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이하 JDC)는 제주도의 발전에 도움이 되지 않는 애물단지인가? 자주 던지는 질문이다.

2002년 설립된 JDC가 제주에 뿌리를 내린지 벌써 15년이 지났다.

그동안 도민들로부터 부정적인 시각과 함께 많은 비판을 받아왔지만 국제자유도시 실현을 위한 프로젝트를 완벽하지는 않지만 나름대로 이행했다는 긍정적인 평가도 함께 한다.

그러나 ‘제주에 JDC가 꼭 필요한가?’라는 물음에 ‘꼭 필요하다’라는 답을 선뜩 내놓기 어렵다. 이유는 JDC가 아직도 도민들에게 신뢰를 주지 못하는 기관이기 때문이다.

최근 제주를 방문한 김진표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후보가 국토교통부 산하에 있는 JDC를 제주도로 이양해야 한다는 주장을 내놨다. 이는 이미 제주 사회 여론으로 확산돼 있는 ‘JDC를 제주도로 이양해야 한다’는 주장에 김 후보가 ‘일리가 있는 요구’라고 힘을 실어준 셈이 된다. 김 후보는 "이번 9월말 분권 로드맵을 발표할 때 JDC 이양 내용이 포함될 수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한다"며 "제주도의 개발·환경 등 중요한 사업은 제주도민의 의견 받는 제주도의회와 제주도지사가 해나가는 것이 진정한 로드맵이 아니겠느냐"고 전했다.

이런 JDC의 존폐논란에 이어 낙하산 인사문제가 붉어지면서 도민들의 따가운 시선을 받고 있다.

문재인 정부가 들어선 이후 임명된 JDC의 임원진이 더불어민주당 및 현 정부와 관련된 인사들로 채워지고 있다는 내용 때문이다.

2018년에 들어 교체된 상임감사와 비상임이사는 총 6명으로 감사에는 송기정 전 민주당 정책위원회 의장이 지난 2월 6일 임명됐다. 또한 지난 5월 4일에는 이환균 전 인천경제자유구역청장과 김남혁 (주)가람영산 건축사 사무소 대표가 선임됐다. 지방선거 바로 전이었던 6월 12일에는 라정임 (주)가교 대표와 문정석 제주특별자치도 감사위원회 조사과장, 양진철 미래리서치 소장 등이 선임됐다.

이 가운데 민주당이나 현 정부와 관련된 인사로 거론되는 사람은 총 5명이다.

먼저 송기정 상임감사는 민주당 정책위원회 의장과 민주당 서울특별시당 사무처장을 지낸 바있다. 또한 송 상임감사는 노무현 대통령 비서실 행정관을 역임하기도 했던 더불어민주당의 핵심인사 중 하나다.

김남혁 이사는 지난해 3월부터 민주당 제주도당 청년위원장을 선임돼 활동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도당에 확인해본 결과 김 이사는 아직 도당 청년위원장을 지내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한편 문정석 이사는 제주특별자치도 감사위원회를 지냈으며, 서귀포시 재난안전관리과장과 환경자원관리사업소장, 제주도 인재개발원 사회교육과장을 맡는 등 공직에 뿌리가 깊은 인물이다. 그러나 문 이사 역시 민주당 제주도당 공천심의위원장을 지낸 바 있어 민주당과의 인연이 깊은 것으로 알려졌다.

양진철 이사는 오영훈 의원(제주시 을, 더불어민주당)이 2012년 설립한 사단법인 제주미래비전연구원의 이사로 활동했다. 양 이사 역시 오 의원과 연이 깊어 민주당과 우호적인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라정임 이사 역시 문대림 제주도지사 민주당 후보를 지지했던 인사로 일컬어진다. 이번 JDC 임원 문제를 가장 먼저 다루었던 제주지역의 한 팟캐스트에서는 "라 이사의 경우 문재인 정부나 문대림 후보를 지지한 흔적이나 포스팅을 찾을 수 있었다"며 깊은 관련성이 있지 않겠느냐는 의혹을 제기하기도 했다.

그리고 이번엔 지난달 27일 이광희 JDC 제7대 이사장이 임명 1년 7개월 만에 중도 퇴임하면서 후임자 인선에 낙하산 인사설이 시중에 나돌고 있다.

차기 이사장으로 거론되는 인물로 제주가 고향인 A씨가 하마평에 오르고 있다. A씨는 노무현 대통령 시절 대변인을 역임했던 참여정부 핵심인물 중 하나다. 다른 후보는 도내 국립대학 교수로 재직 중인 B씨다. B씨는 노무현 정부 시절 JDC이사장으로 거론된 적이 있다.

그러나 최근 이 두 후보 외에 또 다른 C씨가 이사장 자리를 희망하면서 치열한 낙하산 인사 경쟁이 벌어지고 있다고 알려지고 있다. C씨는 최근 지방선거에 나섰던 인물이다.

정권이 바뀔 때마다 낙하산 인사 논란으로 도민들에게 따가운 시선을 받아 온 JDC가 이번엔 설상가상으로 ‘제주도로 이양된다’라는 설까지 합세해 창립 이래 최대의 어려움에 봉착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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