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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길현] 양극화 줄이기와 제주의 미래 찾기양길현/ 제주대 교수
제주투데이 | 승인 2018.09.11 04:38

[제주투데이는 제주사랑의 의미를 담아내는 뜻으로 제주미래담론이라는 칼럼을 새롭게 마련했습니다. 다양한 직군의 여러분들의 여러 가지 생각과 이야기를 진솔하게 담아내 제주발전의 작은 지표로 삼고자 합니다.]

양길현 교수/제주대학교 윤리교육과에서
정치학을 가르치고 있고 제주미래담론
에디터로 활동하고 있다.

오늘날 한국사회의 위기의 근원에는 부익부 빈익빈이라는 경제적 양극화가 자리하고 있다. 물론 어느 때 어느 나라에서나 부자가 있고 가난한 사람이 있기 마련이다. 그런데도 툭하면 위기의 근원으로 경제적 양극화 문제를 지적하는 데 주저하지 않는 이유는, 소수의 부자와 다수의 가난한 사람들 간의 격차가 더욱 커져가고 있을 뿐만 아니라 이를 저지하고 줄여나갈 해법이 별로 보이지 않다는 데 있다.

그러나 사실 찬찬히 돌아보면 부자와 가난한 사람들 사이에 부자는 아니지만 그렇다고 가난하다고 볼 수 없는 많은 사람들이 존재한다. 그럼에도 우리는 양극화 문제를 만병의 근원으로 바라보면서 걱정하고 전전긍긍하고 있는 이유는, 가난한 사람들이 하나 둘씩 중간층이 되어 가는 게 아니라 오히려 중간층이 하나씩 빠져나가고 있다는 문제의식 때문이다. 문제의식이 있고 진단도 있지만 딱 거기까지이다. 그 다음에는 다들 정부만 쳐다보고 있다. 대통령 잘 뽑고 도지사 제대로 선출하면 그가 잘 알아서 하지 않을까 하는 무망에 빠져있다. 그렇게 1987년 민주화 이후 우리는 하늘만 쳐다보면서 세월만 보낸 건 아닌지 반성할 때이다.

한 때 한국은 상대적으로 평등했다. 그게 반드시 가난해서 ‘가난한 사람들 사이의 평등’만을 뜻한 것은 아니었다. 식민지, 분단, 전쟁, 특히 유례없이 급속하게 진행된 산업화 등 정치·경제·사회적 격변이 동시다발적으로 진행되던 20세기 한국은 그야말로 격동과 질풍노도 그 자체였다. 그래서 굳이 기회의 평등을 외치지 않아도 기회는 열려 있었다. 원하든 원치 않든 사회적 유동성이 크게 주어졌다. 가난한 사람이 일거에 부자 되기는 쉽지 않았지만, 중간층으로 자리 이동하여 노후의 불안 없이 자식 키우며 살아갈 수 있는 여지가 꽤나 주어졌기에, 그만큼 20세기 한국에서 ‘헬조선’은 남의 일로 보였다.

그런데 어느 날 갑자기 승승장구하던 한국이, 주지하다시피 특히 1997-8년 외환위기 때 건국 이후 최대의 경제적 충격을 받게 되었다. 다행히도 위기는 무마되었다. 그러나 그 이후 30년간 대한민국은 자만에 빠져 그냥 옛 것에 몰두한 채 제자리 뛰기만 했다는 느낌이다. 성장 위주의 박정희 방식에만 매달리는 한, 부익부 빈익빈만 가속화될 뿐이다. 불과 2년전만 해도 우리는 탈냉전과 세계화 시대인데도 너도나도 박정희만 외치면서 냉전의 최전방에서 보초만 서고 있었다. 2017년 촛불정국을 거치고서야 2018년에 가까스로 한반도의 평화를 통한 한국의 활력 찾기에 나서고 있는 실정이다. 김대중-노무현 정부 때도 나름 돌파구를 마련하고자 애를 썼지만, 획기적인 성과를 남기지는 못했다. 북핵을 넘어서는 담대한 발걸음으로 유라시아로 진출해 나가는 모습은 없었다,

제주의 경우도 국제자유도시가 바로 외환위기에 대응한 하나의 방책이었지만, 그 이후 제주가 얼마나 국제자유도시가 되었는지 의아심이 크다. 북한 주민 하나 쉽게 제주를 오가지 못하는데 제주가 어떻게 국제자유도시가 될 수 있을지, 그리고 2018년 올해만 해도 예멘 난민 하나 제대로 건사하지 못하는 수완으로 어떻게 국제자유도시가 될 수 있는지. 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라는 정부기구 하나도 제주가 독자적으로 운영하지 못하는데, 어떻게 제주가 국제자유도시가 될 수 있으며, 양극화를 줄여나갈 수 있는 기회의 재정적 확장을 마련할 수 있는지.

