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라비오름, 53-33.4 oil on canvas 2018, 백성원 作(사진=백성원 제공)

백성원 작가가 20일부터 9월 8일까지 갤러리카페 다리에서 개인전을 연다.

백성원 자연제주展은  제주의 자연을 타이틀로 한 대표작과 미발표 신작으로 구성됐다.

제주에서 태어나 제주에서 살고 있는 백성원 작가는 제주 자연에 천착해 왔다. 그가 바라보는 제주는 조도가 낮다. 해는 낮게 떠있고 그늘이 배어있다.

팬시한 그림들에 많이 담기는 파스텔톤을 사용할 때도 그의 붓이 지나간 자리엔 그 공간의 처연함이 드러난다. 눈물이 쏟어지기 직전의 눈으로 바라보는 제주 혹은 다 울고 난 뒤에 바라보는 제주의 빛이 이러할까. 자연스레 제주 사람들의 아픈 역사 혹은 개발광풍으로 설 자리를 잃고 있는 자연의 처지도 감지된다. 따라비오름의 억새밭 사이로 난 길. 흔들리는 것은 억새일까, 인간이 지나간 자리일까. 무엇이 되었든 곧 진격하는 그늘에 가려지게 될 것이다.

다랑쉬오름 65.12-50 oil on canvas 2018, 백성원 作(사진=백성원 제공)

그가 그린 다랑쉬오름에서는 자연과 작가가 주고 받는 대화가 들리는 듯하다. 제주 땅의 이야기들이 솟아오를 시간이다. 시나브로, '신비와 우울'의 시간이다.

운영하던 식당 영업을 접고 작품활동에 몰두하고 있는 백성원 작가는 이번 전시를 열며 "자연 그대로의 자연. 자연의 질서는 마치 웅장한 교향곡과도 같다"고 말한다. 꽤나 상투적인 표현이다. 아무래도 자기 작품에 대해 말하는 재능은 다소 부족한 것 같다. 그러나 부족한 말재주가 오히려 작업에 대한 신뢰를 준다. 본래 화가란 작품을 하는 사람이지 그림에 대해 말하는 사람은 아니기 때문이다.

백성원 작가의 자연제주전이 열리는 갤러리카페 다리의 주소는 제주시 동광로1길 2이다. 전화문의는 064-726-2662로 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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