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도2동 신천지 아파트와 혜성대유 아파트 인근의 녹지에서 추진되려던 공용주차장 공사가 지난 7월 5일 주민들의 반대로 중지됐다.

▲제주시 일도2동 혜성대유 아파트 녹지에 조성되는 주차장 계획도@사진제공 제주참여환경연대

이 주차장 사업은 애초 인근 지역 주민의 88% 이상이 찬성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런데 막상 공사를 시작하려니 주민들이 크게 반발한 것이다.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제주특별자치도는 지난해 4월 10일 제주특별자치도 도시계획 결정(변경) 및 지형도면을 고시하면서 일도2동 46-2번지 5만5,286㎡ 부지 중 9,760㎡ 토지를 주차장 조성을 위한 도시계획시설로 변경했다.

이에 따라 제주시는 이 토지 중 3,585㎡ 넓이의 주차장을 만들어 차량 129대를 수용할 수 있도록 할 방침을 세웠다. 이에 시는 올해 4월 11일부터 25일까지 실시계획을 열람했으며, 지난 5월 9일부터 18일까지 주민 홍보와 의견 수렴을 거쳤다. 그 결과 시는 인근주민과 주변상가인 등 226명의 의견을 수렴한 결과, 찬성 200명(88.5%), 반대 26명(11.5%)였다고 밝혔다.

이에 시는 지난 7월 2일부터 공영주차장 조성을 위한 공사에 돌입했다. 하지만 지난 5일 현장에서 일부 주민들이 몰려와 공사 반대를 외쳤다. 공사하는 곳이 주민들의 산책로가 놓여있는 완충녹지라는 것.

▲일도2동 공영주차장 계획에 주민이 항의하자 제주시 공무원이 설명을 하고 있다.@사진제공 제주참여환경연대
▲주차장이 마련될 예정인 부지의 모습. 아래 파란색 기호가 주차장 조성을 위한 표시다. 옆으로 산림과 주민이 이용하는 체육시설이 보인다.@사진제공 제주참여환경연대

이날 주민들에게 제보를 받은 '제주참여환경연대'는 "해성대유 아파트의 바로 100여m 거리에 LPG저장소가 있는데 완충녹지가 공해를 저감시켜주는 역할을 하고 있다"며 "제주는 자연환경이 우수한 곳이라 하면서 정작 도심 녹지는 제일 빈약한 곳이다. 도심지의 녹지를 없애면서 주차장을 만드는 것은 시민의 건강을 위협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일부 주민들은 "녹지에 주차장이 조성될 줄 알았다면 찬성하지 않았을 것"이라며 강하게 반발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제주참여환경연대는 "이곳 완충녹지는 대규모 LPG 저장소 외곽에 조성하여 만약의 사태에 대비하고, 평소 미세 누출되는 가스를 흡수하고, 경관적으로 저장탱크를 차폐하여 안정감을 주기 위한 목적으로 조성된 것"이라며 "LPG 저장소는 여전히 존재하고 저장탱크가 집중된 서쪽지역에서 주민들이 밀집 주거하는 지역까지는 도로를 포함하여 80m 밖에 안 된다. 도시계획위원회는 무엇을 심의하고 있는지 되묻지 않을 수 없다"고 비판했다.

이같이 주민들의 반발이 거세지자 제주시는 일단 지난 6일 공사를 중지하고, 설명회와 의견수렴을 다시금 거치기로 했다.

제주시 차량관리과의 한 관계자는 <제주투데이>와의 전화통화에서 "반대의견이 있는만큼 시청에서 억지로 공사를 진행할 수 없는 부분"이라며 "8월 중에 설명회를 열고 다시금 찬반의견을 받아서 진행하려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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