당연히 양극화를 덜기 위해서는 내부적으로는 복지예산의 확대가 필수적이다. 그러나 복지재정만으로는 한계가 있다. 세상에 가난을 해결했던 정부가 동서고금 어디에 존재해 있었는지. 가난은 정부가 아니라 경제사회가 개인적 차원과 집단적 차원 그리고 민관합작의 차원에서 대응해 나가야 할 과제일 게다. 정부의 역할이 있다면 시민사회의 생동력을 최대한 끌어낼 수 있도록 산업적-문화적-대외관계적 인프라를 갖추어주고 법과 제도를 정비해 주는 것일 게다. 그러나 종국적으로 경제사회의 활력을 최대한 높이려면, 시민사회 내에서도 20세기 냉전적-국수주의적 사고를 넘어서야 할 것이다.

애초에 부와 성장은 경제 행위자의 몫일 게다. 경제는 무한 축적과 무한 성장이 목표이기 때문이다. 이에 반해 정부는 성장과 축적이 아니라 분배와 공정이 그에 걸맞는 정책 목표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다. 문제는 성장 없으면 분배할 재원이 없기에, 모든 정부가 우선은 성장에 목 매달리곤 한다. 상대적으로 진보적인 문재인 정부의 ‘소득주도성장’도 명칭에서는 성장론이다. 그냥 양극화 해소 내지는 격차 줄이기를 위해서 그리고 저소득층의 삶의 여건을 개선해 주는 데 역점을 두고 있다면서, 분배정책임을 명확히 하는 게 피차 서로 이해하기 편한 게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든다.

‘사람이 먼저’라고 했으니, 돈보다 사람을 우선시 하고자 한다고 하면, 안 되는 걸까. ‘사람의 물질적 행복’을 늘리고자 가난한 사란들의 최저임금 좀 올리고자 하는 데 협조해 달라고 하면 안 되는 걸까. 최저임금 올려주면 소비가 늘어나고 그에 따라 생산-투자-고용이 늘어난다는 경제 선순환이 이루어진다고 주창하고 있는데, 만약 그렇게 안 되면 어떻게 하려는 걸까. 최저임금은 만능이 아니고 어려 정책 수단 가운데 하나일 뿐이다. 오히려 교육비 절감, 주거비 인하, 실업과 노후 대책 등 다양한 방식의 동시다발적 정책들이 상호 긴밀히 연관되면서 승수효과를 낼 수 있어야, 비로소 분배 정책의 경제적 효과도 현실화될 가능성이 크다고 볼 것이다.

양극화를 줄이는 하나의 방편으로 제주에서는 교육비 절감에 적극 대응해 나가면 어떤가 하는 생각을 해 본다. 그 하나로, 제주도내 중·고·대학교가 전 학생들이 기숙을 하는 기숙형 캠퍼스로 거듭 났으면 하는 바람이다.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기숙사에 살면서 전인적-전문적 그리고 필요하면 입시교육까지 할 수 있도록 하면, 학생은 학교를 오가는 시간을 줄일 수 있고, 학부모는 아이에게서 해방되어 자신의 삶을 찾아 나설 수 있다. 그래야 제주 도민들의 삶의 활력이 커지고, 시민사회의 활력 증진을 통해 그만큼은 양극화도 줄어들 것으로 본다.

전 학교에 기숙사 지을 돈이 어디 있느냐며, 돈 타령이 나올 수 있다. 그러나 사람 있고 돈 있지, 돈 있고 사람 있는 게 아닐 게다. 채권을 발행해서라도 기숙사를 짓자. 120만 도내.외 제주도민의 십시일반 돈을 모아 지원할 수도 있을 게다. 제주대학교부터 발전기금 다 헐어 기숙사 짓는 데 쓰자. 그리고 각급 학교 동창회에 있는 돈도 동창회관 건립 같은 데에 쓰지 말고 기숙사 짓는 데 쓰자. 그렇게 전도적으로 기숙사 짓기 운동이 일어나 돈을 모아 짓노라면, 중앙정부도 모른 척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본다.

옛날 말이 나면 제주도로 보낸다고 했는데, 앞으로 사람이 나면 제주도로 보내고 싶어 하도록 하는 데서 제주의 미래가 있으리라 본다. 교육 환경과 시설 정비가 교육비 절감으로 이어질 때, 제주의 미래는 양극화가 가장 줄어든 사회가 되어 부러움을 사는 공동체가 되지 않겠나 하는 생각이다. 어디서부터 시작할까. 관광복권 수입, 삼다수 매출 수입, 카지노 허가 수입, 제주공항 사용료 수입 등 찾아보면 적지 않을게다. 박박 모아보자. 티끌모아 태산이다. 그러한 민관합작이 바로 진정한 협치가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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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유근 2018-09-13 10:19:49

    자원이 부족한 우리나라가 발전해 나가려면 교육에 투자하는 수밖에 없다. 특히 우리 제주도는 그러하다. 연쇄살인사건으로 시민들이 빠져나가던 화성시가 교육에 투자하겠다고 공약하고 당선되 시장의 노력으로 다시 돌아오는 도시가 된 사례는 우리에게 많은 것을 시사해주고 있다. 작년에 도의 불용액이 1조가 넘었다고 하니, 요즘처럼 건설경기가 나쁠 때에 경기부양책으로도 기숙사 건립은 고려해 볼만 하다는 생각이다.   삭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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