻게 하는 게 도민들에게 도움이 될지 판단할 것"이라며 "오늘 원 구성이 끝났지만 오는 6일 이후 조속히 의회든 당이 됐든 논의기구를 만들어 의견 수렴 절차 등 대응방안 논의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반면, 김태석 제주도의회 의장은 구체적인 인사 추천 방식을 지켜보면서 결정하겠다는 입장을 개진했다. 김태석 의장은 <제주투데이>와의 전화통화에서 "상임위원장 선출 이후 티타임에서 그런 말이 나온 것은 사실이지만 추천이나 의견제시가 어떤 효력이 있는지 알 수 없다"며 "도의회가 들러리 서는 방식이면 곤란할 것"이라고 답했다.

김태석 의장은 "(원 지사의 제안이)협치라는 큰틀에서는 진일보한 점이란 점은 공감하지만, 의회에 어느 정도 권한을 줄 것인지에 대한 말은 없었고 원 지사도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일 것"이라며 "구체적인 것이 없어서 아직 확답하기 어렵다"고 전했다.

▲4일 오후에 열린 제주도의회 개원식의 모습@사진제공 제주도의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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