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퀴어문화축제의 심볼 '무지개 조랑말'.

작년에 이어 제주퀴어문화축제가 29일 오후 12시부터 제주시 신산공원에서 열린다. 이번 제주퀴어문화축제는 ‘탐라는 퀴어(Queer)’라는 슬로건 아래 행진, 공연, 퀴어 장기자랑 등으로 채워진다. 다양한 부스가 운영될 예정이며 올해에는 퀴어 연극도 공연도 열릴 예정이다.

이번 제주퀴어문화축제는 제주 지역 사회에서 배제되어 온 성소수자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지역 공동체의 구성원으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목소리를 내는 축제를 만들 예정이다. 비단 성소수자만의 축제가 아니라 축제의 전 과정에 모든 시민이 참여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해, 모든 사회적 소수자가 함께 하는 인권의 장을 지향하고 있다. 제주퀴어문화축제 조직위원회는 온라인 펀딩사이트(클릭하면 연결)를 이용해 축제 진행 비용을 모으고 있다.

조직위원회는 “올해 역시, 저희에 대한 공격은 노골적이고 날카롭게 다가올 것이라 생각합니다. 우리의 싸움도 더 처절하고 피곤하겠지요. 혐오 앞에 자유는 더 이상 없습니다. 그들에 맞서서 자유를 찾을 수 있도록 제주퀴어문화축제에 더 많은 응원을 바랍니다.”라며 관심과 도움을 호소했다.

지난해 열린 제1회 제주퀴어문화축제에서도 일부 개신교 세력 등이 제주퀴어문화축제의 퍼레이드를 방해하며 경찰과 충돌하는 등 볼썽사나운 모습을 연출을 바 있다. 이로 인해 조용히 지나갈 수 있었던 제주퀴어문화축제가 오히려 지역 사회에 성소수자들에 대한 관심을 키웠다는 평가도 있었다. 성소수자 이슈의 부각을 목적으로 하는 제주퀴어문화축제에 얼마간 도움이 된 셈이다.

올해도 성소수자 혐오 세력은 제주퀴어문화축제에 대해 발 빠르게 대응에 나서고 있다. 제주퀴어문화축제 조직위가 29일 신산공원 사용 신청을 내자 혐오 세력 측에서는 신산공원 공동 사용을 신청하는 등의 조치를 취하고 있다. 성소수자의 인권 보호해달라는 목소리와 혐오 세력 간의 마찰로 9월 한 달 동안 성소수자 이슈가 언론 지면을 채우게 될 것으로 보인다.

제주퀴어문화축제 조직위원회는 지난달 31일 퀴어문화축제 개최 선언 기자회견에서 “혐오와 차별이 없는 제주를 만드는 것은 쉽지 않았습니다. 수많은 혐오 민원에 의한 행정의 방해를 겪어야 했고, 소송을 거치며 힘겹게 축제 장소를 지켜냈습니다.”라며 제1회 제주퀴어문화축제 당시에 일어난 혐오 세력의 행사 방해 및 제주 행정의 미숙한 조치들을 떠올렸다.

이어 조직위원회는 “우리는 우리의 이름처럼 다시 축제를 하려 합니다. 제주에서 퀴어가 공동체로 살아가면서 우리를 드러낼 수 있는 흥겨운 잔치를 다시 한 번 벌이려고 합니다. 이 잔치를 통해 우리는 다시 한 번 연대의 힘과 뿌듯함을 통해 제주의 퀴어와 그 연대자들이 인권, 평화의 자긍심을 가득 채울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라고 말했다.

#관련태그

#N
저작권자 © 제주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