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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커스] ‘자본검증’ 안하는 건가, 못하는 건가'자본검증'에 대한 논란 아직도 남아, 빠른 시일내로 결론 내려야....
김태윤 기자 | 승인 2018.09.02 14:32

'누구나 공감하고 따를 수 있는 합리적인 법과 제도가 부족하다' '행정은 개발에 대한 소신과 철학없이 여론 눈치보기에 급급하다'

작년부터 도민사회를 뜨겁게 달궈온 '오라관광단지' 사업에 대한 '자본검증'을 두고 나오는 비판의 목소리다.

‘오라관광단지’ 사업은 중국계 기업인 JCC㈜가 제주시 오라2동 일대 마라도의 10배 규모인 357만5753㎡에 5조가 넘는 예산을 투자해 동북아 최대의 체류형 융·복합 리조트와 첨단 테마파크를 조성하는 프로젝트다.

지난해 12월 28일 사업자의 자본을 검증하기 위한 ‘오라관광단지 개발사업 자본검증위원회(이하 오라자본검증위)’가 기대 반, 우려 반 속에 11명의 위원으로 출범했다. 

JCC(주)는 지난 2015년에 사업계획서를 도에 제출했다. 이에 도는 경관위원회와 도시계획위원회, 환경영향평가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올해 도의회에 환경영향평가 동의안을 제출했다. 이후 도의회 환경도시위원회에서 동의안은 계류를 거듭한 끝에 본회의에 상정됐지만, 도의원들 사이에서 논란이 계속 됐다. 당시 도의회 의장은 지난해 6월 환경영향평가 동의에 앞서서 도가 자본검증을 먼저 진행해 줄 것을 건의했고, 도가 이를 수용해 오라자본검증위를 구성하기에 이르렀다.

원희룡 지사는 “오라관광단지 사업은 사업 규모나 비용, 내용면에서 도민사회의 최대 관심 사업이기 때문에 많은 기대도 있지만 염려도 많은 것이 사실”이라며 “대규모 개발 사업은 투자 실체와 적격문제, 재원조달, 자금문제 등이 사전에 확인이 되고 환경영향절차로 가는 게 이치에 맞지만 현 심의제도로는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또한 “해석상 차이가 있겠지만 이해관계가 첨예하면 행정이 임의적으로 바꾸기 어려우니 조례개정으로 투자자 실체와 투자내용에 대한 검증과 심의를 먼저 진행하고 그 이후에 건축이나 교통, 환경 등의 영향평가에 들어가도록 정차를 검토하고 있다”며 “오라관광단지 사업자의 적격성 여부를 판단하는 일이 앞으로의 자본검증의 모범적인 사례가 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오라자본검증위에 제주도의회는 빠졌다. 도의회 문화관광위원회는 “아무런 법적 구속력도 없는 위원회를 꾸리는 것은 의미가 없으며, 이번 사항은 전 의장의 독단으로 처리한 일”이라며 우려 섞인 입장을 내놨다.

오라자본검증위가 출범한 지 벌써 8개월째다.

지난 7월 26일에는 오라관광단지 사업자인 JCC㈜가 오라자본검증위가 요구한 5개 항목의 보완 서류를 추가로 제출했다. 그러나 도가 JCC㈜의 대표이사가 확정되지 않음에 따라 자본검증 절차가 늦어질 수 있다는 입장을 밝히면서 지난해 12월 시작된 자본검증은 뚜렷한 방향 없이 현재 표류하고 있다.

JCC㈜는 투자의향서와 재원 조달 방안으로 자기 자본 1조원과 차관(외국인직접투자) 3조3000억원을 투입한다는 보증 차원의 서류를 제출했다. 재무제표의 경우 세계 3대 신용평가기관(무디스·피치·스탠더드 앤드 푸어스)이 양호하다고 인정한 신용등급 평가서를 제시했다.

그리고 지역 상생 방안으로 지역상권의 점포를 입점시키며, 공사업체의 60%는 도내 기업이 참여하는 방안도 제시했다. 또 직원의 90%는 도내 인재를 우선 채용하고 곶자왈 공유화 토지매입 기금 100억원을 출연하기로 했다.

