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특별자치도와 제주도의회가 행정시장 추천권과 조직개편안을 시작으로 기싸움을 위한 줄다리기를 시작했다.

▲김태석 제주도의회 의장(왼쪽)과 원희룡 제주도지사(오른쪽)가 제363회 임시회 시작과 함께 조직개편과 인사권을 두고 공방을 시작했다.@사진출처 제주도의회

도의회가 행정시장 추천권 수용을 거절하고, 조직개편안에 문제점을 제기하면서 공세를, 원희룡 제주도지사는 '협치와 연정'을 내세우면서 방어전을 펼치고 있는 것.

◎김태석 의장, 행정시장 추천안 공식거절..."협치 위한 제도화가 우선"

김태석 제주도의회 의장은 11일 오후 2시에 열린 제363회 임시회 본회의 개회사에서 "원희룡 도지사가 우리 도의회와의 협치를 위해 행정시장 추천권한을 주었지만 제도적 장치가 마련될 때까지 수용하지 못하겠다"고 선을 그었다.

이날 김태석 의장은 "행정시장 추천을 위한 선례도 없고, 제도가 미비할 뿐더러 특정인을 공식적으로 추천하기 어렵기 때문"이라며 거절의 이유를 밝혔다. 그러면서도 김 의장은 "항상 문제로 지적되어온 선거공신 임용과 회전문 인사는 지양해 주셨으면 좋겠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김 의장은 "말보다 제도와 규정에 따른 절차적 의회 민주주의를 만들어 가는데 있어서 공정성과 책임성을 명확히 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며 "권한과 책임에 대한 구체적 기준을 마련하는 협치의 제도화를 거듭 요구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김 의장은 원 지사의 조직개편안을 두고 "협치 제도화 의지가 있는지 염려스럽다"고 비판했다. 

▲김태석 의장이 개회사를 하고 있다.@사진제공 제주도의회

김 의장은 "제주특별자치도는 행정기구 설치・운영  기준과 지방공무원의 정원기준을 우리 스스로 결정할 수 있지만, 이를 조례가 아닌 행정고시로 정하고 있다"며 "조직 개편에 앞서 고시변경을 하지 않은 절차적 문제를 발생시킨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한, 김 의장은 "옥상옥 부서 설치 논란과 인구 밀집 읍면동지역에 대한 대동제 성격의 논의가 이루어지지 못한 점도 안타까운 부분"이라며 "의회와 보다 적극적으로 소통하면서 관련 조례 제정을 통해 의회차원의 인사・조직권 운용 등 협치의 진정성과 실천방안을 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원 지사, "비공식적 추천도 받을 것"...'상설정책협의회' 구성도 제안

한편, 원 지사는 도의회의 의견을 모두 받아들이겠다는 입장을 취하면서 더욱 자율적인 협치 및 연정 모델을 제안했다.

원 지사는 인사말씀에서 "의회의 비판은 도정을 건강하게 하는 도민의 채찍질이라 생각한다"며 "의회의 비판을 공직혁신의 동력으로 삼아 도민의 뜻을 더 깊이 살피는 계기로 삼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원 지사는 "협치와 연정은 시대적 요구이자 흐름"이라며 "제주특별자치도는 제도를 정하기에 따라서는 자율적인 모델을 실험할 수 있고, 의회와 도정의 융합형 집행부 구성도 가능하다"고 말했다. 

인사와 조직, 예산, 공약, 현안에 대해 의회 회기와 의사결정을 뛰어넘는 논의와 협력안을 함께 고민하자고 도의회에 과제를 넘긴 것. 

▲원희룡 제주도지사가 제주도의회 의회장에서 인사말씀을 전하고 있다.@사진제공 제주도의회

원 지사는 "도와 의회 간의 가칭 '상설정책협의회' 운영을 제안한다"며 "이를 위한 실무적 논의에  바로 들어갈 자세가 돼있다"고 강조했다.

또한, 인사 추천권 문제에 대해서도 "정무부지사와 행정시장 등 정무직 인사도 일단 도의회에 추천과 의견제시를 요청한만큼 청문회 등 제도적 문제점은 얼마든지 개선 가능하다"며 "공식적인 추천이 어렵다면 비공식 추천 의견도 수렴하겠다"고 열린 자세를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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