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오사카에 제주4·3 희생자 위령비가 건립될 예정이다. 이에 재일동포와 일반시민, 제주도민 등이 350만엔(한화 약 3,500만원) 모금운동을 시작한다.

'재일본 제주4·3사건 희생자유족회'와 '제주도4·3사건을 생각하는 모임·오사카'가 중심이 된 '재일본 제주4·3희생자 위령비 건립 실행위원회'는, 27일 오전 11시 제주도의회 도민의방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오사카시 텐노지구의 통국사에 '재일본 제주4·3희생자 위령비'를 건립한다고 27일 밝혔다.

'재일본 제주4·3희생자 위령비 건립 실행위원회'가 27일 제주도의회 도민의 방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사진 김관모 기자

위령비 건립 실행위는 오광현, 김혜순, 김문남 등 재일본 제주4·3희생자유족회 임원과 문경수 리쓰메이칸대학 교수, 후지나가 다케시 오사카산업대 교수, 이지치 노리코 오사카시립대 교수, 양우자, 장정보 등 제주도4·3사건을 생각하는 모임·오사카 임원이 상임대표로 운영된다.

위령비 건립 실행위는 오는 11월까지 오사카 통국사에 위령비를 건립할 계획으로, 재일동포와 일본시민, 제주도민을 대상으로 모금운동을 실시한다고 전했다. 모금목표액은 350만엔(한화로 약 3,500만원)이다.

이날 기자회견에 참석한 오광현 재일본 제주4·3희생자유족회장은  "일본에서 제주사람들이 가장 많은 곳이 오사카이며, 지난 1998년 오사카에서는 4·3 50주년을 맞아 매년 위령제를 개최하고 있다"며 "오사카도 4·3의 또하나의 현장이라는 생각에 이번 위령비 사업을 추진하게 됐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오광현 재일본 제주4·3희생자유족회장@사진 김관모 기자

현재 오사카에 거주하는 제주4·3희생자유족은 20여명 정도다. 오광현 회장은 재일교포 2세로 아버지에게 4·3 이야기를 들으며 4·3을 접했고, 그 이후 4·3유족회를 구성해 활동하고 있다.

이번에 세워지는 위령비는 폭1.5m, 높이3.6m(단1.2m, 비석2.4m)로 세워지며, 위령비 건립 실행위는 다음주부터 제주4·3연구소의 도움을 받아 제주도내 159개 마을의 돌을 모아 위령비 단에 올려놓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재일본 제주4·3희생자 위령비 예상도
 

각 돌들이 위치하는 곳에는 마을의 이름이 새겨져 일본에 거주하는 실향민들이 자기가 살던 고향의 돌과 만나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위령비 건립 실행위는 전했다. 

이번 위령비 모금운동은 순수하게 민간 주도로 이뤄진다. 오 회장은 "이번 모금은 관의 도움을 받지 않고 민간의 자발적인 힘으로 이뤄내는 것이 의미가 크다고 생각했다"며 "2000년 4·3특별법 이후 도와 정부로부터 후원을 받고 있지만 이번 건립은 보조금에 의존하지 않고 시민의 힘으로 이루고 싶었다"고 말했다.

또한, 오 회장은 이번에 위령비가 설립되는 부지는 통국사에서 무상으로 제공했다고 밝혔다. 고 회장은 "통국사는 7세기경 백제에서 건너온 이주민들이 세운 절로 조국통일을 기원하며 만든 곳으로 역사적 의미가 깊은 곳"이라며, "위령비가 세워지만 앞으로 제주4·3의 주요한 곳 중 하나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날 기자회견에 동참한 김창후 전 제주4·3연구소장도 "4·3 당시 제주에서 일본으로 건너온 이주민이 5천~1만명 정도로 예상되고 있다"며 "시민들의 마음을 모아 뜻깊은 사업을 치르고자 한다. 도민들의 동참을 부탁드린다"고 호소했다.

위령비 건립 실행위는 예정대로 모금액이 모인다면 오는 11월까지 위령비를 건립하고 11월 18일(일) 제막식을 개최할 계획이다. 

현재 모금은 KB국민은행 874101-01-121151, KEB하나은행 134-891211-00207 등의 계좌(예금주: 김한나)에서 받고 있다. 

더욱 자세한 내용은 https://43osaka.hatenablog.com/에서 확인할 수 있다. 문의는 전화(81-6-6754-4356)나 이메일(43osaka@freeml.com)을 통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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