아직도 자본검증에 대한 법적효력 논란이 있다.

도의회 이경용 의원은 최근 “조례에도 없는 오라자본검증위의 검증 결과, 부적합 판정을 내려면 개발사업 시행 승인을 취소할 것이냐”며 “이번 검증은 법적 구속력이 없어서 사업자가 행정 및 민사소송을 제기할 경우를 대비해야 한다”고 지적하면서 “사후에 제정된 법은 과거의 행위에 소급적용 될 수 없다는 법률 불소급 원칙이 있다”며 “개발사업 시행승인 조례의 자본검증 규정은 오라관광단지 개발사업 이후에 제정된 것으로 불소급 원칙에 위배되고 있다”고 우려했다.

제주도는 이런 법적효력 우려에 대해 “구속력을 떠나 자본검증 결과는 전문가들의 의견이므로 상당한 영향이 있고, 개발사업 시행 승인에서 기초자료로서 충분한 의미가 있다”고 해명했다.

그렇다면 자본검증은 반드시 필요한 절차인가?

제주출신 백승주(C&C 국토개발행정연구소) 소장은 “오라자본검증위 설치 논란은 그 대상이 외국자본이라는 점에서, 물론 자본의 투명성 여부와는 별개로, 제주도가 검증위원회를 만들었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대외자본거래의 신인도(信認度)를 크게 떨어뜨리는 요인이다. 그동안 역대 도정에서 외국 투자자본이 들어 올 경우, 자본 검증에 대한 객관적이고 실효적인 표준모델 없이 도지사의 주관적 의향에 따라 투자신청 접수가 적법하게 둔갑되었던 상황, 즉 후진국적 상황을 여실히 방증해 주었다는 점에서 우리 모두를 아연 질색케 한다. 더 심하게 말하면 그동안 자본검증을 대충 해 왔다는 사실을 대외만방에 이실직고한 것과 크게 다르지 않다. 특히 그동안 외국 투자자본 사후관리가 왜 부실했는지를 되돌아보게 한다”라고 말했다.

자본검증위원회는 제대로 그 기능을 해낼 수 있을까?

회의적인 시각이 많다. 이유는 사전에 철저한 준비없이 임기응변식으로 만든 자본검증위원회가 사업자가 제출한 서류의 내용을 제대로 검증하기란 쉽지 않기 일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냥 보여주기식 들러리에 그칠 공산이 크다.

오라관광단지 사업에 대한 ‘자본검증’은 시간을 끄는 것보다 하루빨리 결론을 내려야 한다. 그래야 침체된 제주지역 경제를 조금이라도 빨리 회생시킬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할 수 있다.

요즘 경제가 어렵다. 고용한파ㆍ투자부진ㆍ심리위축 등 악순환 고리에 빠졌다.

특히 올해 상반기 제주지역 외국인 직접투자(FDI)가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제주지역 외국인 직접투자 신고금액은 43건·1억400만 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 40건·4억4700만에 비해 금액 대비 74.5%(3억3300만 달러)이나 급감한 수치다.

외국인 직접투자 도착금액도 22건·1억1400만 달러로 전년 동기 26건·4억6700만 달러에 비해 금액기준으로 75.5%(3억5300달러)나 떨어졌다.

제주지역 외국인 직접투자가 급감한 주된 이유로는 지난해까지 제주신화월드 조성 사업이 진행되면서 대규모 외국인 직접투자가 이어졌지만 올해 들어서는 사실상 외국자본이 직접적으로 투자되는 대규모 개발 사업이 전무하기 때문이다.

또 기존 진행 중인 투자 사업들도 각종 인허가 진행 과정 논란 속에 진척을 보이지 않는 상황으로, 더욱이 제주도가 대규모 투자 사업에 대한 자본검증 등을 강화하고 있지만 법적인 근거 부족 등으로 오히려 외국인 투자기업의 신뢰를 떨어뜨리고 있다는 논란까지 야기되는 실정이다.

요즘처럼 경제가 어려울 때, 소신있고 일관성있는 투자·개발 정책은 반드시 필요하다. 민선7기 제주도정의 새로운 마인드와 함께 강단있는 행정력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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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윤 기자  kty0929@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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